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만약 삼성전자가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면수은·산은 유사한 금리 기대…'한국물 미온적' 미국 투자자도 반색 전망
이정완 기자공개 2024-07-02 07:45:5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설이 퍼지며 실제 등판 여부를 놓고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글로벌 IB와 특별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나 '만약'을 놓고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이라는 압도적 위상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 수요가 전망된다.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글로벌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성도 돋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과 유사한 금리 수준으로 수십억달러 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게 IB업계의 중론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글로벌 신용도
28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B업계와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전자 재무부서 실무진은 글로벌 IB와 이따금 발행을 위한 스터디를 실시하곤 한다. 복수의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 관련 논의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전보다 문의가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한국물 조달 가능성이 거론되는 건 삼성전자가 압도적 글로벌 인지도를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만큼 일단 발행을 결정하면 대규모 투자 수요는 따놓은 당상이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는 한국물 시장을 꾸준히 찾아 조달에 나서고 있다. BBB급 발행사지만 올해 1월 글로벌본드 수요예측에서 총 65억달러 주문이 몰려 3년물 5억달러, 5년물 10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쿠폰 금리는 3년물과 5년물 모두 연 5%대로 결정됐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글로벌 신용도가 더 높다. 무디스(Moody’s)는 ‘Aa2, 안정적’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정부 신용도와 같다.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는 ‘AA-, 안정적’ 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이 역시 우리나라 신용등급과 동일하다. S&P는 삼성전자에 ‘AA-, 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AA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간기업 중에 AA급 글로벌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이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등급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업황을 넘어서는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으로 인정하는 셈이다.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디스는 올해 2월 지금 등급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칩 경기가 하강 국면에서 회복됨에 따라 향후 12~18개월 동안 삼성전자의 실적과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핵심 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주문 규모 고려하면 최소 '수십억달러' 조달 가능
결국 발행을 결정하기만 하면 수십억달러 조달에 문제가 없다. 투자자 구성도 글로벌 금융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미국 투자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적인 한국물 발행 시 미국 투자자 비중은 10~20%대를 기록한다. 투자자 대부분은 우리 기업에 익숙한 아시아 투자자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요예측을 실시하면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한 번에 억 단위(달러 기준) 주문을 할 것"이라며 "주문 규모만 감안해도 수십억달러 발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물을 발행한 민간기업 중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곳은 현대캐피탈아메리카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달 중순 37억5000만달러 글로벌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조달 눈높이도 이 수치가 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리 조건도 큰 관심사다. 지난 26일 마무리된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기준으로 보면 5년물로 10억달러를 동일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24bp를 더한 수치로 조달했다. 쿠폰 금리는 4.5%다.
삼성전자가 수요예측에 나서면 대한민국 정부보다는 높지만 정부와 동일한 신용도를 가지고 있는 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금리가 정해질 것으로 점친다. 두 특수은행은 올해 4%대 중후반 쿠폰 금리로 조달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의 행보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글로벌본드 등판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전까지 이어진 사실상 제로 금리 때에도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적이 없는데 전보다 훨씬 높아진 현재 금리 수준에서 한국물을 찍을지는 미지수"라고 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KADEX 2024 특별전시관에 '브레인봇' 전시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대 2.5조 베팅' MBK, 6호펀드서 실탄 마련했다
- [i-point]시노펙스, 대한신장학회 20회 부울경 혈액투석 심포지엄 참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끝까지 간다' MBK-영풍, '83만' 동일 선상 다시 격돌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치열해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재무 영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가격·법적 리스크’ 저울질, 기관투자자 선택은
- [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
- [i-point]노을, 아세안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 획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투자증권, 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돕는다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들의 유동화 조달전략]현금유출 '아쉬운' 한화솔루션, 카드값 5000억 쌓였다
- [thebell League Table]휴가철 비수기에도 '북적'…벌써 400억달러 넘었다
- [thebell League Table]KB증권, DCM '선두 굳히기' 나섰다
- [thebell note]'IB 출신' 증권사 CFO가 전한 교훈
- [Korean Paper]IR '공들인' KT, 美 '빅테크 기업'이 투자 나섰다
- SK온, 글로벌 '수출금융' 재차 끌어온다
- [Rating Watch]영구채 부메랑?…한국증권만 무디스 전망 낮아졌다
- [Korean Paper]주금공, 글로벌본드부터 커버드본드까지 '바쁘다 바빠'
- [적자 늪 빠진 중소형 증권사]한화증권, PF 사업성 '재평가'에 울었다
- [Market Watch]연준 '빅컷'에 한국물 '이종통화' 발행 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