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패러다임 시프트]선두권 발돋움한 메리츠화재의 빌드업IFRS전담 조직 2015년 신설 및 확대·개편 운영…맞춤전략 도출 중추 역할 수행
이재용 기자공개 2024-05-20 12:50:08
[편집자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산업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기 시작하고 이를 기반한 보험계약마진(CSM)이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올랐다. 보험사들은 하나같이 CSM 확보에 유리한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품 구성부터 조직 개편까지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FRS17이 도입된 지 1년,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춘 각 보험사의 경영전략 변화 전반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손해보험업계 '만년 5위'에 그친 보험사다. 그러던 메리츠화재가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김용범 부회장이 투입된 이후부터다. 김 부회장은 취임 직후 체질과 기업문화에서의 쇄신, 효율성 극대화에 집중해 메리츠화재를 수익성 측면에서 업계 선두권에 올려놓았다.김 부회장의 쇄신은 단기 전략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15년 말부터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추진팀 등을 구성, 향후 변화할 보험 패러다임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해당 도입추진팀은 2022년 경영지원실 내 IFRS17운영팀으로 개편됐고, 현재까지도 보험가정 수립과 손익분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조직 및 시스템 변화로 만들어낸 약진의 원동력
메리츠화재가 본격적으로 IFRS17에 대응하기 시작한 해는 김 부회장이 취임한 2015년이다. 메리츠화재의 IFRS17 대응은 크게 조직과 시스템으로 나뉜다. 다만 두 축의 변화는 별도로 이뤄지지 않고 서로 맞물려 진행됐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11월 6명으로 구성된 IFRS17 전담 태스크포스(TF) 조직 도입추진팀을 구성해 운영했다. 이후 도입추진팀은 신 제도의 정착과 과제 도출 등을 담당하다가 IFRS17운영팀 개편으로 전담조직의 내재화 및 전환이 완료됐다. IFRS17운영팀은 2022년 말 새 제도 도입에 맞춰 신설된 조직이다.
당시 김중현 CFO가 이끄는 경영지원실에 설치됐다. 현재는 김의겸 상무보가 IFRS17운영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으며 IFRS17 장기보험 가정 수립 및 손익 분석 등을 수행한다. 이와 동시에 2017년 11월 결산시스템 구축에 착수, 2019년 4월 통합 시스템을 개발 완료했다. 이후 2022년부터 병행결산 및 고도화 작업이 진행됐다.
메리츠화재의 부채평가시스템 등 결산시스템의 구축은 총 3단계로 이뤄졌다. 1단계 영향분석 및 방법론 수립 단계에서는 프로세스 혁신과 회계이슈사항이 도출됐고 2단계에서는 세부 방법론 정의, 개선·개발 등 시스템 설계 및 구축이 본격화했다. 마지막에는 경험통계 시스템 개발과 안정화 작업이 진행됐다.
요즘의 메리츠화재 약진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수익성 위주 포트폴리오와 보수적 계리가정 등은 이러한 변화에서 일궈낸 전략의 결과물인 셈이다. 지난해 기준 보험손익 포트폴리오 가운데 약 88%는 수익성이 우수한 장기보험으로 채워져 있었다. 가정 변경 등 조정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분도 22억원에 불과했다.
◇우수한 이익 체력 입증…손보업계 선두권 수익성 창출
IFRS17 도입 이후에야 CSM TF 등을 신설하는 경쟁사와 달리 사전 빌드업에 성공한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를 뒤흔들었다. IFRS17이 도입된 지난해 우수한 이익 체력을 입증하면서 수익성 면에서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뛰어넘는 모습까지 보였다. 명실상부한 손보업계 선두그룹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메리츠화재는 496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업계 1위 실적을 냈다. 이 기간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792억원을 기록했다. 내실 역시 탄탄했다.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CSM은 9월 말 기준 10조6786억원(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 적용과 관련한 BEL값은 약 8820억원 감소한 반면 CSM은 7250억원 늘었고, 위험조정(RA) 상각기준변경으로 CSM 약 120억원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감독당국이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초기부터 보수적인 가정법을 적용한 메리츠화재의 CSM 변동성이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278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3분기에 이어 손보업계 1위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주춤했으나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4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1.5% 늘어난 660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증가는 보험과 투자 손익이 모두 증가한 덕분으로 분석되는데 특히 장기보험의 손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메리츠화재의 1분기 장기보험 손익은 45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일반보험 손익은 250억원으로 35% 늘었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익은 64억원으로 5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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