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영화]극장가 휩쓰는 <범죄도시4>…ABO엔터 덩치 '쑥'마동석 회사 빅펀치픽쳐스, 홍필름이 최대주주…2편 이후 메인투자 전담
고진영 기자공개 2024-05-10 11:12:58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범죄도시>는 대표적인 '슬리퍼 히트(Sleeper Hit)'로 꼽힌다. 원래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흥행작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천만관객이 시간문제인 흥행보증수표가 됐다.개봉할 때마다 1000억원대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여기서 가장 많은 몫을 가져가는 곳이 ABO엔터테인먼트다. 배우 마동석과 제작자 김홍백 홍필름 대표 등 1편 제작의 주축들이 설립한 회사로, 범죄도시 시리즈 투자배급을 전담하고 있다.
◇<범죄도시4>, 1000만 '카운트다운'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14일째인 이달 7일까지 영화 <범죄도시4>가 벌어들인 누적매출액은 약 831억원, 누적관객수는 871만8654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닷새간 하루 평균 50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다. 시리즈 중 가장 빠른 흥행세로, 오는 주말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성적도 긍정적이다. 북미 전역 74개관에서 개봉했고 이밖에도 베트남, 뉴질랜드, 호주,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서 릴리즈됐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5760만달러(약 787억원)의 글로벌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천만관객을 돌파할 경우 범죄도시 시리즈는 3편 연속으로 천만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 영화계에 획을 긋는 기록이다. 첫 편을 만들 때만 해도 투자자를 구하기 힘들어 제작에 애를 먹었는데, 이젠 자금을 태우고 싶어도 자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투자금이 몰리는 영화가 됐다.
◇ABO엔터 지분구조는…마동석 지배력 40%
<범죄도시4>의 투자구조를 보면 메인투자자는 ABO엔터테인먼트. 이밖에 SLL중앙, 2편부터 쭉 투자해온 KC벤처스, 바이포엠스튜디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2편 이후론 ABO엔터테인먼트가 메인투자를 맡고 플러스엠과 공동으로 배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ABO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 1편이 개봉한 뒤 제작 주역들이 모여서 세운 회사다. 빅펀치픽쳐스와 홍필름이 각각 지분 25%씩, SLL중앙의 종속 자회사인 B.A.엔터테인먼트가 20%를 가지고 있다. 또 이단(마동석)이 15%,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10%, 김홍백 홍필름 대표가 5%를 보유했다.
이중 빅펀치픽쳐스는 마동석이 대표이사로 이끄는 제작사고, 이단(Don Lee)은 한국계 미국인인 마동석의 미국 이름이다. 합쳐서 40%의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빅펀치엔터테인먼트와 홍필름, B.A.엔터테인먼트 등은 제작사로도 공동 참여 중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직접 개발하고 기획과 제작까지 도맡아왔다. 원래 미국에서 귀국해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배우를 꿈꿨다. 영화사 제작부에서 일하던 동갑내기 친구 김홍백 대표와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2013년 즈음 마동석이 범죄도시 아이템을 제안하면서 강윤성 감독, 장원석 대표까지 네 명이 모여 시나리오를 발전시켰지만 진척이 더뎠다.
감독은 아직 입봉도 안한 신인인 데다, 마동석에 대해서도 상업영화 주연을 하기엔 티켓파워가 부족하다고 보는 시선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흥행을 담보할 만한 요소가 없다 보니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길 꺼렸다. 투자자 물색에만 수년이 걸리자 영화를 접을 위기도 찾아왔다. 그러다 장 대표가 영화사업부문장으로 있던 키위미디어그룹이 메인투자, 배급사로 나서면서 범죄도시가 빛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ABO 매출 630억, 4대 배급사 수준
마침내 2017년 개봉한 1편은 50억원을 들인 중예산 영화로 만들어졌다. 키위미디어그룹 외에 미시간벤처캐피탈,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이 각각 15억원, 4억원을 투자했다. 손익분기점(200만) 달성이 불투명하다고들 했는데 관객 688만명을 동원해 가볍게 넘겼다. <범죄도시>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는 원금의 3배 가까운 금액을 회수하기도 했다. 이후 속편을 제작하면서 ABO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됐다.
지금까지 범죄도시 시리즈의 누적 박스오피스 수입은 국내만 따져도 3800억원, 관객수는 3900만명에 달한다. 2021년 개봉한 <유체이탈자>를 제외하면 범죄도시 시리즈만 투자배급하고 있는 ABO엔터테인먼트 역시 덩치가 급격히 커졌다.
지난해 ABO엔터테인먼트 매출은 632억원을 기록했다. <범죄도시3> 개봉 효과로 전년 대비 7배 가까이 늘었다. 4대 배급사에 속하는 NEW의 지난해 별도 매출이 453억원, 쇼박스 매출은 4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프랜차이즈 하나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영화는 일반적으로 박스오피스 수입에서 부가가치세(10%)와 영화발전기금(3%)를 제외한 금액을 극장과 배급사가 부율(영화상영 수익분배비율)에 따라 배분받는다. 통상 극장이 45%, 배급사가 55%를 가져간다. 배급사는 받은 몫 중에서 10%를 배급수수료로 떼어가며, 잔여 금액중 제작비를 제외한 초과수익을 제작사와 투자사들이 4대 6의 비율로 분배하고 있다.
ABO엔터테인먼트는 메인투자자로서 <범죄도시4> 투자수익을 투자지분에 따라 가져가고 배급수수료는 플러스엠과 나눈다. 플러스엠은 배급수수료만 받지만 그룹 계열사인 SLL중앙이 투자자로 참여 중인 데다 자회사 B.A.엔터테인먼트도 주주로서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제작자에 떨어지는 수익은 빅펀치픽쳐스와 홍필름, B.A.엔터테인먼트가 나눠 가진다.
<범죄도시4>의 경우 제작비가 153억원, 손익분기점은 약 350만명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831억원) 기준으로 극장 몫을 제외한 추정 배급수익은 400억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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