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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상장 재도전기]지피씨알, 사업성 입증 위한 후퇴…'헤테로머'에 거는 기대글로벌 항암제 36% 'GPCR' 타깃 '차별화' 관건, 연내 상장 재도전 예고

임정요 기자공개 2024-06-26 09:32:25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텍의 코스닥 입성 허들이 높아졌다. 유망기업으로 꼽힌 '루키 바이오텍'도 급변한 금융당국과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 시장에서 비상장 바이오텍이 원활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창구는 상장밖에 없다.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재도전에 나선 바이오텍을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자진철회. 바이오텍에 있어서 오랜시간 준비한 상장을 스스로 포기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지피씨알이 예심청구 6개월만에 이를 택한 데에도 나름의 결단이 있었다.

'사업 안정성'을 강조하는 시장상황을 고려했다는 그들은 더 강력한 무기를 안고 시장에 나서겠다는 목표로 일종의 '작전상 후퇴'를 결정했다. 진행중인 임상 2상의 데이터 추가확보 그리고 글로벌 기술이전 달성이 주된 과제다.

◇6개월만에 상장 자진철회, 연내 기평 및 예심 재도전 시사

지피씨알은 작년 12월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한지 6개월만인 이달 자진철회를 선택했다. 거래소와의 미팅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임상데이터 및 기술이전 성과를 추가해 다시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기술성평가 등급 A, BBB로 문턱은 넘어섰지만 효력기간이 만료돼 기평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빠른 시일 내 데이터와 사업성과를 갖춰 연내 기평 통과 및 예심신청까지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성과를 내면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더 인정받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있다.

지피씨알이 이 같은 결단을 내린건 기술성평가 기업을 바라보는 거래소의 높아진 문턱도 있지만 기술에 대한 사업성을 입증받는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배경도 있다.

사실 지피씨알이 연구개발하는 'GPCR 헤테로머'는 일반 바이오텍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대부분 바이오텍은 간단히 '항암제 기업'이라는 위치를 표방한다. 항암효과를 내기 위한 물질 종류(모달리티)에 따라 저분자화합물, 항체, 세포치료제 등의 카테고리가 뒤따른다.

지피씨알은 다르다. 타깃 자체를 사명으로 삼았다. 'GPCR'이란 세포 표면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막단백질이다. 대부분 회사가 단일 GPCR을 타깃삼아 항암제를 개발한다. 두 가지 다른 GPCR이 짝을 이루어 기능하는 것은 'GPCR 헤테로머'라고 부르는데 헤테로머를 타깃으로 약을 개발하는 회사는 드물다. 다루기 힘든 기술이기 때문이다.


지피씨알만의 차별점은 'GPCR 헤테로머' 타깃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공동창업자인 신동승 대표와 허원기 이사가 개발한 플랫폼 기술이다. 기존보다 약효가 강화된 저분자화합물 항암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살려 주력 파이프라인인 'GPC-201'을 디자인했다. 중국 타이젠(Taigen)사에서 기술도입한 'GPC-100'에 지피씨알의 기술을 더했다. GPC-100은 세포막단백질 중 하나인 'CXCR4'를 억제하는 억제제다. 타이젠이 이미 임상 2상까지 진행해 물질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효력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효력을 증강하기 위해 지피씨알은 또다른 세포막단백질 중 하나인 'ADRB2'를 저해하는 프로파노롤(Propanolol)을 더해 GPC-201을 디자인했다. 현재 미국 10개 기관에서 총 20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지피씨알은 유효성 및 효력 입증에 주력하며 사업성을 설명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의 투약환자수를 늘려 데이터를 보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PC-201의 미국 2상 등록환자수는 20명으로 계획했고 현재 4명까지 투약을 완료했다. 더 많은 환자에 투약을 이룬 후 유효성 데이터를 더 쌓는다는 방침이다.

지피씨알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GPC-201은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조혈모세포가동화 효능을 확인하고 있다. 다발성골수종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다잘렉스'라는 강력한 CD38 타깃 치료제가 존재한다.

치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가조혈모세포의 이식도 병행되고 있다. GPC-201을 투약한 환자들은 골수내 조혈모세포가 혈액으로 이동해 다량 채취가 용이한 점이 주목된다. 기존 치료제에 강력한 보조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 안간심, 헤테로머 타깃 차별화 승부수

유효성 입증 다음에 힘을 싣는게 '기술이전'이다. 작년 12월 국내 바이오텍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첫 기술이전하는 성과를 냈다. 전임상 단계 초기 물질로 선급금 20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발생하는 사업화 수익을 절반으로 배분하는 딜이다.

지피씨알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한다는 목표다. 호주 애드알타(AdAlda)와 기술계약한 건은 추후 옵션행사시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수령하는 건이라 이외 새로운 기술이전 실적을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임재혁 지피씨알 CBO(비즈니스 총괄)는 "미국FDA 승인약물의 36%가 GPCR을 표적으로 삼는다"며 "2020년 기준 83개 GPCR에 대해 142개 물질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는데 헤테로머를 타깃하는 회사는 지피씨알 뿐"이라고 말했다.

지피씨알은 이 같은 추가 성과를 통해 연내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작년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64억원이다. 상장 공모자금의 유입 전까지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신규 자금유입이 필요하다.

현재 기존 재무적투자자(FI) 대상 추가 펀딩을 50억원에서 150억원 사이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최대 2년가량 영업이 가능한 규모로 현금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지피씨알은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총 63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L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FI다. 최대주주는 신 대표다. 공동창업자인 허이사와 함께 약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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