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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삼성증권 퓨리오사AI 퇴짜…'빅딜 확보' 전화위복되나주관 맡은 리벨리온, 사피온 합병 초대형 AI반도체 등장…견제 1순위, 삼성전자 후광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4-06-20 07:52:2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퓨리오사AI의 상장주관사 제안을 거절했던 결정이 AI반도체 최대어를 확보하는 전화위복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표가 아닌 공동 주관 지위를 건네받자 단호하게 거부한 뒤 라이벌 기업인 리벨리온의 기업공개(IPO) 파트너 자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고자 합병을 선택했다. '빅3' AI반도체 스타트업 중에서 2곳이 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빅 이벤트였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T, KT 등이 모두 관여하고 있는 AI반도체 업체여서 향후 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증권사는 랜드마크급 빅딜을 확보한 것으로 여겨질 전망이다.

◇삼성증권, 이례적 거부 결정 '이목'…리벨리온 IPO 확보 '자신감'

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본래 퓨리오사AI의 주관사 콘테스트에서 공동주관사 자리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대표주관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퇴짜를 놓았고 곧이어 단행될 리벨리온의 주관사 선정전에 사력을 다해왔다.

주관사 콘테스트에서 승자로 선택된 증권사가 공동주관사 지위에 불만족해 거부하는 건 보기드문 일이다. 상장 주관사단에서 공동주관사는 사실상 IPO 실사와 전략 확보, 밸류에이션 등 업무 전반에서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 보안을 중시하는 대기업은 핵심 이슈 등을 제한적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동주관사 역시 주관사단이라는 트랙레코드를 확보하는 데다 수수료까지 얻기에 거절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하지만 퓨리오사AI가 실시한 주관사 선정전의 경우 곧이어 라이벌사인 리벨리온의 주관사 콘테스트가 벌어질 예정이었다. 퓨리오사AI측은 상장 주관사단을 상대로 동종업계의 IPO 주관 업무를 금지한 상황이었다. 삼성증권 입장에서는 차라리 리벨리온의 대표주관사 자리에 도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릴 여지가 있었다.

한 IPO 본부장은 "퓨리오사AI IPO가 조 단위 딜로 여겨지고 있는데 공동주관사 자리를 거부한 건 매우 이례적 결정"이라며 "하지만 역으로 보면 그만큼 리벨리온의 대표주관사로 낙점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근래 들어 반도체 섹터의 IPO가 부쩍 늘어난 가운데 주관사 쟁탈전에서 삼성증권은 견제 1순위로 부상한 지 오래다. 조 단위 밸류가 유력한 세미파이브에서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데다 포인투테크놀로지의 IPO에서도 상장 파트너로 낙점을 받았다. 이제 AI반도체 유니콘의 IPO 릴레이에서도 1곳 정도의 대표 주관 지위를 얻는 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증권, 반도체 IPO서 다크호스 부상…합병 법인, 삼성전자 협력관계 고수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후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게 IB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영역에서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글로벌 톱티어다. 반도체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역시 대부분 삼성전자의 비즈니스를 각사 사업 모델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은 반도체 섹터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래도 삼성전자와 그룹 계열 관계이기에 접근성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세부 영역별 시장 현황과 전망은 물론 첨단 기술 측면에서도 뛰어난 식견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상장예비기업 입장에서 삼성증권과 돈독한 관계를 맺으면 어떤 식으로든 삼성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단독 대표 주관을 맡고 있는 세미파이브의 경우 디자인하우스로서 파운드리 생태계를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와 이미 협력 관계를 구축한 기업이다. 삼성증권측의 의도와 무관하게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의 주관사 콘테스트에서 강력하게 어필되는 키워드로 자리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과거 리벨리온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의 생태계를 한 차원 더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세대 AI칩 리벨(Rebel)의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고 생성형 AI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리벨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이용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HBM3E 메모리를 탑재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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