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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ital Markets Outlook]국내외 정치 불안, 을사년 자본시장 향방은탄핵 정국 불확실성 속 관망세 유지

양정우 기자공개 2024-12-17 08:06:0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각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일단락됐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당선과 국내 비상계엄 사태 등에 따라 정치적 불안감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플레이어들은 을사년 한 해를 어떻게 조망하고 있을까.

더벨은 1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5 thebell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 Forum'을 열고 내년 자본시장을 전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는 거시경제, 채권·크레딧,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주요 자본시장 섹터의 흐름과 트렌드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사진)는 "비상계엄 사태라는 이슈에 따라 당장 국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보다 일단 정책적 대응과 향후 나올 데이터를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정책이 어떤 사건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오면 오히려 경제가 좋아지는 효과를 거둘 때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2025년 GDP 성장률에 대한 전망치는 기존 2% 정도였으나 트럼프 재당선 이후 1.7~1.8%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GDP 마이너스 갭을 유지하고 있다"며 "애당초 잠재성장률이 낮게 잡힌 게 아닌지, 이미 한국은 1% 정도의 성장률을 가진 경제 구조로 바뀐 게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GDP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데 소비 지출의 성장 부진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간 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 속도가 느리다. 소매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그는 "소비 지출이 부진한 건 인구가 이미 정점을 찍었고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탓"이라며 "일자리 시장은 탄력적이지만 임금 성장률도 고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늘어나면서 가계 부채가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권용현 신한투자증권 GIB2그룹 기업금융1본부장(상무·사진)은 "미국과 한국 모두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채권 발행 규모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9년엔 미국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고 2020년엔 발행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약 6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차환과 대환이 목적인 발행 수요가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주요 10대 그룹사의 만기 도래 규모(SB기준)도 약 32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케즘(Chasm) 등의 여파로 유동성 확보 니즈가 커진 만큼 내년 자금 조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회사채 시장의 연초 효과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개년 분기별 회사채 수요예측의 참여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참여액 가운데 1분기 참여액 비율이 46%를 차지하는 반면 4분기 참여액은 8%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연말에 불입액이 급증한 후 연초에 자금을 집행하는 특징을 가진 퇴직연금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크레딧 흐름은 '선강후약'으로 요약했다. 그는 "과거 금리 인하기의 크레딧 스프레드 패턴은 초반 금리와 동행하다가 후반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며 "'선동행-후확대' 경로를 감안할 때 내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이후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성룡 NH투자증권 ECM3부 이사(사진)는 "내년 주식시장의 키 드라이버는 경기보다는 정치와 외교"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LG CNS를 비롯한 조단위 빅딜이 잇따라 나오겠지만 최근 시장 수요를 보면 대규모 공모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올해처럼 중소형 IPO 중심의 시장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IPO 시장에서 이어진 규정 개정 이슈에도 주목했다. △주금납입능력 확인방법 신설 △공모주 배정비율 변동 △수요예측 기간 연장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IPO 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하고자 도입한 제도들이다. 여기에 코너스톤 제도의 도입도 예고돼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전 마케팅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표적 장치로 꼽히고 있다.

이 이사는 "IPO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려는 정책과 제도도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특례상장 조건의 완화와 상장일 가격 변동폭을 크게 늘린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빠른 IPO 추진이 가능한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며 "다만 보수적 심사 기조에 따라 심사 승인률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유망 섹터로는 가장 먼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꼽았다. 과거 기술 혁신의 키워드가 가격 파괴에 있었다면 최근 AI가 중심인 기술 혁신 키워드는 인간의 노동과 시간을 절약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IT 솔루션과 바이오, 반도체, 우주항공 등도 유망 섹터로 지목했다.

남상욱 딜로이트 안진 경영자문본부 본부장(사진)은 "실질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PE들의 셀 니즈(Sell Needs)가 증가함과 동시에 투자 여력도 커지는 만큼 내년 인수합병(M&A) 시장은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기술 확보를 위한 M&A가 활발하게 일어날 전망이다. 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M&A 수요가 크다. 전세계적인 정책 기조에 맞춰 ESG 중심 M&A도 기대된다.

여기에 국내 PE의 포트폴리오 보유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엑시트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보유기간이 4년 이상인 포트폴리오 비율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한다. 주요 PE의 평균 보유기간은 6년을 넘어섰다.

드라이파우더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하우스의 투자 여력 역시 커지고 있다. 2021년 말 28조5000억원이었던 PE의 드라이파우더 규모는 2023년 말 기준으로 37조5000억원까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이행율은 75.3%에서 72.5%로 2.8%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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