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경쟁력 재조명]신사업 도전기 '호텔에서 주류까지'①빚쟁이서 '4000억 매출' 창업주로, 소비재 산업 전방위 검토 끝 '다시 식품 귀환'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17 07:30:25
[편집자주]
창업주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 상승과 함께 성장해온 더본코리아가 최근 상장 재추진에 나섰다. 2020년 상장을 목표로 2018년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철회하고 이번에 다시 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주요 사업인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호텔에서 유통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한 가운데 해외에도 진출했다. 더벨은 이를 이뤄낼 수 있었던 더본코리아의 성장 저력과 경쟁력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외식 사업가이자 유명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과거 건축 시장에도 발을 담근 이력도 있다. 그러나 IMF 등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7억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됐고 이를 계기로 백 대표는 1993년에 인수한 원조쌈밥집 운영에 집중했다.이 원조쌈밥집은 지금의 더본코리아를 있게 해준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원조쌈밥집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쌈과 쌈장을 업그레이드하고 대패삼겹살을 최초로 개발해내면서 서울 논현동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프랜차이즈 ‘백종원의 원조쌈밥집’이 된 배경이다.
이러한 백 대표의 실패와 성공은 더본코리아 등기에 적시된 사업목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를 설립한 1994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목적 추가와 변경이 이뤄졌다. 이를 보면 카지노·면세점 등 관광·레저까지 신사업으로 고려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자재·부동산에서 외식 경영으로
더본코리아가 설립된 시기는 1994년이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는 기업으로 1966년생인 백 대표의 경영 일대기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본래 외식업보다는 건축 등 인테리어와 건축자재 수입·유통, 부동산 등으로 사회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더본코리아에 녹아 있다.
더본코리아 등기자료에 따르면 설립 초기 사업목적은 인테리어 무역업 및 도소매업, 가구 제조업, 환경 디자인, 부동산 매매 임대업 및 숙박업, 건축자재 판매업 등이었다. 상호 또한 현재의 더본코리아가 아닌 다인인더스트리얼이었다.
사실상 건축사업으로 시작한 더본코리아는 2000년부터 사업목적 변경에 나섰다. 이때에 건축과 관련한 사업목적을 삭제하고 축산물 도소매업을 추가했다. 환경디자인업과 귀금속 보석 액세서리 공업 및 유통업 등도 추가했지만 이조차 2004년에 삭제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과 관련한 사업목적으로 변경을 완료한 건 2013년이다. 2004년에 추가한 게임기 제조·판매업이 있기는 하지만 축산·농수산물 무역 및 도소매업, 음식점체인사업, 음식첨가물 제조·판매업, 식품제조 및 가공·운반업을 2013년까지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첫 공시한 2013년 기준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73억원, 5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신사업을 추진해 신성장 동력을 탑재한 후 상장을 이뤄내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상장을 목표로 2018년부터 이를 준비했다.
◇카지노·면세점·백화점 검토…결론은 식품·유통
외식사업에 집중한 결과 더본코리아는 현재 24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더본코리아가 30년 가량 노하우를 축적하며 외식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 과정에서는 이종산업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본코리아 사업목적에 호텔 등 관광 관련 사업이 등장한 건 2014년이다. 이때에 관광숙박업과 호텔업, 여행레저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2016년에는 의료관광업, 테마파크 운영업, 종합휴양업에 이어 골프장·카지노·백화점·면세점까지 기재했다.
외식 프랜차이즈가 ‘식(食)’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광에 중심을 두고 의(衣)와 주(住)에 관심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재 산업에 무게를 두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더본코리아 사업으로 삼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신사업 검토 끝에 2016년에 유형자산(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소재 부동산) 등을 매각해 유입한 자금을 기반으로 제주에 호텔을 건립한 후 2017년에 개점한 ‘호텔더본 제주’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더본코리아의 호텔사업은 2023년 기준 93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다만 호텔더본 제주 이외의 백화점·면세점을 포함한 카지노 등의 사업으로는 현재까지도 진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9년부터는 문화·예술·방송·연예 관련 기획·제작·판매업을 비롯한 창업 세미나·창업 컨설팅 등에 역점을 뒀다.
백 대표가 첫 고정 출연진(진짜 한국의 맛)으로 방송을 시작한 게 2010년부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송채널 등을 통한 파급 효과를 체감하면서 이와 관련한 사업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를 스타덤에 올린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2018년부터 방영됐다.
다만 2018년부터 준비했던 상장 추진은 2020년 본격화한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중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으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도 불구 더본코리아 매출은 해외 사업까지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지속 증가해 2022년에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결국은 ‘백종원’으로 통칭되는 더본코리아의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경쟁력과 함께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건 식품·유통이었다. 2021년에는 주류와 음료를 사업목적에 추가한 이유다. 또한 가정간편식 등 식품·유통사업 실적을 2023년 감사보고서에서부터 별도 표기했다.
2023년 연결기준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4107억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 프랜차이즈사업부문은 90.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호텔사업부문은 2.3%로 실적 변동이 크지 않다. 이 가운데 유통사업부문이 2023년 별도 항목으로 표기됐고 전체 매출 중 7.2%를 차지했다.
다만 기업공개(IPO)와 향후 성장 계획에 대한 질의에 대해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한 상태이나 이후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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