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성장전략 점검]3년만의 흑자전환 '성과'…정체된 점유율 '숙제'①미국주식 열풍에 이익 규모 급성장…전체 점유율 규모는 아직 '한자리'
안준호 기자공개 2024-05-21 13:40:01
[편집자주]
토스증권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출범 당시 계획대로 연간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웹트레이딩 시스템(WTS), 신규 서비스 출시 등 성장 동력 마련에 한창이다. 다만 전체 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정체 중이라는 점, 위탁매매에 비즈니스 모델이 국한되었다는 점 등은 여전히 약점으로 지목된다. 출범 3년이 지난 토스증권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플랫폼 토스의 핵심 가치는 ‘세상에 없던 서비스’다. 12년만의 신규 증권업 인가를 받았던 토스증권 역시 이런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기존 증권사에선 찾아볼 수 없던 서비스로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다.출범 3년만의 흑자전환, 가파른 이용자 증가세는 토스증권이 시장 안착에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혁신적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실시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등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미국 주식 거래에서는 이미 기존 증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기타 부문에서의 성장세가 미진한 것은 한계로 거론된다. 토스증권은 수수료율이 높은 미국주식 거래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전체 리테일 시장에서 존재감은 여전히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친다. 점유율을 늘릴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분기 순이익 119억, 전년 연간 규모 8배 달성
토스증권은 지난 14일 경영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수익 799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약 61% 오른 가운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9억원을 기록했다.
놀라운 것은 이익 규모다. 토스증권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약 15억원이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미 전년 대비 8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출범 약 2년만의 분기 흑자(2022년 3분기), 연간 흑자전환(2023년 4분기)에 이어 다시 인상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2021년 선보인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는 가파른 성장세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토스증권의 매출액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주식보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주식 부문의 매출 비중이 크다.
토스증권의 영업수익은 수수료수익과 이자수익, 그리고 외환거래이익이 차지하고 있다. 여타 증권사처럼 자산관리(WM)나 기업금융(IB)은 물론 펀드 판매도 하지 않기에 오로지 리테일 브로커리지만으로만 실적이 발생하고 있다.
매출 절반이 넘는 418억원의 실적이 수수료 수익에서 발생했다. 특히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외화증권수탁(282억원)이다. 국내주식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도 약 57억원에 그쳤다. 토스에서 거래되는 해외 주식이 미국 종목뿐이다. ‘서학 개미’들의 지지가 핵심 성장동력이었다.
◇‘서학개미’ 공략, 실적상승 일등공신…전체 점유율은 기대 못 미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이달 13일 기준 약 750억 달러에 달한다.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대치인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8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토스증권은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의 수혜를 본 대표적인 증권사다. 미국 증시에 국한한다면 이미 국내 대형 증권사들과 비슷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토스증권의 외화증권 거래대금 규모는 약 68조원이다. 전체 거래금액 가운데 약 12.3%를 차지했다.
토스증권의 순위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에 이은 네 번째에 해당한다. 비중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성장 속도다. 2022년 말 거래금액은 약 42조원, 시장 비중은 7.4%로 여섯 번째에 그쳤다. 1년 사이 외화증권 거래금액 점유율 비중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토스증권은 지난 2021년 말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선보였다. 출시 이후 거래 종목 확대, 실시간 소수점 거래 등 서비스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엔 낮에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거래 시간도 늘렸다. 데이마켓(08:00~17:50) 거래를 추가해 매매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이에 힘입어 토스증권 이용 고객도 지난 1년 사이 100만명 이상 증가했다.
단 해외주식 이외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성장세가 더디다. 전체 리테일 시장에서 존재감은 여전히 미약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증권사 가운데 누적 수탁수수료 비중은 약 1.5%를 차지했다. 전년(0.9%) 대비 증가했지만 10% 안팎을 차지하는 키움·미래에셋·삼성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 열풍에 힘입어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리테일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더 빠르게 성장하려면 기존 증권사와 점유율 경쟁이 불가피한데 MTS 말곤 차별화된 무기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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