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SK하이닉스 '1b D램' 전환 견인 글라스 기판 공급망 진입 가시화, DP·태양광 반등 여부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10 08:09:25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7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나긴 불황 터널을 지난 메모리 시장 판도가 뒤바뀌었다.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치고 나온 영향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물론이고 구성품인 D램에서도 기세가 만만치 않다.SK하이닉스는 10나노미터(nm)급 5세대(1b) D램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핵심 협력사인 주성엔지니어링이 발을 맞추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고객 투자 재개로 분주해진 상황이다. 이와 동시에 신성장동력도 발굴하고 있다.
◇신물질 'HKMG'와 궁합 좋은 ALD, 차세대 D램 도입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의 2024년 연매출은 407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2850억원)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대인 2022년(4380억원)과 근접한 수준으로 2025년에는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상승 곡선은 반도체 부문이 이끌 전망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SK하이닉스는 이천, 청주, 용인 등에서 연이은 시설투자를 단행한다. 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최신 D램 생산능력(캐파)을 증대하는 차원이다. 현시점에서는 1b D램이 최선단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자체 개발한 원자층증착(ALD) 장비 등을 SK하이닉스에 납품한다. 증착은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는 공정이다. 박막은 D램 필수 소자인 커패시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커패시터는 전하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소자다.
증착 방식에는 물리적 기상증착(PVD), 화학적 기상증착(CVD), ALD 등이 있는데 최근 들어 얇은 박막을 구현하면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ALD가 선호되고 있다.
D램 공정 미세화로 박막 소재가 산화막(옥사이드)에서 고유전율 금속게이트(HKMG)로 전환 중이다. 이렇게 하면 박막 두께를 줄이고 누설전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 HKMG 증착 시 ALD 기술이 활용된다.
SK하이닉스는 1b D램에서 HKMG 도입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ALD 장비 구매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달 4일 만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D램에서 커패시터 기술이 가장 어렵다. 과거 눈을 쌓듯이 박막(PVD, CVD)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얇은 얼음으로 박막(ALD)을 구성하는 시대"라면서 "주성엔지니어링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두껍고 잘 뚫리는 눈을 PVD 또는 CVD, 더 얇더라도 단단한 얼음을 ALD에 비유한 것이다.
차세대 제품인 6세대(1c) D램, 7세대(1d) D램 등으로 넘어가면 ALD 활용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ALD 적용이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대만 고객 등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로직에서도 ALD가 중요한 기술이 되고 있다. (고객 관련해서) 언급하기 어려우나 '온니 원(Only One)' 기술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ALD 영역 확장, TGV·OLED 등 투입 예고
차세대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으로 떠오르는 유리(글라스) 기판에도 ALD가 응용될 것으로 보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실리콘관통전극(TSV)을 대체할 글라스관통전극(TGV)용 장비를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ALD 기반이다.
TSV는 기존 플라스틱 기판과 칩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과정이다. TGV는 유리 기판에서 쓰이는 기술이다. 칩과 기판을 이을 때 인터포저라는 부품이 들어가는데 주성엔지니어링 신규 장비는 TGV용 인터포저 제작 시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잠재 고객은 북미 반도체 기업으로 전해진다. 황 회장은 "연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AL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OLED 발광원인 유기물을 보호하는 박막봉지(TFE)를 생성할 때 증착이 이뤄지는데 반도체와 유사한 이유로 ALD가 대안으로 낙점됐다. TFE를 더 정밀하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LG디스플레이 등과 관련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3대 축을 이루는 태양광 장비 사업도 하반기 중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황 회장은 태양광 신규 고객에 대해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주요국 친환경 정책에 따른 태양광 수요 증가세와 연관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클라우드 1위' 아마존, HBM 큰손으로 급부상
- [LG이노텍 문혁수호 1년]아픈손가락 전장사업, 사상 첫 '연간 흑자' 가시권
- [LG이노텍 문혁수호 1년]신성장동력 FC-BGA 성과 미미, 내년도 '물음표'
-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경영진단실 역할 지켜볼 것"
- [한국 반·디·배 할퀴는 중국] '팹리스 대국' 공략 차질, 토종 파운드리 비상
- [2024 이사회 평가]'MLCC 부진' 삼화콘덴서, 사외이사 존재감 '희미'
- 엠케이전자, 경영진 자사주 매입 '릴레이'
- [2024 이사회 평가]개선 가능성 내비친 엠씨넥스, 3점대 지표 '4개'
- [삼성반도체 넥스트 50년]'홀로 유임' 박용인, 시스템LSI 해결 과제 '산적'
- [삼성반도체 넥스트 50년]한진만·남석우 '투톱', 파운드리 고객·수율 확보 숙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