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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글로벌 전략 점검]국내서 정체된 성장…커지는 해외 개척 의지①보험상품 판매 임계점…해외 운용자산 위주 총자산 증가

고설봉 기자공개 2024-05-31 12:32:44

[편집자주]

삼성생명은 국내 1위 보험사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수익 창출력을 넓히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다. 밸류업 측면에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로벌 진출 전략은 주로 자산운용 측면에 집중해 있다. 국내 고객들이 납입한 보험금에 기초한 자산을 해외에 투자하는 평이한 전략을 추구한다. 핵심인 보험업 관련 상품판매에선 이렇다할 해외사업 시도가 없는 편이다. 삼성생명의 미래성장을 담보할 글로벌사업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의 글로벌시장 진출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임계점에 다다른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보험업 특성상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인구 증가가 임계점에 다다른 국내에선 신사업을 구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선택한 전략은 글로벌시장 진출이다.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수익원을 발굴해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국내와는 성장 방식이 다르다. 상품판매는 사실상 포기하고 자산운용을 통해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국내 부동의 1위 보험사다. 2023년 말 기준 총자산 314조7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자본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킥스(K-ICS)비율은 218.8%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형이 크고 내실도 탄탄한 ‘리딩 컴퍼니’다.

그러나 성장세는 매년 둔화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보험상품 판매는 입계점에 다다랐고 가팔랐던 자산성장 속도에도 제동이 걸렸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년 삼성생명의 자산총계 추이를 보면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2004년 말 삼성생명 자산총액은 91조977억원을 기록했다. 10년 뒤인 2023년 말 자산총액은 191조34억원으로 10년간 109.67% 증가했다.

2010년대 들어서 성장세는 크게 둔화했다. 2014년 말 자산총액은 211조2041억원을 기록했다. 10년 뒤인 2023년 말 자산총액은 279조474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율은 32.32%로 이전 10년간의 성장세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성장률이 저하됐다.


눈여겨 볼 부분은 자산총액의 구성이다. 운용자산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비운용자산은 매년 크게 저하되는 모습이다. 보험사 자산총액은 크게 운용자산과 비운용자산, 특별계정자산 등으로 구성된다.

운용자산은 현금, 채권, 증권, 부동산 등 자산운용을 목적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이다. 비운용자산은 재보험자산, 보험미수금, 보증금, 무형자산 등 보험사의 영업활동 과정에서 취득한 자산을 말한다. 특별계정자산은 퇴직보험, 퇴직연금, 변액보험 등을 구성된다.

지난 20년 자산총액 내에서 운용자산과 특별계정자산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비운용자산은 매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2004년 대비 2013년 운용자산은 105.84% 증가했다. 반면 비운용자산은 23.68% 감소했다. 2014년 대비 2023년에는 운용자산이 45.07% 증가하는 동안 비운용자산은 24.92%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최근 10년간 삼성생명의 성장세를 이끈 것은 자산운용부문으로 풀이된다. 기존 고객들이 납부하는 보험료에 기반해 자산운용을 펼치고 다시 운용수익을 재투자하는 식으로 운용자산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보험상품 판매와 연관된 비운용자산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보험상품 판매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관련 자산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삼성생명은 글로벌시장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삼성생명은 해외로의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만 진출은 대부분 자산운용 역량을 키우는 선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2021년 5월 영국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Savills IM 지분 25%를 취득했다. 2022년에는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2023년 4월에는 프랑스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하는 등 해외 대체투자 시장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핵심인 보험업 관련 글로벌시장 개척은 아직 더디다. 삼성생명은 해외사업의 전초기지로 중국과 태국에 거점을 마련한 상태이다. 2005년 진출한 중국합작사 ‘중은삼성’과 1997년 태국에서 시작한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최근 사업 안정화 단계를 넘어서 가시적 성과 창출의 단계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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