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KB증권 ABS 수임 '독주'…DCM 주관 판도 '키'SB 박빙 예고 속 경쟁력 우위…등급 하향기, 리스크 절연 니즈 점증
양정우 기자공개 2024-07-03 07:38:1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1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채자본시장(DCM)에서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주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자산유동화증권(ABS) 실적이 최종 1위를 결정지을 '키'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역시 KB증권이 DCM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는 데 ABS 성적이 효자 노릇을 했다.이슈어 전반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기 사이클에서는 ABS 발행 니즈가 커지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발행사가 소유한 기초자산을 회사 자체 리스크와 절연해 조달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그간 ABS에 가장 공을 들여온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KB증권 DCM 선두 고수 '사활'…SB 경쟁 가열, ABS 실적 '효자노릇'
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ABS 주관액은 총 1조3969억원이다. 전체 발행액(7조3081억원)의 19.1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주관 건수 역시 총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KB증권은 국내 ABS 시장에서 독보적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ABS 주관금액이 총 4조6173억원에 달해 시장 점유율이 26.5%에 육박했다. 주관 실적의 순위는 단연 업계 1위로 나타났다. 총 50건의 딜을 수임하면서 양과 질을 모두 챙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해 ABS에서 거둔 실적은 KB증권이 DCM 전체 선두를 차지하는 데 효자 노릇을 했다. 구체적으로 진단해보면 일반 회사채(SB)와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에서 1위를 거둔 건 오히려 NH증권이었다. FB에서는 원래 NH증권의 실적이 매년 KB증권을 앞섰고 SB에서도 8년여 만에 KB증권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당시 NH증권은 KB증권보다 적은 딜을 수임하고도 주관 규모에서 앞선 성적을 냈다. 비결로는 단독 주관이 꼽힌다. 특히 1월(5000억원)과 7월(4000억원) 확보했던 신한금융지주 딜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박빙 경쟁 속에서 결국 최종 승리를 거둔 건 KB증권이었다. 무엇보다 NH증권의 실적이 거의 없는 ABS 파트에서 압도적 격차가 벌어진 덕분이다.
올해 KB증권 DCM 파트에서는 SB의 선두 자리를 탈환하고자 파상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상반기 기준 일반 회사채 파트에서 KB증권은 NH증권을 넘어 1위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총 8조1097억원의 실적을 쌓아 2위인 NH증권을 1조원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여기에 ABS에서도 역시 선두의 입지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NH증권은 2연패를 달성하고자 대형 SB 딜의 대표 주관을 수임하는 데 사력을 다할 방침이다. KB증권과 NH증권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KB증권의 경우 ABS에서 경쟁 우위가 확고한 덕에 전체 순위 경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용도 하향 흐름, ABS 니즈 쑥쑥…발행사-투자자, 모두 '금리 메리트'
ABS의 구조는 무엇보다 기초자산과 보유기업(발행사) 간 리스크가 절연되는 게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산 본연의 캐시플로우와 신용도만 별도로 진단해 제값을 책정받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발행사 신용도 리스크와 무관한 알짜 자산에 투자를 벌일 수 있다.
지난해 말을 전후해 국내 발행사 전반적으로 신용도 하향 추세가 뚜렷하다. 그간 회사채 발행을 추진해왔으나 크레딧 이슈에 발목이 잡혔던 이슈어가 적지 않은 여건이다. 이 때 ABS가 히든 카드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된 엠캐피탈(A-)도 올들어 조달 솔루션이 필요했던 발행사다. 결국 KB증권과 머리를 맞댄 결과 ABS로 조달 니즈를 풀어내는 선택을 내렸다. 신용도 하락에 난처한 이슈어는 새로운 루트를 통한 자금 조달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IB 파트에서는 투자자를 상대로 안정성이 확보된 기초자산에 금리 메리트를 부여해 ABS의 매력을 어필해 나가고 있다. 발행사 입장에서도 안정적 자산만 묶어 발행에 나서기에 조달 금리 측면에서 SB를 찍는 것보다 ABS가 좀더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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