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IPO] 상장 첫날 두배 껑충…사후관리 전략 먹힐까공모가 할증 열풍 속 이례적 선택…보수적 책정, 그룹사 평판 관리
양정우 기자공개 2024-05-10 10:52:1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최대어가 유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첫날 주가가 두 배 가까이 뛰면서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튿날엔 하락세로 마감됐으나 조단위 코스피 상장사로서 눈에 띄는 주가 흐름을 고수하고 있다.상장 후 주가의 사후관리는 상장 주관사단의 핵심 업무로 꼽힌다. 밸류에이션과 공모 완수뿐 아니라 주가 상승세 역시 주관사가 소화해야 할 임무인 것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밸류 인플레'에 편승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후관리의 사전 포석을 두었다.
◇수요예측 참여 100% '최상단 이상'…30% 할증 속출에도 밴드 내 책정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전날 공모가(8만3400원) 대비 97% 오른 16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장중 최고 16만61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공모가 기준 3조7071억원이던 시가총액은 단숨에 7조2854억원으로 뛰어올라 코스피 50위권에 안착했다.
이튿날엔 전일 종가에서 7% 하락한 15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공모주의 주가 흐름상 단기 급등 후 폭락이 이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선방을 벌이고 있는 가격이다. 공모가보다 83% 높은 주가여서 공모주 투자자는 아직 투자 원금에 가까운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초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거둔 IPO가 줄을 이었으나 모두 공모가가 1000억원을 넘지 않는 중소형주에 불과했다. 투자 열기가 고조됐던 이 시기에도 공모 볼륨이 컸던 에이피알의 경우엔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보다 27% 오른 수준이었다. 그만큼 따따블 흐름이 한풀 꺽인 와중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두드러진 성적을 거둔 셈이다.
이런 결과의 배경엔 공모가의 보수적 책정이 한몫을 했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당초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전체 참여 물량의 100%(가격 미제시 3.27% 포함)가 밴드 상단인 8만34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종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7만3300원~8만3400원) 상단인 8만34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주 투자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IPO 가격 할증의 바람이 불고 있는 여건이지만 이례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근래 들어 공모를 진행하는 기업마다 애초 제시한 범위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있다. 오상헬스케어, 엔젤로보틱스, 아이엠비디엑스 등 3개 기업은 할증 폭이 30%를 넘기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할증에 나서면 그만큼 공모규모가 커지기에 상장예비기업(신주모집)과 재무적투자자(FI, 구주매출)가 반길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당초 주관사단의 밸류에이션을 거쳐 공모주 투자자에 제시했던 할인률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할증폭 30%가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에 따른 결과라면 밸류에이션 자체에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의 경우 그간 상장 밸류의 지나친 인플레이션 경향을 우려해왔던 대표적 하우스다.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그룹사로서 당장 취득할 공모자금 못지않게 기업의 중장기 이미지를 중시한다. 공모주 투자를 벌인 일반 투자자가 수익 실현에 나설 수 있도록 주가의 사후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결국 공모가 할증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은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기관 매도 주축 '언제까지'…국내 기관 대다수 락업 참여
IB업계에서는 상장 첫날 해외 기관의 매도 물량 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99.9%가 당일 매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이 561억원, 개인이 808억원의 순매도에 나섰으나 국내 기관이 1397억원의 이례적 순매수를 벌이면서 주가 선방을 이끌었다.
공모주 투자에 나섰던 국내 기관은 대거 의무보유확약(락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들어 공모주 투자 시장에서는 미확약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중장기 투자에 부합한 주식이라는 게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수요예측 결과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 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확약한 투자 기관이 전체 참여자 중에서 45.1%에 달했다. 6개월 이상 확약을 선택한 기관투자자도 1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락업 비중이 높으면 공모주 물량이 단번에 쏟아지지 않는 만큼 주가가 점진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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