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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일본시장 공략법]아모레퍼시픽, 넥스트 스텝 '핵심 브랜드 이식'②현지 법인 20년 운영, '백화점→로드숍' 전략 이은 '브랜드 다각화'

김혜중 기자공개 2024-05-14 14:07:51

[편집자주]

그간 화장품 업계에서 '해외 사업'은 곧 '중국'이었다. 한때 국내 화장품 수출액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할 정도였다. 다만 사드와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거치면서 그 위상은 현저히 낮아졌고 화장품 업체들은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더벨은 업체별 일본 시장 진출 과정을 톺아보고 향후 확장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업체 중 가장 먼저 해외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1964년 '오스카'라는 브랜드로 처음 수출을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직접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법인을 20년간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 왔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백화점 입점, 중저가 제품을 토대로 한 로드숍 전략에 이어 최근엔 국내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접목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05년 현지 법인 설립, 20년간 이어진 '노하우'

아모레퍼시픽은 2005년 약 30억원을 출자해 현지 사업 법인(AMOREPACIFIC japan Co., Ltd.)을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법인 설립 이전에도 해외에 제품을 판매하고는 있었지만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물품을 채널에 공급하는 형태였다. 이를 2002년부터 직접 진출 형태로 전환하면서 일본 법인을 비롯해 태국, 러시아 등의 법인을 신설했다.

일본 법인 설치 직후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백화점에 입점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당시 세계 매출 1위 백화점인 니혼바시 미츠코시 본점을 비롯해 요코하마 타카시마야 등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했다. 주력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고급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브랜드 전략에 집중했다.


다만 진출 초기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는 아쉬웠다. 2006년 영업손실 28억원을 시작으로 2007년 35억원, 2008년 56억원, 2009년 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기조가 지속됐다. 같은 기간 일본 법인 매출액은 2006년 6억원에서 2009년 40억원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 경제 불황의 여파로 백화점을 통한 소비도 약세에 접어들었고, 2010년대부터는 사업 전략을 수정한다. 주요 번화가에 로드숍을 오픈하고 중저가 브랜드를 위주로 다양한 대중의 선호를 공략했다. 2011년 일본 도쿄 신주쿠에 에뛰드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일본 뷰티 시장의 고객들의 구매 성향을 고려해 2012년에는 ‘려(Ryo)’, ‘아이오페(IOPE)’ 등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를 다양한 품목에서 선보였다.

이에 꾸준히 외형을 성장시킨 일본 법인은 2016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도 성공한다. 2016년 일본법인의 매출액은 600억원, 당기순이익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0년에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803억원, 37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부터는 성장세가 꺾였고, 리오프닝 이후 현재 다시금 일본 시장에서의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 다변화'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아모레퍼시픽의 일본 시장 넥스트 스텝은 '핵심 브랜드 다변화'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시장에 에뛰드,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의 브랜드를 펼치고 있었다. 다만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중 일부에 불과했고, 최근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검증된' 브랜드를 일본 시장에 진출시키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9월 ‘헤라’와 ‘에스트라’를 일본 시장에 론칭했고 2024년 초에는 ‘프리메라’를 선보였다. 브랜드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도쿄, 시부야, 오사카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신규 브랜드 안착을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3년 매출액 감소의 여파로 수익성에도 타격이 간 상황 속 전체적으로 판매관리비를 감축하면서 허리 끈을 졸라매고 있다. 2023년 기준 판매관리비는 2조4107원으로 직전연도(2조5832억원) 대비 6.67% 감소했다. 그럼에도 일본 시장에서만큼은 활발한 마케팅을 지속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5425억원으로 직전연도(5024억원) 대비 8%가량 증가했다.

향후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시장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를 다양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아모레퍼시픽은 도쿄에서 대형 프로모션 행사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진행했고 당시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를 다수 소개했다. 행사 당시 미진출 브랜드였던 에스트라, 헤라, 프리메라는 2023년과 2024년 초에 걸쳐 일본 시장에 공식 론칭했다. 현재 여전히 '비레디', '아이오페' 등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가 다수 남아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향후 일본 시장 확장을 위해 전개하는 브랜드를 늘려갈 계획을 갖고 있다"며 "다만 어떤 브랜드를 진출시킬지 구체화된 사항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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