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홈뷰티 리포트]아모레퍼시픽, 사업 정체 '개인화' 돌파구 될까④2014년 '발 빠른' 뷰티 디바이스 시장 진출, 실적 부진에 길 잃은 성장 전략
서지민 기자공개 2024-06-21 12:39:06
[편집자주]
뷰티 디바이스가 화장대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심상치 않은 홈뷰티 열풍에 여러 기업들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고 있다. 주요 화장품 업체를 비롯해 생활가전, 제약, 바이오 기업까지 블루오션을 찾아 나섰다. 더벨은 국내 홈뷰티 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주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뷰티 디바이스 업계 선발주자다. 2013년 관련 부서를 설립하고 2014년 '메이크온' 브랜드를 론칭해 한 발 빠르게 홈 뷰티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10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제품을 안착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다.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 반전을 위한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1945년 창립 후 79년 간 쌓아 온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기술이 성장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이크온 론칭 후 뚜렷한 성과 없어…'설립 1년' 퍼시픽테크 전략 구체화도 '아직'
메이크온의 대표 제품은 2016년 출시한 '스킨 라이트 테라피'다. 2019년에 이어 올해 초 세 번째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초음파 스킨케어 디바이스 '젬 소노 테라피', 수분케어 디바이스 '페이셜 부스팅 스파' 등을 판매 중이다.
브랜드 론칭 11년차를 맞았지만 시장 내 인지도는 높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메이크온의 매출이나 누적 판매량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부진에 따라 메이크온 사업을 전면 재정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홈쇼핑 등 유통 채널을 서서히 줄이면서 사업을 축소하는 모습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올해에도 리뉴얼 신제품이 출시됐지만 눈에 띄는 마케팅 활동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재 메이크온 브랜드를 운영하는 조직은 넥스트뷰티 디비전 산하 넥스트뷰티전략팀이다. 2022년 8월 신설된 넥스트뷰티 디비전은 다각화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곳이다.
메이크온의 사업 방향성이 모호한 가운데 지난해 설립한 뷰티 디바이스 전문 자회사 역시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3년 7월 100% 자회사 퍼시픽테크를 신규 설립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성장하는 미용기기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자회사를 신규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퍼시픽테크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20억원의 실탄을 지원하기도 했다.
초대 대표로 이영진 아모레퍼시픽 넥스트뷰티 디비전장을 선임하고 문종수 넥스트뷰티전략팀장을 파견했다. 문 팀장은 뷰티 디바이스 ‘웨이스킨’을 출시한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의 창업자 출신이다.
전문 자회사 출범으로 본격적으로 뷰티 디바이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설립 1주년을 앞둔 현재까지도 전략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추진 중인 사업도 별도로 없는 상황이다.
◇꾸준한 행보 공통 키워드 '개인화', 80년 고객 데이터·기술력 '반등 열쇠'되나
아모레퍼시픽은 꾸준히 뷰티 디바이스 관련 행보를 이어가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CES2024에서 선보인 립큐어빔은 하나의 기기로 입술 진단과 케어, 메이크업이 가능하다. 개인의 입술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정밀 센서가 내장돼 개개인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해 1월에는 메이크온 주력 제품을 리뉴얼해 ‘스킨 라이트 테라피 3’을 출시했다. 핸드폰과 블루투스 연동을 통해 현재 피부 점수를 확인하고 개선되는 피부 점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테크 관련 움직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개인화'다. 개인별 피부 타입과 상태에 맞게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맞춤형 화장품 사업과도 일치하는 방향이다.
80여년 간 축적해 온 고객 데이터와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해 차별화를 모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가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디바이스 사업 현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유 역시 이러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을 때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메이크온은 차후 고객 피부 데이터와 기기 사용 패턴 등을 이용해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을 맞춤 추천하고 고객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단순한 뷰티 디바이스가 아닌 뷰티테크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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