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헬스케어의 새판짜기, 투자 늘리고 CEO 바꾸고 수액제·CGM·POCT까지 사업모델 다각화, 신임 대표이사 투자 후 관리 초점
한태희 기자공개 2024-06-20 14:27:4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상헬스케어가 팬데믹 기간 벌어들인 진단키트 수익으로 투자처 물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구체적인 방향이 나왔고 수액제·연속혈당측정기·현장진단기기 기업에 수백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코로나 팬데믹 매출 급감으로 실적이 적자 전환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3월 상장 후 한달여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도 실적 반전을 꾀하고자 하는 의지다. 생화학 전문가 최고기술책임자(CTO) 강철훈 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흑자전환의 중책을 맡았다.
◇750억 규모 지분투자로 사세 확장, 글로벌 열쇠 'CGM'과 'POCT'
오상헬스케어는 올해 상반기 3개 기업에 총 750억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상장 후 떨어진 주가를 안정화하고 실적 볼륨을 키우기 위한 승부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축적한 1000억원대 현금을 활용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투자한 법인의 성격이 각각 다르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3월 유한양행 자회사 와이즈메디에 11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작년 5월 약 102억원 투자로 첫 연을 맺은데 이어 추가 투자다. 보유 지분율은 12.69%에서 22.53%로 확대됐다. 관계기업으로 지분법을 적용해 당기순이익 일부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와이즈메디는 2003년 설립된 수액제 전문기업이다. 4세대 쓰리챔버 영양수액을 주로 생산한다. 2021년 유한양행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매출은 206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 당기순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데 시너지를 낼 계획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한 투자도 있다. 올해 4월 연속혈당측정기(CGM) 기업 알레헬스에 3600만달러, 우리돈 497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250만달러를 즉시 납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순차적으로 납입한다.
핵심 제품인 혈당측정기 라인업을 CGM까지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CGM은 피부에 센서를 부착해 채혈 없이도 체내의 연속적 혈당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알레헬스와 역할을 분담해 국내와 미국, 유럽 임상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는 줄었지만 면역진단기기 사업 확장도 이어간다. 감염병 질환 진단기기에 대한 수요가 아직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3월에는 광열 PCR 업체 크립토스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시리즈A 펀딩에 참여했다. 1000만달러, 우리돈 138억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500만달러는 즉시, 나머지는 마일스톤에 따라 지급한다.
크립토스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빛으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광열 반응을 이용한 초고속 분자진단기술(PCR)이 핵심이다. 광열 PCR 기반 현장진단기기를 개발 중으로 내년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한다.
◇신규 사업 진두지휘하는 강 대표…신제품 개발, 흑자전환 중책
올해 핵심 과제는 투자처 관리와 기존 사업 간 융화다. 펼쳐둔 신사업의 투자 후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중책을 맡긴 인물은 4월 말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철훈 CTO 사장이다. 연구소장에 대표직을 맡기며 신제품 연구개발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 대표는 서울대 화학 학사, 동 대학원 화학 및 유기화학 석사를 졸업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생화학 박사 과정을 거친 생화학 전문가다. 한때 사외이사로도 재직해 회사 사정에 능통한 인물로 작년 9월 오상헬스케어 CTO로 부임했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홍승억 전 대표는 임원직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다만 회사를 완전히 떠나는 건 아니다. 고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 전반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더벨과 통화에서 "포스트 코로나로 매출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 생화학 제품 매출을 증대시키고 하루빨리 신제품 개발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기술도입으로 시간을 단축하고 제조까지 이어가기 위해 지분투자를 결정했다"이라며 "자체개발에만 고집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기존 제품의 매출을 확대해 올해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한다. 엔데믹과 함께 매출이 급감한 오상헬스케어는 작년 3분기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5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체 매출의 70%가 혈당측정기 라인업에 집중된 점도 고민이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기존사업을 토대로 매출 800억원을 올리고 분자면역 쪽에서 미국과 브라질 매출이 확대되면서 올해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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