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고래 삼킨 새우' 드림시큐리티, 신의 한수 '한국렌탈 M&A'③전체 매출서 비중 80% 넘어, 피어그룹 주가 하락에 IPO 구상은 '글쎄'

이상원 기자공개 2024-06-04 07:57:36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규모가 작은 기업이 자신보다 더 큰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고 표현한다. 기대와 달리 결과가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리한 지출로 재무부담이 늘어 회사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승자의 저주'다.

가뜩이나 빅딜이 생소한 국내 보안업계에서 이를 시도한 기업이 바로 드림시큐리티다. 2019년 자신보다 덩치가 4배나 큰 한국렌탈을 인수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범진규 대표는 철저한 전략을 바탕으로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했다. 한국렌탈은 그룹 전체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한다. '신의 한수'로 볼만한 딜이었다.

◇인수 당시 매출기준 4배 차이, FI 통해 자금부담 완화

한국렌탈은 1989년 설립된 국내 최초 종합렌털기업이다. 2011년 렌털업 진출을 위해 IS동서가 인수했던 곳이다. IS동서는 폐기물 처리와 리싸이클링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며 한국렌탈을 비주력 사업체로 방치했다. 이후 2019년 한국렌탈 매각을 추진했고 드림시큐리티가 새 주인이 됐다.

한국렌탈은 노트북·데스크톱·프린터 등 사무용 기기를 비롯해 계측기기, 산업용 로봇 등 기계 장비 대여 사업을 한다. 범 대표는 기존 주력 사업인 보안과 상관없어 보이지만 디지털화를 통해 한국렌탈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었다. 외형적 측면에서 한국렌탈이 드림시큐리티를 압도했지만 범 대표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인수를 앞둔 2018년 연결기준 한국렌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1233억원, 4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드림시큐리티의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283억원, 31억원 수준을 보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매출에서는 4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체급 차이를 감안해 범 대표는 무리하지 않았다. 2019년 11월 사모펀드 피에스얼라이언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IS동서(54.69%), 화인파트너스(31.23%), 일신홀딩스(13.91%) 등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드림시큐리티 43.40%를, 피에스얼라이언스는 나머지 지분을 취득했다.

이를 위해 총 1150억원을 투입했다. 드림시큐리티는 유상증자로 500억원을 확보하고 피에스얼라이언스는 인수금융 등을 통해 650억원을 조달했다. 국내 보안업계 사상 최대 규모 딜이었다. 2021년 드림시큐리티는 자회사 인베스트드림 유한회사로 FI의 한국렌탈 지분 56.42%를 749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드림시큐리티는 지분 99.82%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렌탈, 신사업 추진에 속도…기업가치 극대화 '핵심'

한국렌탈은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 디지캡을 인수하며 그룹 내 가장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디지캡의 약 1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납입을 완료하면서 한국렌탈은 총 368억원을 투자해 지분 40.65%를 보유하게 됐다. 당시 한국렌탈 측은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디지캡은 방송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보호 솔루션, N-스크린 솔루션, 방송서비스 솔루션, UHD 방송솔루션 공급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렌탈은 영상장비 렌탈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캡의 콘텐츠 관련 기술력과 솔루션을 접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렌탈은 작년 9월 데이페이시네마를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는 사진과 영상 용품을 대여하고 방송, 비디오물,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다.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며 한국렌탈과 디지캡, 데이페이시네마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렌탈 인수 당시 범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언급한 적이 있다. 범 대표는 한국렌탈 기업가치를 높여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사업 성과에 따라 시점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어그룹의 낮은 주가가 한국렌탈 IPO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현재 B2B 렌털업계 대표적인 기업은 AJ네트웍스와 롯데렌탈이다. 31일 종가 기준 이들의 주가는 각각 4825원, 2만7850원이다. 모두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AJ네트웍스와 롯데렌탈의 공모가는 3만4300원, 5만9000원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피어그룹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 원하는 밸류에이션이 힘들 수 밖에 없다"며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애초에 밸류에이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적절한 밸류에이션을 위해서는 피어그룹의 주가 회복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