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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립모리스는 지금]1606억 쌓인 '미처분이익잉여금', 본사 배당 가능성↑③담배소비세 추징금 이후 배당 중단, 순이익 늘어 배당여력 '쑥'

홍다원 기자공개 2024-06-12 07:53:01

[편집자주]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위한 전자담배 시장 경쟁이 뜨겁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2017년 한국필립모리스가 1세대 아이코스를 출시한 이후 후발주자들이 뛰어들면서 형성됐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필립모리스는 기존 '히츠' 제품 단종을 결정하며 신형 전자담배로 세대 교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변화의 전환점에 선 한국필립모리스의 전략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배소비세 추징금 등으로 2015년 이후 본사 배당을 중단했던 한국필립모리스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배당 여력이 높아지고 있다.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아이코스 일루마'와 '테리아' 판매 호조 등으로 벌어들이는 순익이 늘어남에 따라 쌓이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이익잉여금의 대부분을 본사 배당으로 활용해 온 만큼 배당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이후 본사 배당 끊겨, 담배소비세 추징금 탓

한국필립모리스의 2023년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606억원을 기록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000억원대를 넘은 건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2022년 715억원이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1년 새 124.6% 급증한 건 순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53억원에서 891억원으로 96.6% 증가했다. 2022년 말 '아이코스 일루마'와 '테리아' 등 신제품을 출시한 효과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순이익 중 상여금, 배당 등 형태로 처리되지 않고 회사에 축적된 잉여금이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영업활동을 통해 쌓은 순이익에서 법인세 등을 납부하고 남은 금액으로 이를 새로운 투자 재원 또는 배당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배당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그간 꾸준히 본사에 배당을 진행해 왔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미국 법인인 'Philip Morris International Inc.'의 자회사인 'Philip Morris Brands Sarl'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 기업이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91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순이익(1조544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평균 배당 성향 120%를 기록하면서 대부분의 순이익을 배당하는데 활용했다. 2023년보다 순익이 적었던 2005년부터 2009년까지도 꾸준히 배당했다.


배당이 멈춘 건 2016년부터다. 당시 담배소비세 인상으로 미리 재고를 쌓아 놓은 한국필립모리스의 차익에 대해 세무조사가 이뤄졌고 담배소비세 등 제세금 추징금을 2016년과 2017년에 걸쳐 2719억원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추징금 납부한 영향 등으로 2016년 순손실 -1597억원을 기록했다.

사건의 발단은 정부가 2015년 1월 1일 한 갑에 2500원이던 담배 가격을 4500원으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방세법 등에 따라 수입 담배는 보세구역 담배 반출 시점에, 제조 담배는 제조장 반출 시점에 담배소비세와 교육세 등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2015년 담배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한국필립모리스는 생산된 담배를 임시 창고로 옮기거나 물류센터에 있던 담배를 옮기지 않았지만 전산 상으로 반출된 것으로 처리했다. 가격 인상 전 재고를 쌓아둔 후 가격 인상 후 판매해 인상차액을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정 전 세율에 따라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만 신고·납부한 이후 인상된 세금과 부담금 등을 반영한 가격으로 도매업자 등에게 담배를 판매했다.

인상된 담배 가격 2000원 중 1500원이 세금 인상분이었다. 담배소비세는 1갑 당 641원에서 1007원으로, 지방교육세는 320.5원에서 442.97원으로 올랐다. 1갑당 594원인 개별소비세도 새로 생겼다. 이외에도 폐기물부담금, 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늘어났다. 연초생산안정화재단에 납부하는 담배 한 갑당 5원의 출연금도 신설됐다.

정부는 한국필립모리스가 담배소비세 인상 전 임시 창고로 옮겼던 담배와 물류센터에 있던 담배를 전산상 반출한 것을 '제조장'에서 반출된 것으로 보고 인상분에 해당하는 추가 세금·분담금을 부과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이러한 정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2016년 담배소비세 추징금 등을 납부하면서 순손실과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159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순이익의 100%를 배당했지만 배당을 중단하게 된 배경이다. 2017년에는 순이익이 901억원을 기록했지만 2016년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이월되면서 결과적으로는 -69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순이익이 점차 증가했지만 2016년 순손실의 영향으로 2018년에도 미처분이익잉여금은 -637억원, 2019년 -43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호조로 높아진 본사 배당 재개 가능성

그러나 다시 본사 배당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를 기록했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2020년 들어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020년 66억원, 2021년 261억원, 2022년 715억원 등 꾸준히 늘어나며 배당 재원을 쌓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23년 순이익이 891억원을 기록하면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606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존 구형 아이코스 제품보다 가격이 높은 '아이코스 일루마'와 '테리아'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순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한국필립모리스가 담배소비세 등 추징세액을 모두 납부한 데다가 그간 이익잉여금의 대부분을 본사 배당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에 배당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본사 배당을 중단하기 직전인 2013년 배당성향은 111%, 2014년 94%, 2015년은 100%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배당 및 재무지표에 관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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