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투밸류운용, 과소 배당·보수 상향에 '제동'의결권 적극 행사…카카오 특별공로금 규정에 반대표
황원지 기자공개 2024-05-20 08:28:4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참석한 주주총회의 모든 안건에 찬성 및 반대 의사를 밝히며 표를 행사했다.반대율도 7%로 상당했다. 주로 배당 수준이 회사 재정상황에 비해 적었던 과소배당 기업이나 이사회 보수한도를 상향하는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특별공로금 지급 우려를 이유로 이사퇴직금 지급규정 수정에 반대했다.
◇312개 중 311개 안건에 표 행사, 오리온·덕산네오룩스에 "배당 늘려라"
13일 더벨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내역(2023년 4월 초~2024년 3월 말)을 분석한 결과 총 312개의 안건 중 311개의 안건에 표를 행사했다. 불행사한 건은 삼성물산의 회사측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안건으로 이미 주주제안 측 안건에 찬성해 불행사 처리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행사율을 100%로 높였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크레버스, 금호석유화학 등 일부 기업의 안건에는 불행사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2022년 4월 초~ 2023년 3월 말) 참석한 주주총회의 총 220개 안건 전부에 표를 행사하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했고, 이러한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반대율도 낮지 않아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지난해 312개 안건 중 23개에 대해서 반대표를 던졌다. 비율로는 약 7% 수준이다.
오리온에는 배당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반대표로 불만을 표시했다. 오리온은 올해 배당 규모를 전년 대비 31.4% 늘려 역대 최대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닥터유와 마켓오네이처 등 인기 브랜드를 필두로 실적 호조가 이어졌던 덕분이다. 하지만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안정적인 재무상황을 고려하면 배당이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봤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잉여현금흐름의 지속적인 순유입과 낮은 수익 변동성, 과도한 현금보유 성향, 저조한 수준의 투자활동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배당이 과소해 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다음달인 4월 오리온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20% 이상으로 상향한다고 공시했다.
덕산네오룩스와 아프리카TV에도 과소배당을 지적했다. 덕산네오룩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프리카TV는 보통주 1주당 850원으로 총 9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두 회사에 대해 “사내 현금 유보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데 비해 배당수준이 과소해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사회 보수 한도 상향에 잇따라 제동, 카카오 특별공로금에 '반대'
이사회 보수 한도 상향에도 잇따라 제동을 걸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의 이사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안건에 반대했다. 카카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변경했다. 논란이 된 건 특별공로금이다. 커카오는 재임기간 중 회사발전에 기여한 특별한 공로가 있는 이사가 퇴임했을 때 특별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게 정관을 두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개정에 따라 대표이사의 승인만으로 특별공로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정관이 개정되면 퇴직금과 더불어 과도한 특별공로금이 지급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주주권익 침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대표이사의 승인만으로 지급이 가능하다면 지급 결정을 경제할 수단이 없으므로 특별위로금 남용 가능성이 있어 반대한다”고 밝혔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13/20240513143747396_n.jpg)
파라다이스의 이사 보수한도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이사의 보수 총액을 지난해와 같은 62억원으로 유지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사내이사의 수가 기존 3인에서 2인으로 감소했으므로 사내이사 1인당 보수 한도는 증가한 셈인데, 보수 실지급액을 고려할 때 증액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돼 반대한다”고 밝혔다.
덕산네오룩스의 이사 보수한도 상향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덕산네오룩스는 올해 임원의 퇴직금 지급율을 기존 1배에서 최대 5배로 키웠다. 또한 1명뿐인 사외이사의 보수한도액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렸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상향되는 퇴직보상금의 수준이 상장회사 평균 대비 과도하며, 이사 보수한도 또한 실지급 보수 대비 과도하게 높은 한도를 설정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이사, 감사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도 제동을 걸었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전기 이사보수 실지급액은 48.34%로 보수한도에 충분한 여유가 있는 상황이므로 증액 필요성이 낮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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