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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오른 롯데손보 매각]부진한 흥행…원매자들이 느끼는 고매각가 이유는EV 기반 3조 추정…'해외부실·고비용구조·회계제도' 따른 인수자 부담 커져

고설봉 기자공개 2024-05-16 13: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손해보험 매각이 시작됐지만 초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력한 원매자 그룹인 금융지주사 등의 인수전 참여 의지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높은 매각가에 부담을 느낀데다 인수전 과열을 의식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보수적으로 이번 딜에 접근하고 있다.

고매각가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말이다. 시장에선 그동안 내재가치(EV)를 기반으로 롯데손보 몸값이 최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JKL파트너스로선 이러한 시장의 평가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매각 흥행의 요소로 활용해 왔다.

최근 매각자인 JKL파트너스에선 고매각가 논란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손보 몸값으로 2조5000억원 안팎을 적정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딜(Deal) 흥행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여전히 매각가가 높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좀처럼 인수전이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롯데손보 매각가가 적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정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인건비 등 고비용 구조에 따라 인수 후 구조조정 이슈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대체투자 자산에서 해외 중·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아 리스크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유가증권 평가손실은 6054억원으로 2022년 말 3305억원 대비 크게 불어났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인수 뒤 크게 늘린 전속설계사로 인한 고비용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생산성은 오히려 낮아지고 사업비만 늘어났다. 2023년 말 롯데손보 전속설계사는 3767명이다. JKL파트너스가 인수할 당시 2019년 1200명 대비 3배 가량 늘렸다.

순사업비율은 2019년 말 24.31%에서 2022년 말 25.73%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말에는 순사업비율이 33.36%까지 높아지면서 경영효율성이 크게 저하된 모습이다.

더불어 새 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제도 도입 과정에서 일시에 개선된 재무건전성에 대한 신뢰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평가다. 롯데손보는 새 제도 도입 과정에서 자본적적성이 업권 내 평균에도 못 미쳤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경과조치를 적용받아 표면적으로 지표를 개선했다.

실제 2022년 12월 말 롯데손보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150.77%로 집계됐다. 그러나 킥스제도 도입 첫 분기인 2023년 1분기 말 킥스비율은 137.70%까지 떨어졌다. 이에 롯데손보는 경과조치를 적용받아. 킥스비율을 178.33%로 높였다.

이후 경과조치 적용으로 3분기 말 148.93%를 거쳐 4분기 말 174.83%로 개선했다. 그러나 경과조치 적용 후 손보사 평균 킥스비율이 2023년 3분기 말 210.6%였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업권 내 평균 이하의 자본적정성을 보이고 있다.

경과조치 도입에 따라 롯데손보는 향후 10년에 걸쳐 신규도입 위험(장수·해지·사업비·대재해위험) 측정으로 인한 보험위험액 증가효과를 인식해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 적정성이 여전히 낮은 상황에서 향후 인수자 측에서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 꾸준히 재무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말 기준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산출한 롯데손보의 내재가치(EV)에 대한 평가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는 원매자들이 늘고 있다. 롯데손보 EV는 지난해 말 순자산 1조2562억원과 보험계약마진(CSM) 2조3966억원(금감원 가이드라인 적용)을 합산해 약 3조652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순자산도 회계기준 변경으로 일시적으로 커진 측면도 있다는 평가다. 실제 제도 도입 전 롯데손보 순자산(자본총액)은 2021년 1조706억원, 2022년 8142억원 등 변동성이 컸었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등 핵심자본에선 변동성이 없었다. 그러나 IFRS17 도입으로 이익잉여금 규모가 일시에 커졌다. 2021년 말 2713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2022년 말 2901억원으로 불어났다. 이후 회계기준 도입 효과로 2023년 말 3804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1년여 만에 일시에 이익잉여금이 불어난 것은 당기순이익의 급증 때문이다. 2021년 1672억원, 2022년 213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은 2023년 3016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상품에 대한 리스크 인식은 보험 계약 기간 전체에 걸쳐 분산된다. 반면 수익 인식에 대해선 보험료 납입이 집중되는 현 시점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제도 도입 이후 롯데손보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본항목에서 비중이 큰 기타포괄손익누계액도 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크게 개선됐다. 2021년 223억원, 2022년 말 마이너스(-) 1133억원으로 평가손실이 컸었다. 그러나 새 회계제도가 도입된 뒤 2023년 말 1412억원으로 평가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롯데손보 매각가로 3조원까지 거론되기도 했고 현재는 2조~2.5조원 정도로 일부 낮춰진 측면이 있다”며 “다만 여전히 납득할 수준의 매각가는 아니라는 공감대가 업권 내 깔려 있는데, 해외대체투자자산의 부실과 고비용구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재무개선 등에 대해선 정밀한 평가가 이뤄져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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