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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의 CGT CDMO 확보, 이유있는 SK팜테코 활용 고민 매각설 이틀 뒤 독일기업 IDT 인수 발표 "SK그룹 리밸런싱 일환으로 봐달라"

정새임 기자공개 2024-06-28 09:47:1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팜테코 매각설은 뜬금없이 흘러나온 낭설이 아니었다. 선택과 집중 측면에서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바이오 사업간 구획이 그려지는 분위기다.

최창원 의장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를 더해 긴 호흡으로 백신과 신약 개발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 휘하의 SK㈜ 자회사 SK팜테코가 CGT CDMO를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팜테코 매각설과 SK바사 M&A '리밸런싱' 의미, 중첩사업 고민

SK그룹이 SK㈜의 CGT CDMO 자회사 SK팜테코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건 25일. 미국 버지니아 생산시설을 특정 빅파마에 매각한다는 얘기부터 SK팜테코 전체 매각한다는 시나리오까지 회자됐다. SK㈜는 버지니아 공장 매각이 아니라면서도 SK팜테코의 활용법을 고민 중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불과 이틀 뒤인 27일 SK디스커버리 계열 바이오 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CGT CDMO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이하 IDT)' 인수 소식을 알렸다. 총 3390억원 규모의 딜이다.

매출로만 보면 IDT가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 더 많은 연 매출을 낸다. 총 6560억원의 기업가치로 추산된 IDT를 계열사에 추가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CGT CDMO 역량이 크게 향상할 전망이다.

SK그룹은 현재 최창원 의장 주도하에 중복 사업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IDT 인수 결정이 선뜻 이해가지 않는다.

비록 적자 실적이지만 SK팜테코가 CDMO를 주력사업으로 연간 9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유일하게 바이오 사업으로 제대로 돈 벌고 있는 곳이 SK팜테코라는 관점에서 굳이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팜테코와 중복되는 역할의 대규모 딜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해석됐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의문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안 사장은 27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DT 인수는 '최적화'를 찾는 SK그룹의 리밸런싱 흐름과 궤를 같이 한 결정"이라며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고 필요한 기회는 놓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사업을 단순히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부분에 적절히 붙이는 작업도 리밸런싱의 일환이라는 의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IDT 인수가 최창원 의장의 재가 및 결단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암시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바이오 사업이 서로 다른 지배구조로 복잡한 이해관계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는 CGT CDMO 역량을 붙이고 SK팜테코는 몸집을 줄이거나 매각하는 구조조정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건 많은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M&A 역시 최창원 의장의 결단, 시간이 걸려도 팜테코 활용법 필요

SK그룹의 바이오 포트폴리오는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 아래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가 있고 최창원 의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 아래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형태로 구성된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SK팜테코는 일제히 CGT, CDMO를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있다. 지향점이 중복되고 있지만 지배구조가 달라 서로의 사업을 합치는 전략을 꾀하기 힘든 구조다.

결국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SK그룹 내에서는 이번 사업 개편 작업을 구조조정에 가까운 '리밸런싱'보다 최적화를 의미하는 '옵티마이즈'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최적화를 이루기 더 용이한 쪽을 선택해 집중하자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최창원 의장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CGT CDMO 사업의 메인기지로 선택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단지 최창원 의장이 이번 리밸런싱을 주도하는 인물이라서가 아니다. CDMO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몸집을 불린 SK팜테코와 달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적으로 백신 기술을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자체 기술로 백신을 만들어내 국가 위기상황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백신 개발에 집중한다는 최창원 의장의 결단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문제는 백신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실적을 올릴 신성장동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프리미엄 백신에 초점을 맞췄지만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지점이 SK바이오사이언스에 지속적으로 던져지는 의문점이었다.

여기에 CDMO라는 캐시카우를 달아주면 얘기가 달라진다. 프리미엄 백신과 CGT 신약으로 확장을 꾀하는 기나긴 과정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다. IDT는 100년의 역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했던 트랙 레코드를 지니고 있어 기술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큰 도움이 된다.

SK㈜가 SK팜테코 포트폴리오 조정이 리밸런싱과 무관하다 선을 그은 것과 달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인수가 리밸런싱의 일환이라 말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바이오 신사업이 최창원 의장 아래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재편 작업은 이제 돌입 단계고 결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CGT CDMO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SK팜테코와의 중복사업 정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야 할 작업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안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SK그룹 전체가 진행 중인 리밸런싱에 어떤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사업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도 맞닿아있는 영역으로 SK그룹이 앞으로도 진정성을 갖고 사업을 해나간다는 의미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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