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테이지엑스발 제4이통 좌초]'취소 명분' 강조한 과기정통부, 고민도 커진다자금력 비롯 사유 거론, 규제 개선 불구 신규사업자 유치 '쓴맛'

최현서 기자공개 2024-06-17 07:54:2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4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4이동통신사업자 지위를 노리던 스테이지엑스의 꿈이 물거품될 위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할당대상 법인 선정 취소 절차에 나섰기 때문이다.

주파수 할당 당시부터 제기됐던 자금력이 스테이지엑스의 발목을 잡았다.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내야 했던 2050억원을 다 내지 못했다. 또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와 기타주주 대부분이 자본금을 납입하지도 않았다. 주주들이 자본금을 낼 계획도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신규사업자 선정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과기정통부의 고민도 커지게 됐다. 이번 신규사업자 유치를 위해 일부 제도에 변화까지 준 상황인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책임론에서 벗어나기어려울 전망이다.

◇자금 조달 능력·불분명한 계획이 걸림돌

과기정통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 선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스테이지엑스는 청문 절차를 걸쳐 선정 취소 처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크게 △주파수 자본금 납입 미납 △스테이지엑스 주주의 자본금 미납 △주요 주주들의 자본금 납입 계획에 대한 불분명한 계획을 주요 취소 이유로 꼽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원 중 '현격히 낮은 금액'을 납입했다. 구체적인 납입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실제 납입금과 신청서에 적시된 2050억원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라고 요청했지만 스테이지엑스는 올해 3분기까지만 남은 금액을 내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미납과 관련해 다수의 법무법인을 통해 법리적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검토 결과 2050억원의 납입이 필수요건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스테이지엑스 측에 필요 서류 제출 기한을 연장하고 싶은지도 함께 확인했다"며 "결국 정부 측에 스테이지엑스는 연장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회신했다"고 말했다.

구성 주주들이 자본금을 내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 이상의 주요 주주 6곳 중 자본금 납입을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뿐이었다. 나머지 5% 이상 주주는 서류 제출 기한일인 지난달 7일까지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기타 주주도 4곳 중 절반만 자본금을 냈다.

스테이지엑스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따르면 주주사로 참여한 스테이지파이브와 야놀자, 더존비즈온이 있다. 파트너사로는 △연세의료원(세브란스병원) △카이스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폭스콘인터내셔널홀딩스 △신한투자증권 등이 있다.

강 차관은 "필요사항과 서약 사항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에 총 세번에 걸쳐 각 구성주주의 자본금 납입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며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후 출자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고 했다. "스테이지엑스의 주요 주주로부터 자본금 납입 계획이 없음을 별도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신규사업자 시장 진입 유도 '또다시 실패'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등록이 물거품되면서 정부는 8번째 신규 사업자 유치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됐다.

2010년대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와이브로 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하며 제4이통 도전의 역사가 시작됐다. 2011년에는 KMI과 더불어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IST의 경우 현대그룹의 출자를 이끌어냈지만 현대그룹이 포기를 선언하면서 중도 이탈했다.

이후 2018년까지 세종텔레콤, 퀀텀모바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까지 차례로 도전했지만 제4이통사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그동안 시장 진입의 허들(높은 초기 비용) 때문에 제4이통사 선정에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제4이통사 선정 과정에서 기간통신사업자 진입 방식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를 바꾸면서까지 재무적 건전성을 판단 기준에서 제외할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재무적인 이유로 스테이지엑스가 사업자 자격에서 제외된 결과를 맞이했다.

정부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규제를 풀어 새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유도했지만 결국 과거와 같은 이유로 제4이통사 선정에 실패한 결과를 맞이했다. 소기의 성과 없이 첫 단계인 경매 참여자 선정으로 돌아가게 됐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4월 19일 전까지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와 직접 통화하면서 2050억원의 자본금 납입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왔다"며 "서 대표로부터 공정위 계열 분리 이슈 때문에 불가피하게 자금 납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그때 처음 들었다. 그 전까지 이 상황이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제도적 개선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류 실장은 "경매가의 10%만 내는 조건으로 신규 사업자 진입을 촉진하는 선택을 했다"며 "이런 과정들이 경매 제도의 신뢰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지, 어느 수준에서 경매 제도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꾼 취지에 맞게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등을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