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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패러다임 시프트]KB손보 '효자'로 키운 양종희 회장의 승부수IFRS17 대응 진두지휘해 닦은 성장 기반…트로이카가 호실적으로 구현

이재용 기자공개 2024-05-30 13:06:10

[편집자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산업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기 시작하고 이를 기반한 보험계약마진(CSM)이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올랐다. 보험사들은 하나같이 CSM 확보에 유리한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품 구성부터 조직 개편까지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FRS17이 도입된 지 1년,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춘 각 보험사의 경영전략 변화 전반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6:5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손해보험은 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익 측면에서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기여도를 나타낸다. 특히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도 그룹 전체 실적을 방어하는 데 KB손보의 역할이 컸다.

이런 성장은 양종희 KB금융 회장(사진)의 승부수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손보를 이끌 당시 IFRS17 도입을 진두지휘하며 변화할 영업환경에 대한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오늘날 빛을 발하는 장기보험 및 CPC전략이 대표적이다.

양 회장이 마련한 성장 기반은 현재 구본욱 KB손보 사장을 비롯해 오영택 법인보험대리점(GA)영업부문장 부사장과 전점식 장기보험부문장 부사장 등 KB손보 핵심 트로이카에 맡겨져 호실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도약 '마중물'된 IFRS17 맞춤형 변화

KB손보가 본격적으로 IFRS17 시스템 구축에 뛰어든 시점은 양 회장이 KB손보 대표에 오른 이듬해인 2017년부터였다. 앞서 KB손보는 2015년 국내 보험업계에서 가장 먼저 IFRS17 도입 준비 마스터플랜에 착수했는데 양 회장이 이른 시기부터 IFRS17 대비에 관심을 기울인 게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KB손보는 IFRS17 도입 준비를 위해 2017년 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보험부채 평가 및 관련 결산 항목 산출에 필요한 통합회계리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와 병행해 보험부채 평가에 적용될 손해율, 해지율, 사업 비율 등 최적 가정의 산출 방법을 개선했다.

2018년 4월부터는 13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도입추진부서를 구성하고 운영했다. 같은 해 9월에는 IFRS17 회계시스템, 데이터마트, 계리결산시스템, 가정산출시스템, 관리회계시스템 등 결산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2020년 11월까지 시스템 구축 및 통합테스트를 마쳤다.

새로운 제도를 토대로 사업 전략을 짜기 시작한 KB손보는 2020년 말 상품총괄과 경영총괄의 2총괄 체제를 폐지하고 고객·상품·채널의 CPC전략 중심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설된 CPC전략부문 산하에는 CPC전략본부, 장기상품본부, 장기보상본부를 배치해 CPC전략에 관한 통합 구동 체계를 구축했다.

이때 마련된 시장 대응 및 손해율 개선 체계는 훗날 실적 도약의 마중물이 된다. 이와 함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자동차사고벌금 특약 및 업계 최초 중증질환 산정 특례 대상 보장 특약 등으로 마진율이 높은 운전자보험과 장기인보험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KB손보 영업의 기틀을 확실히 다져낸 양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럭키·LG화재(LIG손보 전신) 출신 3인방을 전진 배치하는 등 경영진 교체를 단행해 반등 포인트를 만들었다. 자신의 경영철학을 잘 구현해 낼 측근 구본욱 사장을 선임하는 동시에 장기보험부문장과 GA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이익 체력·손해율 관리 탄탄해진 KB손보

IFRS17 하에서는 CSM 확보가 중요한 만큼 장기보험부문의 경쟁력과 GA부문의 영업력이 사업의 핵심이다. 양 회장의 선택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과감한 승부수는 서서히 효과가 드러나고 있는데, 특히 GA 영업을 바탕으로 한 장기보험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KB손보는 지난해 75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규모다. 지난 1분기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연결기준 순이익은 2922억원으로 1년전보다 15.1% 늘었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8%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순이익 증가의 주요인으로는 이익체력 확대가 꼽힌다. 특히 장기보험의 원수보험료는 2조2434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858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도 7161억원에서 7427억억원으로, 일반보험은 3892억원에서 4368억원으로 늘었다. 매출 증가에 힘입어 CSM은 전년 동기보다 8.7% 증가한 8조9030억원을 확보했다.

이처럼 이익체력이 높아진 건 GA 중심으로 영업력이 강화된 덕분이다. 실제로 KB손보는 지난해 말 GA채널에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을 앞지르며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삼성화재에 밀리며 2위에 머물렀으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인 이익체력 향상과 함께 보험부문의 손해율이 개선된 것도 순이익 증가의 크게 기여했다. 특히 보험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장기보험 손해율은 지난 1분기 81.8%로 전년 동기보다 1.8%포인트 개선됐다. 여기에는 앞서 CPC전략부문을 신설하고 CPC전략 관점으로 조직체계 기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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