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알벤처스는 지금]'손바뀜' 이후 숨가쁜 3개월, 내부 조직 재정비 박차③반토막 난 인력에 대표이사 잇단 교체…박종팔 신임대표 "안정화 최선"
이영아 기자공개 2024-05-22 08:47:57
[편집자주]
대주주 손바뀜을 겪은 케이알벤처스가 새 출발을 알렸다. 새 주인을 맞은 이후 여러 변화가 수반되면서 케이알벤처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응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두달 새 대표이사가 두 번이나 교체됐고, 유일한 수익원인 펀드는 앵커 출자자(LP)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았다. 악재는 투자 및 관리 인력 이탈로 이어졌고, 케이알벤처스는 부랴부랴 정비에 나섰다. 숨가쁜 행보 속 케이알벤처스 변화의 '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주인을 맞은 케이알벤처스는 지난 3개월간 대표이사가 두 번이나 교체되는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 2월 강승모 대표 선임 후 문제가 발생했다. 내부 정비 과정에서 핵심운용인력 이탈로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았기 때문이다. 혼란이 가중되자 인력 이탈이 가속화했다. 투자본부와 관리본부 인력이 손바뀜 전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었다.케이알벤처스는 지난 4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박종팔 대표를 신임 대표로 발탁했다. 이와 함께 하우스에 가장 오래 몸담았던 박준혁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내부 혼란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다.
새 사령탑의 최우선 과제는 내부 정비이다. 조직 안정화를 목표로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선결 과제로 제시된다. 케이알벤처스 측은 이른 시일 내 투자인력을 보강해 기결성펀드 운용 및 신규 펀드 결성에 차질이 업도록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급격한 리더십 변화 속 인력 감소
케이알벤처스는 2021년 1월 DSN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DS네트웍스의 계열사였다. DS네트웍스가 설립자본금 200억원 중 과반 이상(65%)을 직접 출자했다. 이후 2022년 7월 신기술사업금융사(신기사)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본격 벤처캐피탈(VC)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박준혁·구자규 공동대표 체제로 출발했다. 박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의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연세대학교 기계설계학과 졸업 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LG전자에 몸담았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와 어센도벤처스 등을 거쳤다. 이후 DSN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다.
구 대표는 한국벤처투자에서 모태펀드 설립 및 운용전략수립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옛 KTB투자증권과 KTB PE에서 전략수립, 경영관리 및 펀드레이징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탄탄한 리더십 아래 투자본부와 관리본부가 꾸려졌다. 투자본부에는 레오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유경수 팀장,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조희영 팀장, 스코틀랜드 왕립은행 출신의 김덕환 팀장 등이 영입됐다. 관리본부에는 우리기술투자 출신 김승주 상무, 세무법인 원형 출신의 김은주 부장, 비알코리아에서 회계담당이었던 송현웅 과장이 차례로 합류했다.
전열을 가다듬고 투자활동을 이어갔다. △하랑-디에스앤 투자조합 1·2·3호 △디에이-디에스엔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디에스엔-파이코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디에스엔-비디씨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등을 차례로 결성하며 활발한 투자행보를 보였다.
2023년부터 박준혁 단독대표 체제로 리더십이 바뀌었다. 설립 초기 챙겨야 할 현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인력도 안정화됐다. 조희영 팀장, 김덕환 팀장이 투자본부를 지키고 김은주 부장, 송현웅 과장이 관리본부를 맡았다. 투자인력 3명, 관리인력 2명, 준법감시인 1명 구조다.
같은해 한국성장금융 출자사업에서 기술혁신전문펀드(3차)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며 펀드 결성 기회를 얻었다. 이후 7월 SGC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에스지씨-케이알 넷제로 펀드'(500억원)를 결성한다. 성장금융이 앵커 출자자(LP)로 250억원을 출자했다.
◇대표교체 '쇄신카드', 인력 채용 한창
2024년 1월 통신장비 업체 에치에프알을 새주인으로 맞으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대주주가 바뀐 직후인 2월 강승모 신임 대표가 부임했다. 다만 강 대표 체제에서 급격한 조직 정비 과정을 거치며 내부 혼란이 가중됐다. 성장금융으로부터 관리보수 삭감 페널티를 받았고, 투자인력과 관리인력 이탈이 가속화됐다.
케이알벤처스의 인력은 투자인력 2명, 관리인력 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인수 전과 비교해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박준혁 대표는 CIO로 보직이 변경됐고, 투자본부의 김덕환 팀장과 관리본부의 김은주 팀장만 하우스에 남았다.
최대주주 변동 이후 세 달만에 급격한 변화를 맞은 하우스는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기로 결정한다. 두 달 만의 대표 교체다. 지난 4월 박종팔 대표를 선임했다. 하우스에서 가장 오래 재직한 박 CIO는 사내이사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신임 박 대표는 ETRI에서만 34년 근무했다. 그는 대덕연구개발특구 교류협력자문위원,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 사무국장, 꿈나무과멘토 분과위원장, 운영보안실장, 홍보부장, 건설추진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내부 안정화다. 특히 투자인력 채용이 절실한 상황이다. 성장금융 페널티 원인이 핵심운용인력 이탈에 있었기 때문이다. 케이알벤처스 측은 한국벤처캐피탈협회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채용 공고를 올려둔 상황이다.
현재 요건에 맞는 인재를 물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성장금융은 출자한 펀드의 핵심운용인력 조건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투자경력 3년 이상 경력자 2인 이상이 참여하고, 전체 핵심운용인력의 투자경력 평균이 4년 이상 돼야한다.
박종팔 대표는 "핵심운용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고 우수한 인재들이 지원한 상황"이라며 "5년 이내 경력을 갖춘 심사역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본부 인력 세팅이 마무리되고, 업무가 안정화되면 관리본부 인력 충원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올해 최우선 목표는 조직 안정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결성펀드의 안정적인 운용과 새로운 펀드 결성에 차질이 없도록 내부 구성원과 소통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투자와 회수 구조를 만들어 이익을 창출하는 하우스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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