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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해외투자개발 포커스]SK에코플랜트, 유럽 PPP 집중…운영수익 '일석이조'4개국서 5개 프로젝트…고속도로·해저터널 공사 주력

김지원 기자공개 2024-05-14 07:33:00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새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단순 도급 사업에서 벗어나 수익성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눈을 돌려 신규 수주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부에서도 최근 투자개발형 사업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책을 연이어 내놨다. 더벨이 주요 건설사들의 투자개발형 사업 진행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 변경 이후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해 왔다. 사명에서 '건설'을 떼어내며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벗어나 에너지, 친환경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 사업 진행 시에도 단순도급 형태의 사업을 수주하기보다 투자개발형사업의 일종인 민관협력사업(PPP·Public-Private Partnership)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의 대규모 PPP 사업 위주로 해외 포트폴리오를 채우고 있다. 준공 후 수십 년간 운영까지 도맡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인 수입원도 확보 가능하다.

◇2008년 튀르키예서 사업 '물꼬'

SK에코플랜트는 투자개발형사업 중에서도 PPP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PPP 사업은 정부와 민간기업이 협력해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건설사가 자금 조달부터 설계, 시공, 운영에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장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PP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본입찰 전 사전적격심사(PQ)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저가수주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우려도 적다.

출처: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본격적으로 투자개발형사업에 뛰어든 시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튀르키예 기업 야프메르케지, 극동건설, 한신공영, 삼환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튀르키예-유라시아 해저터널' 사업권을 획득했다. 터키 인프라투자청(AYGM)이 발주한 건으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총연장 5.4km 복층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게 사업의 골자다.

SK에코플랜트는 2013년 1월 착공 후 2016년 12월 준공해 현재 해저터널을 통해 운영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공동기업 Eurasia Tunnel에 대한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은 50%다. 해당 지분율을 적용한 장부가액은 4670억원이다. 지난해 Eurasia Tunnel에서 482억원의 지분법 이익이 발생했다.

해당 지역에서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DL이앤씨와 함께 2017년 '튀르키예 차나칼레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도 성공했다. 발주처는 터키 도로청(KGM)으로 총사업비는 4조1000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의 투자 지분은 25%로 지난해 말 기준 장부금액은 약 3337억원이다. 2022년 3월 개통 후 SK에코플랜트가 운영을 맡고 있다.

◇선진국 인프라 사업 집중

최근 들어서는 유럽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외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 안정성이 확보된 선진국이나 사업성이 확보된 PPP 프로젝트 중심으로 공략한다는 전략하에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2019년 수주한 영국 실버타운 해저터널이 대표적이다. 런던교통공사(TfL)가 발주한 건으로, 영국 런던의 실버타운(Silvertown)과 그리니치(Greenwich)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템스강 하부를 통과하는 총연장 1.4km, 직경 12.4m의 편도 2차선 도로터널 2개소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2019년 PF 계약을 체결한 뒤 2025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시공 중이다.

총사업비는 약 1조9000억원으로, 준공 후 SK에코플랜트가 25년간 운영한 뒤 런던시에 운영권을 넘기는 BOT 방식으로 진행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2월 Ferrovial, BAM과의 공동도급이행을 목적으로 RIVERLINKX CJV를 설립했다. 해당 사업에 대한 SK에코플랜트의 지분은 20%다. 향후 시공에 따른 수익은 물론 투자지분에 대한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2020년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사업'도 수주했다. 카자흐스탄 산업인프라개발부(MIID)가 발주한 건으로 카자흐스탄이 진행한 첫 인프라 PPP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한국도로공사와 알랄코(Alarko), 마크욜(Makyol) 등 튀르키예 건설사 두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따냈다. 총사업비는 9000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공동도급이행을 위해 2019년 BIG ALMATY RING ROAD (BAKAD) PROJECT를 설립해 2020년 5월 착공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참여지분율은 33%다. 지난해 6월 개통해 SK에코플랜트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16년간 운영을 맡은 뒤 카자흐스탄 정부에 운영권을 이관한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확정 수입을 지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 방식이 적용돼 SK에코플랜트는 안정적으로 운영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2022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북유럽 노르웨이 PPP 사업을 따내는 데도 성공했다. '555번 소트라 고속국도(Rv555 The Sotra Connection) 사업'으로, 베르겐(Bergen)과 인근 외가든(Øygarden)을 연결하는 총연장 10km의 왕복 4차선 도로를 신설하고 개량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약 2조2000억원으로 노르웨이 정부가 추진했던 단일 인프라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SK에코플랜트는 이 중 민간투자비 약 1조원(8억6000만달러)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조달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KDB산업은행, 카이샤은행, 독일개발은행, 크레디아그리콜은행, 중국은행 등 국내외 금융기관 9곳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SK에코플랜트는 해당 사업에 맥쿼리캐피탈, 위빌드와 투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했다. 해당 사업의 시행사 Sotra Link HoldCo AS에 대한 SK에코플랜트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20%로 장부가액은 약 99억원이다. 2022년 3월 착공에 돌입해 202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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