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밸류업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정부 고위관료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내려놓았다. 글로벌 투자자들과 대화 과정에서 시장 활성화 의지를 드러내며 K밸류업 효과 극대화를 노렸다.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제도 선진화와 불필요한 규제 개선 등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 받았다.

이 원장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된 ‘INVEST K-FINANCE : NEW YORK IR 2024’에서 칼라일·모건스탠리·블랙스톤 대표 등 주요 글로벌 투자자와의 1대 1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의 증시 선진화 방안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자본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도 청취했다.

이날 행사 세션 Ⅱ에 마련된 ‘참여 금융회사의 개별 IR 미팅 및 글로벌 투자자와의 만남’에서도 이 원장은 현장을 누볐다. 참여 금융사의 미국 현지 진출 등 국제화 노력을 격려하는 한편 투자자들을 상대로 여러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이 원장은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유치 및 국내진입을 위한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자본선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인 정부의 후진적인 제도 운영과 규제에 대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이 원장 이날 IR 행사를 전후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K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미국의 규제당국을 방문해 선진 금융시장 제도 운영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또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금융가들과도 교류하며 이들이 한국 금융시장 활성화의 교두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IR 하루 전날인 지난 15일(현지 시간)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만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배경 등 양국 공동의 금융감독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상호 긴밀한 협력 필요성을 확인했다.

또 로스틴 베넘(Rostin Behnam)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과는 미국 가상자산 입법 동향과 양국간 정보 공유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원장은 “우리가 가상자산 입법과 관련해 7월부터 발효되는게 있어 기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을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며 “우리 제도는 이런 상황인데 미국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등에 대해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물비트코인 ETF는 주된 논의는 아니었는데, 다만 기관을 운영하는 분의 철학을 알면 좋을 것 같아서 어느 범위를 규율 대상 금융상품으로 보는지에 대한 견해를 물어봤다”며 “향후 어떤 형태로 미국 규제 진행될거고 시장 미치는 영향도 우리에게 미칠테니 궁금한 점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번 IR 행사 이후인 지난 17일(현지 시간) 아침에는 뉴욕 월가에 진출해 활동 중인 한인금융인협회(Korea Finance Society)와 조찬간담회를 실시했다. 마크 김(Mark Kim) KFS 회장 및 한인 금융인들이 참석했다. KFS는 2010년 월가 현직자 300여명이 결성한 미국내 최대 규모 의 비영리 한국계 금융인 단체다.

이 원장은 조찬에서 뉴욕 월가 한인 금융인에게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홍보와 한미 투자 가교 역할을 당부했다. 또 금융산업 발전 방향 관련 의견을 청취하며 향후 정책방향을 구상하기도 했다.

마크 김 KFS 회장은 “한국시장에 자본이 들어갈 때 어떻게 할지, 자본이 빠져나갈 때 방어할 수 있을지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며 “M&A 투자를 할 때도 어떻게 미국에 있는 분들과 소통을 더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K밸류업 관련해선 KFS 차원에서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는게 중요하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 같은 이 원장의 광폭 행보는 향후 K밸류업 성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1위 금융 중심지 뉴욕에서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을 국제적으로 알렸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감독당국, 한국거래소, 지자체 및 주요 금융회사의 최고위 경영진이 공동으로 해외 투자자와 직접 소통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한국 금융산업의 국제적 신뢰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함께 IR을 진행한 국내 금융사의 대외 신인도도 제고 효과도 높다는 평가다. 해외진출 및 해외 투자유치, 현지 영업 확대, 외국 금융회사의 국내 진입 등에서 한층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해석이다.

금감원은 향후 한국의 금융중심지와 금융산업이 선보일 역동성과 잠재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해외 IR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하반기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자본시장 개선을 위한 강력한 정책추진 의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IR을 계기로 금감원은 여러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제도 개선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금융산업의 글로벌화 및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