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금융사 부당 성과보수, 경영진 책임 묻는다조정 사유 성과보수 중 실제 환수액 0.01%…형식적, 불명확한 관행 손질
이재용 기자공개 2025-05-19 12:41:19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2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회사가 임직원에 부당한 성과보수를 지급했을 경우 이사회와 경영진이 책임을 지게 된다. 이들의 의사결정으로 잘못된 성과보수체계 유인 구조가 짜이고 이로 인해 회사에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등이 해당된다.금융감독원은 검사 과정에서 성과보수를 형식적으로 이연하거나 조정 및 환수 기준을 불명확하게 하는 등의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실제 지난해 직·간접 조정 사유에 해당하는 금액 가운데 실제 환수된 금액은 0.01%에 불과했다.
◇당국, 금융권 성과보수체계 개선 착수
금감원은 15일 금융권 성과보수체계에 관한 중점 점검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그간의 성과보수체계 관련 점검 결과와 제재 내역 등을 토대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우선 금감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단기 실적 증대를 도모할 가능성이 큰 업무에 대해 투자성의 존속기간(보증기간, 계약기간 등)과 성과보수 이연기간을 일치시키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지급시점의 성과 변동 및 담당업무 관련 손실 발생 등을 고려해 성과보수에 대한 조정·환수 가능 사유 및 절차 등을 내규상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지 여부도 성과보수체계 중점 점검 사안이다.
또 실제 조정·환수 가능 사유 발생시 관련 절차에 따라 성과보수 이연지급예정액 등을 적시에 조정하거나 기지급액을 환수하는 등 성과보수체계를 적정하게 운영하고 있는지도 중점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성과보수 조정·환수 사유 발생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성과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경우 이사회 및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잘못된 성과보수에 대해 기계적인 책임을 묻는 건 아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성과보수 체계의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했는데 그것이 잘못된 유인구조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회사에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등의 조건 하에서 책임을 물을 것"이리고 설명했다.
◇불합리한 관행에 지배구조법 입법 취지 형해화 우려
앞서 금감원은 검사 및 성과보수체계 점검 과정에서 금융권의 불합리한 관행을 포착했다. 이런 관행이 지속될 경우 지배구조법의 입법 취지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개선에 나선 것이다.
지배구조법 시행령은 업무 투자성 및 존속기간 등을 고려해 성과보수 이연기간(3년 이상)과 비율(40% 이상)을 정하도록 한다. 그러나 상당수(109개, 71.2%)가 리스크에 대한 고려 없이 최소한도인 3년을 획일적으로 적용해 왔다.
일부 금융사가 성과보수 이연기간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도 발견됐다. 투자성의 존속기간이 이연기간을 웃도는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이연지급의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
내규상 성과보수 조정·환수 관련 규정이 불명확하고 실제 환수 사례가 미미한 문제도 있었다. 이에 따라 금융사 임직원의 단기 성과, 과도한 위험추구 및 위법행위 등이 실질적으로 견제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배구조법상 이연지급 기간 중 담당 업무와 관련해 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해야 한다. 지급 기준인 재무제표가 오류·부정으로 정정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난해 직·간접적 조정 사유에 해당하는 5765억원 중 실제 조정된 금액은 568억원에 그쳤다. 재산정 322억원, 지급유보 236억원, 환수 9000만원 등이다. 환수의 경우 0.016% 수준이다.
금감원은 편중된 성과평가 방식과 지표도 문제 삼았다. 정량지표 중 수익성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 성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정량지표 82.4% 중 37%는 수익성이 차지한다.
이 수석부원장은 "성과보수체계를 불합리하게 운영할 경우 단기 성과주의에 매몰돼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고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부정적"이라며 "점검 결과와 제재 내역을 토대로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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