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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줄잇는' 스팩 상장 폐지, 고밸류가 문제인가거래소 심사기조 강화…심사일정 지연에 발동동

손현지 기자공개 2024-05-28 07:37:5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금융당국이 스팩 상장 심사를 이전 보다 깐깐하게 진행하면서 합병대상 기업들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거래소 심사일정도 몇 달씩 밀리고 있어 합병 실패 스팩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선발주자들이 난항을 겪은 만큼 후발 스팩들도 신중한 스탠스로 자진 철회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고밸류 논란에 NH20도 좌절…신한·삼성 등 연이은 청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스팩20호는 최근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합병을 추진했던 크리에이츠의 밸류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지난 2월 합병을 철회한 뒤, 새로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결국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앞서 NH스팩19호, 삼성머스트스팩5호, 신한제8호스팩 등도 상장폐지 됐다. 존립기한 6개월 전까지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했던 것이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로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아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스팩들마다 합병에 실패한 원인에 대해선 고평가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부풀려진 실적을 바탕으로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공시, 심사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NH스팩19호와 NH스팩20호는 메가스팩으로 주목받던 터라 시장의 주목도가 남다르다. NH스팩19호도 공모 규모만 960억원으로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종목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NH스팩20호의 경우 크리에이츠가 합병과정에서 제시했던 적정 시총은 3000억원대였다. 하지만 주주들 사이에선 피어그룹으로 선정한 골프존의 경우 연 매출액이 500억원이 넘기 때문에 크리에이츠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었던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스팩들의 경우 공모가가 2000원이 아닌 1만원으로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며 "공모액이 큰 만큼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은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심사 절차 지연이 원인?…신중 스탠스 유지

IB관계자들 거래소의 상장예심 장벽이 이전보다 높아진게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작년 파두사태 이후 당국의 심사 기조가 전체적으로 강화되면서 스팩주들의 합병상장 문턱도 높아진 것이다.

심사 자체가 밀리는 경우도 많다. 상장후 36개월 내로 합병을 마쳐야 하는데 상장예비심사에서 오랜 시간을 소요하면 합병 실패율도 그만큼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IB관계자는 "물론 깐깐한 심사기조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국에서 스팩투자자들의 피해를 중시하는데 오히려 스팩합병 철회나 상장폐지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입는 손해도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합병 데드라인이 임박한 스팩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섹터의 기업 같은 경우 합병 대상에 부합하는 지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철회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대신밸런스제16호스팩도 지난 3일 전장용 카메라 감시 업체인 루리텍과의 합병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한화플러스제2호스팩와 NH스팩25호는 거래소의 합병상장예비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은 뒤 합병 취소된 상태다.

유진스팩7호 역시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지난 8월 거래소측에 케이엑스인텍과의 합병심사를 청구했지만 지난 7일 철회를 결정했다.

하이제7호스팩은 내달 14일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을 경우 관리종목에 편입된다. 지난 2021년 12월 상장 이후 합병 결정을 단 한 번도 공시하지 않았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비 스팩의 합병 성공률이 50%대로 높아졌지만 짝을 만나지 못하는 스팩도 절반이 된다고"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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