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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D 사태 후 1년]순차적 거래 재개 움직임 "수익성·매력도 여전"①신규 진출·서비스 확대, 증시 회복에 자금 유입 가능성

윤기쁨 기자공개 2024-07-08 07:23:27

[편집자주]

일부 종목의 대규모 폭락을 촉발시켜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던 일명 '라덕연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여가 지났다. 주가 조작에 이용된 것으로 지목을 받았던 CFD(차액결제거래) 시장은 당국의 규제로 거래량은 반토막이 됐고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일부 증권사들이 사업을 재개하면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과 맞물리며 절세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유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더벨은 3편에 걸쳐 CFD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변화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08:39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 전 라덕연 사태로 침체됐던 CFD(차액결제거래)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비스를 중단했던 증권사들이 순차적으로 사업을 재개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분위기다. 규제 강화로 문턱은 높아졌지만 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CFD는 기초자산인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만 정산해 수익을 얻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주식을 매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금 결제는 없는 대신 증거금을 납입해야하고 미결제 약정을 청산할 때까지 이를 유지해야한다.

가령 최소증거금률 40%가 적용되는 CFD에 투자할 경우 100만원어치 주식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40만원 증거금을 예치해야한다. 최대 2.5배 레버리지로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라덕연 일당이 유동성이 낮은 종목들의 CFD를 활용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축소됐다. 금융당국은 3개월간 거래 중단 조치를 내리고 관련 제도 보완 작업에 나섰고 작년 9월부터 서비스가 재개됐다.

◇CFD 거래 속속 시작하는 증권사들, 서비스 확대 움직임도

종전까지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총 13개사가 CFD 거래를 지원했지만 라덕연 사태로 일부는 사업에서 손을 뗐다. 올해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중단했던 서비스를 다시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거래 가능 대상을 늘리면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 곳도 있다. 수익성을 고려했을 때 CFD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히려 전문투자자 요건이 강화되면서 리스크는 낮아진 반면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커졌다. 업황 부침으로 신규 먹거리가 절실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쏠쏠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잔고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데 증시가 회복하면 CFD 유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전문투자자 요건이 5000만원이었는데 3억원으로 상향되면서 비록 계좌 수는 감소했을지라도 금액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경쟁사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기존 고객들도 많이 넘어오고 있는데다 절세나 고수익과 같은 장점으로 수요는 꾸준한 편"이라며 "이전보다 리스크 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고 수익률도 쏠쏠하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이투자증권은 라덕연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시장에 신규로 진출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국내 주식 CFD를 도입하고 곧이어 미국 주식으로 대상을 넓히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을 신규로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메리츠증권도 CFD 거래를 재개하고 미국 주간거래를 추가로 도입해 서비스를 확대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시차와 상관없이 편리하게 미국 주식을 CFD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당국 눈치에 '주저',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에 촉각

다만 일부 증권사들은 CFD 서비스에 여전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업을 재개했더라도 최소증거금율을 기존 40%에서 100%로 올리고 레버리지 거래를 막는 식으로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고객들만 계좌를 개설하도록 하거나, 개인별 신용 공여 한도를 30억원으로 묶어 혹시 모를 문제를 사전에 막는다는 구상이다.

기존에 CFD 비중이 크지 않았던 대형사들의 경우 재개 여부를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전보다 시장이 위축됐다는 판단과 금융당국의 감시 강화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단호한 사업 종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계속해서 중단하고 있다. 라덕연 사태 이전까지 CFD 규모가 가장 컸던 키움증권도 재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점은 미정이다.

한편 사업을 아예 접은 곳도 있다. SK증권은 2022년 2월부터 제공해온 국내·해외 CFD 거래를 지난 7월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업 자체를 접은 것은 국내 증권사 중 처음이다. KB증권은 해외 주식에 한해 CFD 서비스를 종료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공매도 금지 종료 여부와 관련 제도 개선 방향에 따라 CFD 거래 활성화와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CFD는 매도 포지션으로 거래를 체결할 경우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특정 주식을 팔수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와 유사하다. 이에 기관투자자들 대비 공매도 전략을 활용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CFD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매도 포지션 청산만 가능하기 때문에 몇몇 고객들은 공매도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며 "CFD 제도가 강화되면서 내부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데 증시도 살아나고 있고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릴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경우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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