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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남다른 사업수완' 가비아, 한박자 빠른 진출에 '고지 선점'①1999년 도메인 사업 시작 '잭팟', 2011년 시작한 가상 인프라 사업도 순항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21 07:47:57

[편집자주]

국내 클라우드 도입 기업의 80%는 MSP와의 계약을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받고 있다. 적합한 클라우드 선택, 최적 비용을 설계해 주는 MSP는 시장에서 막대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올해 발생한 IT 블랙아웃 사태로 멀티 클라우드가 해결책으로 대두되면서 MSP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또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MSP 기업들은 상품 차별화, AI 결합 등 클라우드 설계에만 국한하지 않는 종합 IT 관리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며 시장 판을 키우고 있다. 대기업 SI 계열사부터 보안기업까지 국내 주요 MSP 플레이어들의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세워진 가비아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과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MSP)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기업이다. 공공 클라우드 영역에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를 잇는 사업자다.

가비아의 사업 전략은 반박자 빠른 대응이다. 초기 성장에 도움을 줬던 도메인 등록 사업은 1999년 엑슨모빌닷컴 도메인 스쿼팅 이슈가 불거지자마자 시작했다. 이외에 클라우드 연구는 국내에 아직 관련 개념이 잡히기 전부터 했다. 대표 클라우드 상품 'g클라우드'는 개발 2년 만에 빛을 봤다.

시장 선점, MSP 결합 효과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매출을 키우고 있다. 이제 클라우드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직 국내에 클라우드 인프라 영역을 넓힐 곳이 많다는 점이 가비아에게는 호재다.

◇도메인 등록 사업으로 인지도 확장

가비아의 시작과 초기 성공은 노력과 동시에 우연의 결과물이다. 가비아의 창립자이자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홍국 대표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해 '사회'에 관심을 더 뒀다. 취업을 포기하고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가 감귤 농사를 지어보기도 했다. 이때 번 돈을 들고 1999년 서울 서초구에서 가비아를 세웠다. 대학 동호회 때 접했던 PC 통신이 익숙해서였다.

김 대표는 PC통신 접속자에게 광고를 보여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국내에서 엑슨모빌닷컴 도메인 스쿼팅 이슈가 불거졌고 김 대표는 이를 유념해봤다.

엑손모빌닷컴 도메인 스쿠팅 이슈는 가비아가 설립된 1999년 발생한 일이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손(Exxon)은 4위 규모의 모빌(Mobil)을 인수하며 당시 사명을 엑손모빌로 바꿨다. 석유 공룡은 순조롭게 탄생했지만 의외로 홈페이지 개설에 어려움을 겪었다. 'exxonmobile.com'과 'exxon-mobile.com'이란 이름을 모두 한국인이 선점했기 때문이다. 이 도메인이 꼭 필요했던 엑손모빌은 두 인터넷 주소를 선점한 한국인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사들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사안이다.

김 대표는 사업적으로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도메인 등록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부업 개념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어느새 주력 매출원이 됐다. 2003년 연결 기준 매출 79억원은 전부 도메인 사업으로 벌어들였다. 도메인 사업은 빠르게 성장해 2년만에 136억원 규모까지 커졌다. 도메인 등록 부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하우 축적 통한 신속한 제품 개발, 전망 '맑음'

기민한 시장 대응 능력은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빛을 발했다. 가비아는 국내에 클라우드 개념이 자리잡기 전인 2011년 연구개발 조직에 '클라우드 추진팀'을 개설하고 관련 상품 개발을 시작했다.

그렇게 2013년 9월 탄생한 제품이 g클라우드다. 가비아 자체 기술 스택으로 개발된 g클라우드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를 표방한다.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와 같이 이용자가 필요한 IT 인프라를 가상화된 형태로 제공한다.

전 사원이 200명도 안 되는 가비아가 개발팀 구성 2년 만에 자체 스택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한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3~5년 정도를 IaaS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기간으로 잡는 기업들이 많다.

가비아가 빠르게 IaaS 클라우드를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관련 기술을 쌓았기 때문이다.

2002년 자체 전자상거래 호스팅 서비스를 시작했던 가비아는 2007년 인터넷 교환(IX) 사업자 'KINX'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KINX는 IX사업뿐만 아니라 IDC 사업도 같이 하고 있다. 2008년에는 분당 IDC 센터를 열고 관련 노하우를 쌓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레거시(Legacy) 인프라 노하우는 후에 MSP 서비스 제공에도 도움이 됐다.

클라우드 사업 초창기에는 클라우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퍼지지 않아 관련 매출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전후로 비대면 업무 문화가 퍼지며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매출도 함께 상승세를 탔다.


2019년 757억원이었던 클라우드 매출은 2020년 876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에는 1261억원으로 증가하며 단일 사업군으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대 매출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1364억원까지 성장했다. 클라우드 매출은 가비아의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책임지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CSP와 MSP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비아의 전망도 밝다.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에 참여한 171개 기업 중 31곳(18.1%)만이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했다. 아직 클라우드로 바꾸지 않은 기업 비율이 더 높은 만큼 가비아의 클라우드 매출 상승세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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