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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공시 시대 개막]'노드보상' 수익 1등 카카오, 처분에는 '신중'③클레이튼·위믹스 노드 운영, 매년 수백억대 코인 수령

노윤주 기자공개 2024-05-29 08:57:28

[편집자주]

가상자산이 기업의 숨겨진 자산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2024년 회계연도부터 가상자산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시행됐다. 올 1분기보고서부터 코인 발행, 유보물량, 수익인식 등을 공개해야 한다. 기업이 어떤 가상자산을 얼마나, 왜 보유하고 있는지 공시를 통해 속속 드러나는 중이다. 그간 가려져 제대로 발견할 수 없던 상세 내용도 주석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가상자산 회계지침에 따른 영향과 각 보유 기업들이 공개한 숫자 속 숨겨진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서는 가상자산거래소를 활용한 법인의 가상자산-원화 교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은행 실명계좌가 필요한데 금융당국은 법인통장을 실명계좌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단순 시세 차익을 위한 투자 목적으로 코인을 보유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코인 보유 대다수 기업은 신생 프로젝트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대신 코인을 받은 곳들 또는 스스로 코인을 발행한 곳들이다. 최근에는 '노드운영'에 참여해 보상 형태 코인을 얻은 곳들도 속속 보인다.

카카오와 그 계열사들도 노드운영을 통해 코인을 주기적으로 얻고 있다. 클레이튼(KLAY), 위믹스(WEMIX) 등이 대표적이다. 매년 수취하는 보상 규모는 원화 환산 시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규모가 크다보니 처분에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부자 카카오, 노드보상 쏠쏠

카카오가 직접 노드운영에 참여하는 블록체인은 클레이튼이다. 현재는 재단으로 사업을 이관하면서 계열에서 분리시켰지만 과거 한 때 카카오가 국내외 자회사를 통해 직접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발행했던 코인이다.

노드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원활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컴퓨팅파워를 제공하는 기기를 말한다. 노드를 운영하면서 거래내역을 검증하고 블록체인을 안전하게 유지시키면 기여도에 따라 코인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클레이튼에는 거버넌스카운슬(GC)이라 불리는 집단이 노드를 운영한다. 총 37개 기업·단체가 GC에 속해 있다. 이들은 노드운영과 블록체인 업데이트 방안, 신규 노드 진입 등 탈중앙화 의사결정도 담당한다.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는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메타보라, 그라운드엑스 등이 클레이튼 GC로 참여 중이다. 연결기준 지난해 말 카카오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KLAY의 수량은 11억9658만개다. 보고서에 명시한 종가 기준 개당 307원으로 계산하면 3674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위메이드의 위믹스 블록체인 노드 운영집단 '40원더스'에 참여하면서 카카오는 WEMIX 코인 보유량도 주석공시에 포함시켰다. 작년 말 기준 WEMIX 보유량은 667만개다. 작년말 종가인 4212원으로 계산하면 281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시세가 1920원까지 하락해 WEMIX 보유물량 가치가 6개월만에 12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소극적인 가상자산 처분, 노드운영 책임감 행보일까

카카오는 클레이튼 GC 중 가장 많은 수량을 스테이킹해둔 곳이다. 스테이킹은 노드운영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가상자산을 락업해두는 행위다. 스테이킹 수량만큼 운영 보상을 받는 구조다. 이들은 소유한 가상자산을 네트워크에 묶어두면서 운영 책임감을 증명한다.

카카오는 보유한 KLAY 중 2억8571만개를 스테이킹해뒀다. 전체 GC 중 1위다. 다른 카카오 계열사도 마찬가지로 상위권이다. 1억2000만개를 스테이킹한 카카오페이가 4위다. 그라운드엑스와 카카오엔터도 각각 5위, 7위 규모로 KLAY를 묶어뒀다.


이들은 작년에만 노드보상으로 2억680만개(약 804억원) KLAY를 얻었다. 대형 노드이자 KLAY 대량 보유 집단이기에 처분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소량씩만 KLAY를 처분 중으로 작년에는 7억1800만원대 물량을 매도했다. 2022년에는 5억620만원 어치를 유동화했다. 개수로 따지면 각 296만개, 321만에게 불과했다.

노드운영으로 얻는 또 다른 가상자산인 WEMIX는 작년에 하나도 처분하지 않았다. 2022년에 713억원어치를 유동화한 것과 대비된다. WEMIX는 한 해동안 가격이 533원에서 4212원까지 급등했다. 상승 구간에서 코인을 매도할 경우 노드운영사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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