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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패러다임 시프트]한화생명, 재무·이익체력 '반등'의 비결은선제적 체질 개선 주효…제판분리 전략 등으로 영업 지배력 확보

이재용 기자공개 2024-05-13 13:08:58

[편집자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산업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기 시작하고 이를 기반한 보험계약마진(CSM)이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올랐다. 보험사들은 하나같이 CSM 확보에 유리한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품 구성부터 조직 개편까지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FRS17이 도입된 지 1년,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춘 각 보험사의 경영전략 변화 전반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기점으로 재무·이익체력이 반등했다. 신규매출을 가늠하는 지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 부문에선 처음으로 삼성생명을 추월했다. 강화된 수익성과 함께 회계기준 변동 효과로 이익잉여금이 급증하면서 자본총계는 5조원 이상 증가했다.

회계기준 변동 등 우호적인 외생변수 덕도 있었지만 전부는 아니다. 재무와 이익체력에서의 반등은 보험영업 환경 변화에 발맞춘 결과라는 평가가 따른다. IFRS17 맞춤형 경영전략을 세우기 위한 조직개편과 영업력 증대를 견인할 제판분리까지 선제적 대응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계약 APE 3조2630억 확보…자본총계 5조 증가

한화생명의 성장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영업력'이다. 실제 지표를 살펴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2630억원의 신계약 APE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3%(1조1200억원) 급증한 수치다. 3조1040억원을 확보한 삼성생명보다도 1590억원가량 많이 벌어들였다.

신계약 APE는 보험사의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새로운 계약으로 발생한 보험료는 월납, 분기납, 연납, 일시납 등의 방식으로 납입되는데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게 APE다. 신계약 APE가 많을수록 향후 발생하는 보험료도 많아진다.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신계약 APE의 성장을 이뤘다. 보장성 APE는 시장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신상품 출시 등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한 2조4460억원을 기록했다. 종신/CI APE가 1조5890억원, 일반보장성보험은 8570억원을 차지했다.

일반보장성보험 중에서도 '시그니처암보험 3.0'과 'The 걱정 없는 치매보험' 등 고수익성 상품 판매를 적극 확대했다. 이 결과 연간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전년 대비 9318억원 증가한 2조5412억원을 확보했다. CSM 잔액은 9조2385억원이며 APE 대비 신계약 CSM의 수익성은 98%를 기록했다.

영업력을 바탕으로 개선된 수익성과 함께 발생한 회계기준 변경 효과는 이익잉여금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2022년 말 3조9899억원 수준이던 이익잉여금은 6조3070억원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금리 변동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증가하면서 자본총계는 1년 새 80%(5조716억원) 늘었다.

◇IFRS17 맞춤형 체질 개선 토대로 공격적 영업 전략 구사

한화생명은 수년간 영업과 상품 등 전 부문에 걸쳐 체질 개선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시작된 IFRS17 체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5년 7월 별도의 IFRS 도입TF팀을 신설해 제도 도입에 따른 영향을 사전분석하고 이에 대한 진단을 마쳤다.

이듬해 6월부터는 RnA컨소시엄과 공동으로 자산부채관리를 위한 계리시스템 등 IFRS 관련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또 IFRS17 도입에 대비해 CEO 직속으로 최고혁신책임자를 신설하고 산하에 IT 관련팀, IFRS도입준비, 보험Core혁신TF 등을 편제했다.

이후 한화생명은 사전 대응을 토대로 변화한 보험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했다. 눈에 띄는 영업전략은 주요 보험사 중 가장 먼저 본사 전속판매조직을 전격적으로 분리해 별도 회사인 한화금융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실질적인 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단행한 점이다.

IFRS17 하에서 보험사들은 CSM 확보에 유리한 고수익성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 특히 생보사의 경우 그동안 손해보험사들이 주도한 제3보험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를 위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GA를 제3보험 판매 창구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설립할 당시만 해도 제판분리 전략을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했다. 하지만 2년 반 만에 흑자전환(순이익 689억원)하며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계약 APE 및 CSM 성장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GA채널 APE는 8179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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