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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MICE]코엑스 모기업 한국무역협회, 수익 구조는⑤연간 무역센터 임대수입만 2500억 내외…보유 토지 공시지가 '6.2조'

고진영 기자공개 2024-06-26 08:13:22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이 시대의 핵심 가치는 '연결'과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는 MICE산업의 본질과 그대로 일치한다. MICE산업은 기업회의(Meeting)와 기업 주관 보상여행(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vents/Exhibition)를 뜻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고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한 MICE산업의 현황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엑스의 모기업 한국무역협회는 공익성과 영리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곳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업무위탁기관이지만 정부에서 한 푼도 지원을 받지 않는다. 또 엄연히 '비영리 사단법인'인데 공익 활동을 하고도 매년 현금이 남아 쌓이는 상황이다. 넘치는 자금의 원천은 부동산에 있다.

◇회비 '연 50억' 불과…임대수입으로 운영경비 충당

코엑스는 한국무역협회의 출자로 세워진 법인이다. 현재 한국무역협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얻고 세운 비영리법인이지만 정부 산하가 아닌 민간 단체로 분류된다.

애초 무역협회는 무역진흥, 무역업계의 권익증진이라는 공익 목적으로 1946년 설립됐다. 무역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장조사, 거래알선, 수출 지원을 위한 조사연구, 통상협력이나 홍보 등의 공익사업을 영위한다. 1970년대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를 걸면서 업무 범위가 늘었다.

한국무역협회가 2024년 6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라오스 상공회의소(LNCCI)와 공동으로 개최한 '제60차 동아시아기업인협의회(EABC) 및 제6차 기업자문위원회(RBAC).

무역협회가 이런 비영리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자체수익은 회비 수입뿐이다. 수출입을 하는 무역업체들이 주요 회원사로 있는 구조다. 회원사의 경우 창립 초기 105개에서 시작해 올 3월 말 기준 7만6404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회비수입이 연간 50억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영리활동에 필요한 운영경비를 충당하긴 한참 모자란다. 지난해 회비수입은 54억원으로 5년전인 2018년(50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았다.


미미한 회비로 사업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임대사업이 비영리사업 비용을 메워주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사업은 비영리사업과 영리사업으로 나뉘는데 영리사업의 경우 무역센터 임대와 지방회관 운영, 교육연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무역센터 임대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아셈타워와 트레이드타워, 코엑스몰이 무역센터의 주력 임대사업장이다. 아셈타워 등 보유 오피스를 보면 강남 핵심 지역에 위치한 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공실율이 0%대에 그친다. 코엑스몰이나 호텔, 백화점 부지 등 상업시설 역시 각각 신세계프라퍼티, 파르나스호텔, 한무쇼핑 등 고정적인 임차인과 장기 임대차를 유지하고 있다.


MICE사업 자회사인 코엑스의 경우 한국무역협회 전시장 등에 대해 마스터리스(책임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재 계약기간은 2022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일정 수준의 최소 임대료(MRG)를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연매출이 기준매출 이하일 경우 최소 임대료만 내고, 기준매출을 넘을 경우 최소 임대료에 기준매출 초과분의 60%를 더 주는 방식이다. 기준매출액은 연 400억원대로 알려졌다. 계약을 갱신하기 전 기준매출은 420억원이었다.

다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팬데믹 여파를 감안해 무역협회가 임대료를 감면해줬다. 2020년은 위약금을 포함한 전체 기준매출액에서 최소경비 40억원을 제외한 132억원, 2021년엔 경비 55억원을 뺀 270억원을 최종 임대료로 합의했다. 2022년의 경우 최소보장액을 적용하지 않고 기준매출의 84%를 임대료로 지급했으며 지난해는 사업이 회복하면서 임대료도 정상화됐다.

이밖에도 무역협회는 2016년 신세계프라퍼티와 10년간 코엑스몰 등에 대한 임차 운영계약을 맺고 매년 600억원의 MRG를 보장받았다. 코엑스몰과 오피스 임대료를 포함, 무역센터를 통해 연간 2500억원 수준의 수입이 무역협회에 들어오고 있다. 무역협회 전체 수입의 90%를 넘는다.


◇운전자본부담 미미, 보유현금만 5000억

회계는 어떻게 이뤄질까. 비영리사업과 영리사업은 각각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로 구분해서 경리한다. 또 매년 영리사업 이익의 일부를 '고유목적준비금'으로 적립하고, 비영리사업 수입에서 모자란 부분을 이 고유목적준비금으로부터 전입하는 형태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고유목적사업 적립은 연 700억~800억원 수준이다.

특히 무역협회는 사업특성상 운전자본부담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임대사업이 주력이라 재고자산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대부분 영업현금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년 해외시장개척, 중소수출기업지원 등 고유목적사업비와 건물 유지비가 나가지만 임대수입이 이를 훌쩍 웃돈다. 필요 지출을 감당하고도 돈이 남아도는 덕분에 현금보유액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충격으로 2019년 4000억원대에서 2020년 3680억원으로 잠시 감소하긴 했으나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무역협회의 현금성자산은 5142억원이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000억원. 현금성자산이 차입 규모를 3000억원 이상 상회한다. 법인세 절감을 위해 차입금은 수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액 기업어음(CP)으로 단기성 차입이다.


보유현금을 고려할 때 무역협회의 유동성 대응력은 최고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무역협회의 자산총계는 1조4253억원이다. 현금 외에 토지 및 건물 4068억원, 투자유가증권 1777억원, 장기금융상품 2140억원, 보증금 278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담보로 제공한 자산은 없다.

게다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공시지가는 2023년말 기준 6조2479억원에 달하고 있다. 장부가액(372억원)을 6조원 넘게 상회한다. 보장된 임대수입을 감안하면 당분간 자금줄을 걱정할 일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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