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소프트베리, 전기차 '요람에서 무덤까지' 서비스할것"충전 플랫폼 'EV Infra' 운영사…박용희 대표 "올해 신규 사업 론칭, 90억 매출 예상"
구혜린 기자공개 2024-06-26 09:20:59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이용자들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쓸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싶다. 지금하고 있는 충전소 위치 확인,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반기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시리즈B 라운드로 넘어갈 계획이다."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연구소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은 사업 목표를 전했다. 소프트베리는 2016년부터 전기차 충전 플랫폼 'EV 인프라(Infra)'를 운영해온 곳이다.
EV 인프라는 전기차 유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충전 인프라 플랫폼 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는 앱(app)이다. 박 대표는 "최근에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합작법인 설립 이슈가 있어서 이들이 자체적으로 시장 조사를 했는데 소프트베리 인프라 점유율이 80%로 나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소프트베리는 올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내달 전기차 배터리 성능 진단 서비스를 EV 인프라 앱 내에 론칭할 계획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S/W)에 집중하고(소프트), 포도처럼 알알이 전기차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단(베리) 의미를 담은 사명을 충실히 지켜나가고 있는 상태다.
◇'경험'서 시작된 EV 인프라·허브, 해외로 확장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의 박용희 대표는 초기 본업과 EV 인프라 운영을 병행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전기차 충전소 위치 정보를 수집, 공유하는 앱을 제작했는데 이용자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실제 EV 인프라 서비스 시점은 2016년이지만, 소프트베리 법인 설립 연도는 2017년이다.
그는 "2015년에 처음으로 전기차를 인도받았는데, 전기차를 끌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동안 충전 정보가 전혀 맞지 않았다"면서 "전기차를 타는 사람들이 겪는 이런 문제를 '나라도 해결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확한 충전소 위치, 상태 정보 제공만으로는 매출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이에 박 대표는 한전을 찾아가 전국에 있는 충전기를 EV 인프라를 통해 결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배수진'을 쳤다. 한전이 스타트업인 소프트베리와 제휴할 이유는 없었으나, EV 인프라의 시장 선구적인 입지와 점유율로 인해 계약은 성사될 수 있었다. 전국 충전기와 EV 인프라의 로밍이 완료되는 데까진 2년의 시간이 걸렸다.
투자 유치를 받으며 소프트베리의 사업 영역은 점차 확장하게 된다. 소프트베리는 2021년 12월 SK(주)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으로부터 83억원 규모의 시리즈A 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이어 2년여 만인 올해 3월에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프렌드투자파트너스, NH벤처투자,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48억원 규모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A 투자 유치 후 론칭한 신사업이 전기차 관제 솔루션인 'EV 허브'다. 관제 솔루션은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하길 원하는 예비 사업자에게 충전기 조달부터 홍보(EV 인프라 등재), 정산 지원까지 '올스톱'으로 소프트베리가 사업을 갖춰주는 서비스다. 에버랜드와 호암미술관이 대표적인 EV 허브 고객이다.
박 대표는 시장의 니즈에서 해당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전기차 충전 시장은 대기업 위주인데 부지 및 건물 소유주나 자영업자는 직접 충전기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강하다"면서 "'내 충전기 EV 인프라에 올려달라', '정산 지원도 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속출하면서 EV 허브에 이를 속속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답은 고객에게 있었고 고객의 요청사항 중 겹치는 걸 빠르게 서비스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V 허브는 해외 진출도 예정돼 있다. 박 대표는 "EV 허브를 알리기 위해서 태국 출장을 간다"며 "태국은 정부 주도로 전기차 사업이 이제 막 진행되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EV 허브 사업은 충전기가 한국산이든 태국산이든 관계가 없으므로 태국에서 서비스를 직접 할 계획"이라며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배터리 진단부터 리사이클링까지 '도전적 목표'
EV 허브 이후에도 박용희 대표는 '전기차 이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채워나가고 있다. 내달 론칭하는 배터리 진단 사업도 비슷한 맥락이다. 해당 서비스의 예상 수요층은 중고 전기차 매매를 희망하는 고객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는 달리 주행거리 정보만으로 성능을 예측하기 어려워 중고차 매매자들은 이용에 불편을 겪어왔다.
이에 소프트베리는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손잡고 차량 배터리의 다양한 진단 정보를 제공해 필요를 채울 계획이다. 고객이 진단 서비스를 신청하면 SK온 배터리 전문가 및 정비사가 방문해 차량 점검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단서를 발급해 준다. 진단서상에는 전압, 전류, 온도, 유사 전기차종의 주행거리별 배터리 성능과 비교한 평가 내용 등이 담긴다.
박 대표는 진단 사업 이후의 사업도 다양하게 구상해놓은 상태다. 배터리 진단 데이터가 쌓일 수록 소프트베리는 폐차 단계에 다다른 차량의 정보도 수집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차량 정보를 필요로 하는 배터리 재활용 업체와 B2B(기업간 거래) 제휴해 리사이클링 사업에도 손을 뻗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유저 데이터 안에서 팔 차와 못 팔 차가 구분이 되기 시작하면서 재활용 영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구매자 의도와 달리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차량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은 연식이 다 된 차,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차를 구할 채널이 없어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신사업을 기반으로 매출 성장도 예상된다. 올해 목표는 90억원이다. 지난해(42억원)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물론 이 증가분에 절대적인 비중은 간편결제 수수료다. 올해 정부가 전기차 구매 혜택, 투자 인센티브 등 지원책을 강화함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더 늘어날 것임을 예상한 셈이다.
박 대표는 "두 배 성장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며 "전기차 신규 유저가 늘면서 결제 매출은 매년 성장세고 신규 서비스가 많이 올라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저가형 전기차가 몰려와서 전기차 이용의 경쟁력이 좋아졌고 소형 전기차의 기능도 상위 버전처럼 좋아진 점 등 시장 동향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용자의 소리를 귀기울여 듣는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이용자의) 시작과 끝을 항상 함께하는 사업자가 되고 싶다"라며 "우리는 이야기 안에서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풀지 접근해 서비스했는데 앞으로도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전기차를 편하게 탈 수 있게 미리 준비하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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