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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 사외이사제 돋보기]삼성 지배구조 개선 '중간다리', 공직·학계 양갈래①사내이사 의장 계열사 8곳, 선임 사외이사 임명 마무리…SDI·SDS 첫 도입 5개월 만

김동현 기자공개 2024-05-21 07:39:33

[편집자주]

사외이사 제도가 국내에 들어온 지 25년이 흘렀다. 1998년 외환위기(IMF) 극복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도입됐고 시간이 흘러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도 올라가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금융권의 경우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도 별도로 의무 선임해야 한다. 기업의 사외이사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비금융 사업자도 하나둘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더벨이 비금융사 선임 사외이사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5: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사법리스크에 자유롭지 않던 삼성그룹은 2017년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 독립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독립 경영의 중심에 이사회를 두고 정관을 바꿔 대표이사에게만 허용되던 의장 자리를 사외이사에게 개방하기 시작했다.

현재 15곳의 코스피 상장사(부동산투자회사 제외) 가운데 7곳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이들 7개 회사 중 금융사 4곳을 제외하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3곳이 사외이사 의장을 둔 비금융사로 분류된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 8곳은 여전히 '대표이사=의장'이라는 관행을 따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받던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0월26일, 계열사의 선임 사외이사제 도입을 발표했다.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해 '사외이사회'를 소집하고 경영진에 현안 보고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SDI·SDS, 그룹 선임 사외이사 첫발

삼성그룹의 첫 선임 사외이사는 삼성SDI와 삼성SDS가 배출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26일 공시를 통해 선임 사외이사 도입 사실을 알렸다. 각사의 선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중 재직 기간이 가장 긴 인물로 추려졌고, 이는 뒤이어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한 계열사로 번졌다.

선임 사외이사는 사내이사를 비롯한 기존 사내 경영진과의 소통 전면에 나서는 인물이다. 금융권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지 않을 시 선임 사외이사를 임명해야 한다. 삼성그룹 금융사들은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있으며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비금융사 3곳도 사외이사에서 의장을 선임 중이다.

그러나 삼성SDI를 비롯한 8개사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가 의장을 맡도록 하고 있었고, 이에 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비금융사의 선임 사외이사제 도입을 결정했다. 삼성SDI와 삼성SDS가 나란히 첫발을 뗐고 뒤이어 삼성중공업·제일기획·호텔신라·삼성엔지니어링(작년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작년 12월) 등도 같은해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올해 3월 에스원이 선임 사외이사제를 도입하며 전 코스피 상장사 모두 선임 사외이사 임명을 완료했다.



2022년까지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2조원 미만이던 에스원은 지난해 말 그 규모가 2조887억원으로 늘어났다. 자산 2조원을 넘긴 회사는 사외이사 3인 이상을 두고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는 상법 규정을 따라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이에 따라 에스원은 올해만 사외이사 3인을 새롭게 추가해 전체 사외이사 수를 2명에서 5명으로 늘렸고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도 33.3%에서 55.6%로 올렸다. 이러한 규정에 따르기 위한 신임 사외이사 영입 절차를 밟느라 선임 사외이사제 도입도 늦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 관료·학계 전문가 출신, 양대 산맥

새로 도입한 제도 아래 8개사의 첫 선임 사외이사들은 각사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재직 기간이 가장 길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경영진과 소통하며 독립적으로 사외이사회를 꾸려가야 하는 만큼 회사 내외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선임 사외이사로 추대한 것이다.

8곳의 선임 사외이사 중 현직 교수(4명)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나 이력을 따져보면 정·관계 출신(5명)이 더 많았다. 제일기획의 장병완 호남대 석좌교수는 기획예산처 장관(2006~2008년)을 거쳐 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에스원의 이재훈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도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차관(2007~2009년)을 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허근녕 법무법인 평안 고문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2004~2007년) 출신이다.

공직 출신 다음으로는 학계에서 오랜 기간 머문 인사들(3명)이 선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먼저 제도를 도입한 삼성SDI와 삼성SDS는 각각 권오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와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를 선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권 사외이사는 1992년부터 교수직을 수행 중이며 신 사외이사도 2002년부터 20년 넘게 교직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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