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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LG엔솔, 발행전 '공들인' 미국 IR 통했다데뷔전 대비 두배 늘린 20억달러 조달…싱가포르 IR서 이상현 금융담당 직접 참석

이정완 기자공개 2024-07-01 10:51:5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본드(144A/RegS)를 발행해 20억달러를 조달했다. 지난해 한국물(Korean Paper) 데뷔전에서 10억달러를 확보했는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두 배 증액에 성공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투자에 한창인 LG에너지솔루션은 수요예측 전 직접 미국 투자자를 만나 발행 준비에 더욱 공을 들였다. 지난달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은 탓에 IR(Investor Relations)에서 우려 섞인 의견도 있었지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뛰어넘을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전체 주문액 80억달러 넘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시간 24일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5년·10년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발행 주관사는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간, 모간스탠리, 스탠다드차타드, KDB산업은행이 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부터 IB업계에 대규모 한국물 발행 계획을 알렸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공모 외화채 시장에 등판해 10억달러를 마련했다. 올해는 발행 전부터 20억달러 조달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다.

결과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바람대로였다. 3년물 최초제시금리(IPG)는 동일 만기 미국 국채(T)에 130bp를 더한 수준이었는데 100bp를 더한 값으로 금리가 정해졌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 T+140bp, T+165bp로 IPG를 정했는데 30bp씩 낮춘 T+110pb, T+135bp로 금리를 끌어내렸다.

최종적으로 3년물 7억달러, 5년물 8억달러, 10년물 5억달러 발행을 확정했다. 대규모 투자 수요가 몰린 덕에 20억달러 발행이 가능했다. 투자자는 5년물에 관심이 가장 컸다. 5년물에 31억달러 주문이 들어왔고 3년물에 29억달러, 10년물에 26억달러 수요가 확인됐다. 전체 주문 규모만 86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데뷔전에서 32억달러 주문이 들어왔는데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작년 3년물 금리는 T+100bp, 5년물 금리는 T+150bp였는데 발행 규모를 키웠음에도 금리 스프레드(Spread)는 같거나 오히려 줄일 수 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해 상반기 전반적으로 채권 금리가 낮아지면서 스프레드를 낮출 수 있었다"며 "글로벌 채권시장 환경에 따른 덕을 봤다"고 말했다.

◇FPG도 미국 투심 확인 후 제시

하지만 발행 전략이 지속 순항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지난달 말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로부터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주관사단은 발행 전 IR에 더욱 공을 들였다. 지난해에는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 위주로 미국 투자자와 소통했는데 올해는 이달 중순 일주일 가량 시간을 들여 현지에서 투자자와 만났다.

특히 미국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투자처이기도 하다. 2022년 시행된 IRA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늘리고 있다. IR에서 투자자들은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 전부터 우려 요소로 여겨지던 부분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시설투자에 부담은 있지만 중장기적인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는 이견이 없었고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를 버텨낼 수 있는 회사라고 여기는 시선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최종제시금리(FPG) 발표에서도 미국 투자자에 대한 관심이 드러났다. 통상적인 한국물 발행에선 아시아 지역 투자 수요를 확인한 뒤 최종적인 금리 스프레드를 결정하는데 이번에는 미국 시장 주문이 들어온 뒤 FPG를 정했다. 미국 투자자 반응을 살핀 셈이다.

한국물 투자 비중이 높은 홍콩과 싱가포르도 당연히 찾았다. 홍콩·싱가포르에 위치한 투자자는 지난해 첫 발행 때도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이상현 금융담당(상무)이 현장을 찾아 투자자와 소통하며 IR에 힘을 실어줬다.

◇현지 투자금 확보 전략 '순항'

20억달러를 확보한 만큼 미국 투자 계획도 문제 없이 실행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와 함께 합작법인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 현대차그룹과 미국 조지아주에 추가로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올 들어 제너럴모터스(GM)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JV) 2기에서도 양산·출하가 개시됐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원통형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착공식도 가졌다. 7조20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하는 북미 지역 두 번째 단독 공장이다.

이번 한국물 발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이유는 수익성 감소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1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금액인 1889억원을 제하면 사실상 32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버는 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10조원에 육박하는 캐팩스(CAPEX)를 감당해야 한다. 지난해 연간 캐팩스 지출 규모는 10조8910억원이었다. 올해 캐팩스 집행 계획을 조정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미 1분기에만 3조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 조달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4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 크릭(Queen Creek)에서 애리조나 공장 건설현황 관련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착공식을 가졌다.(출처=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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