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흥국운용, 삼성 계열사에 "주주가치 훼손 우려"영업실적 양호·잉여현금흐름 대비 과소배당 지적
조영진 기자공개 2024-05-20 08:29:51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자산운용이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 기준에 입각해 피투자기업의 배당 안건에 찬성과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삼성SDI, 삼성물산 등은 양호한 영업실적 및 잉여현금흐름 대비 현금배당 규모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점을 토대로 사측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은 최근 1년 사이 주주총회 시즌 동안 총 201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188개 안건에는 찬성표를 던졌고 12개 안건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소액주주와 이사회 입장이 상이해 양자택일해야 하는 경우, 1개 안건에만 찬성하고 나머지 안건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흥국자산운용의 반대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의 건 등 현금배당금 산정과 관련된 항목에 집중됐다. 피투자기업의 잉여현금흐름, 동종업계 평균치 대비 현금배당성향 등 구체적인 의결권행사 기준에 입각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배당 이력이 전무한 덕산네오룩스는 지난 3월 재무제표 승인 안건의 표결에서 흥국자산운용을 비롯해 운용업계의 반대를 받았다. 흥국자산운용은 "덕산네오룩스의 5년 평균 잉여현금흐름이 양수인 점, 배당성향이 업종 평균 배당성향을 하회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소배당으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의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또한 "사내 현금 유보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데 비해 배당수준이 과소해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덕산네오룩스의 자산총계는 약 4000억원으로, 이 중 자본총계가 3500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은 2000억원 수준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또 흥국자산운용은 현금흐름이 양호한 삼성 그룹사들의 배당 규모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했다. 주당 현금배당금 1000원을 결정한 삼성SDI의 2023년 재무제표 승인의 건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흥국자산운용은 "삼성SDI의 2023년 주당 현금배당금은 DPS 밴드를 밑돌고, 5년 평균 잉여현금흐름 또한 양수를 기록 중"이라며 "과소 배당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SDI의 배당성향이 동종 업계의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2023년 배당성향은 3.3%로, 업종 평균 배당성향은 약 7.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9년 46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이 매해 증가해 2023년 1조6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주당 현금배당은 여전히 1000원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안건 반대 근거로 작용했다.
행동주의 펀드와 이사회가 현금배당 규모를 두고 대립각을 벌인 삼성물산의 경우 사측이 상정한 배당 안건에는 의결권을 불행사하고, 주주제안 안건에는 찬성하며 행동주의펀드를 지지했다.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4500원, 우선주 현금배당 주당 4550원을 제안한 주주제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극대화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흥국자산운용은 한솔케미칼, 현대차, 포스코홀딩스, 호텔신라 등의 기업들은 2023년 주당 현금배당금을 DPS 밴드의 적정 수준에서 산정했다고 판단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찬성했다. 5년 평균 잉여현금흐름이 음수인 탓에 대규모 주주환원이 여의치 않은 LG이노텍과 LG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배당 안건에도 찬성했다.
SK스퀘어와 두산로보틱스는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음에도 미성숙 기업이란 점을 감안해 사측 재무제표 승인의 건에 찬성했다. 흥국자산운용은 "두산로보틱스는 배당 지급 계획이 없지만 기업공개 이후 5년 미만에 해당해 성숙기업이 아닌 상황"이라며 "여러 상황을 종합 고려하면 과소 및 과다 배당 등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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