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NPL시장, 에쿼티 투자기회 열릴까 약정금리 이상 수익률 기대,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 주목
황원지 기자공개 2024-05-22 13:39:3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5:18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실채권(NPL)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자산관리(WM)업계에서도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뿐만 아니라 고액자산가 대상 프라이빗뱅커(PB)들도 신탁 방식으로 투자할 방법을 찾는 모습이다. 론보다 수익률이 높은 에쿼티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견 판매사를 중심으로 일부 PB들이 신탁이나 사모펀드를 통해 NPL에 투자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NPL 시장은 최근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고금리에 이자를 갚지 못하는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자체 건전성 강화를 위해 부실채권을 내다팔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이 매·상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24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3%(10조9000억원) 늘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먼저 금융권에서 경매가 열리면 NPL이 묶음으로 판매된다. 한빛대부와 같은 대부업체들이 입찰을 통해서 NPL을 확보하면서 이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킨다. 통상 인수액의 약 95%를 타인자본(론) 형태로 조달한다. 나머지 5%를 대부업체의 자기자본(에쿼티)를 투자해 최종적으로 NPL을 인수한다.
이전까지 개인투자자들이 NPL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95%의 타인자본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NPL은 말 그대로 이자를 갚지 못한 부실채권이기 때문에 회수가 까다롭다.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엔 난이도가 높다. 전문적인 대부업체가 NPL을 사올 때 일으키는 대출에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로 들어가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이 과정을 운용사의 사모펀드를 통해 진행했다.
문제는 론 투자로는 약정된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선순위 채권자이기 때문에 약정 금리도 통상 6~9%로 높지 않다. NPL 업계 관계자는 “500억원의 NPL를 사오면 마지막에 실제로 회수되는 금액은 650억원 정도로 잡는다”라며 “150억원의 수익 중 일부를 선순위 채권자에게 약정된 이자로 돌려주고, 남은 대부분의 수익은 에쿼티 투자자가 가져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쿼티 투자자의 수익률이 훨씬 높은 셈이다.
최근 자산관리 시장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에쿼티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전까지 에쿼티 투자 기회는 개인투자자에겐 거의 열리지 않았다. 대부업체가 높은 수익을 얻는 건 그만큼 회수 전문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고수익 기회를 굳이 다른 투자자와 나눌 이유가 없기에 대부분의 NPL투자가 론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일부 대부업체가 에쿼티 투자의 기회를 외부에 여는 경우가 생겼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 소규모 자산관리대부업체가 외부 에쿼티 투자를 받아 딜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업체라 물량을 받기 위해 외부에서 에쿼티 투자를 받는 방식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시행되는 개인채무자보호법도 투자 기회를 키우는 요인이다.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르면 부실채권을 살 때 매입추심업체가 매입채권을 담보로 조달할 수 있는 담보비율을 75%로 제한한다. 기존 90%가 넘었던 비율을 75%까지 낮춘다면 에쿼티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도 그만큼 커진다. 개인채무자보호법 적용 대상은 원금 기준 3000만원 이하의 대출채권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NPL 에쿼티 투자에 개인투자자가 본격 참여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본다. 개인이 감수하기에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다. 론 형식으로 NPL에 투자할 때 일반적으로 채권자는 대부업체로부터 풋옵션을 받는다. 부실채권 회수가 불가능해지면 풋옵션을 행사해 원리금을 회수한다. 위험이 큰 부실채권 투자인 만큼 안전장치를 확실하게 거는 셈이다. 하지만 에쿼티 투자의 경우 모든 리스크를 지고 들어가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손실이 클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에쿼티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열리지 않을 뿐더러, 개인투자자가 감수하기에는 위험이 큰 편이라 이를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가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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