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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조선업 슈퍼사이클 올라탄 세진중공업, 시총 2배 '껑충'올해 매출 4400억·영업익 400억 전망, 캐파 증설 장기성장 '기대'

성상우 기자공개 2024-07-10 08:50:3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08: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세진중공업은 최근 상장 이래 최고 주가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기록한 종가 9280원은 52주 신고가이면서 상장 이래 최고 주가였습니다. 이날 기록이 바뀌기 전까지 최고가는 2년 전인 2022년 8월 기록한 8900원이었죠.

눈여겨 볼 대목은 상승 기간과 속도입니다. 세진중공업 주가는 올해 초 가격 대비로는 110%, 1년래 최저점인 지난해 11월 가격대 대비로는 130% 올랐는데, 이 기간 주가의 궤적을 보면 강한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습니다. 반년 이상의 꾸준한 매수세가 동반됐다는 의미죠.

회사의 실적 성장이나 재무 개선 같은 단일 이슈만으로 이뤄진 상승세라고 보긴 힘듭니다. 전방 산업이 다시 호황세로 접어들면서 시장의 팽창과 회사의 성장이 맞물린 결과라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섹터 전체가 주목받으면서 수급이 몰렸고 그 중 대형사 물량을 독식하다시피하고 있는 세진중공업이 특히 수혜를 본 모양새입니다.


세진중공업이 영위하고 있는 조선업은 최근 ‘슈퍼 사이클’이라고 할 만큼의 호황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과거 십수년 전의 조선업 전성기가 아쉽지 않은 정도죠. 이는 시장 평가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습니다. 세진중공업은 연초 대비 2배 이상 주가가 오르면서 시가총액은 어느덧 6000억원을 바라보고 있죠. 세진중공업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 조선 섹터의 주요 종목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 남부럽지 않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Industry & Event

세진중공업은 1999년 9월에 설립된 조선기자재 부품 생산 기업입니다. 2015년 11월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죠. 현재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HD현대그룹 산하 주요 계열사들의 외주 물량을 독과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 내 선원들의 주거 공간으로 쓰이는 데크하우스(Deck House)와 LPG 운반선에 탑재되는 LPG 탱크 부문에선 글로벌 1위 기자재 업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내 초대형 조선사들에게 원하는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캐파(CAPA)를 갖췄다는 게 글로벌 조선 기자재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죠.

세진중공업이 갖추고 있는 약 65.4만㎡(20만평)의 야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힙니다. 연간 생산능력은 선실 130척, LPG 탱크 30척, 해양플랜트 1기로 대량생산을 위한 효율적인 블록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죠. 지난해 기준 연간 라인 가동률이 80% 이상인데 확보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시장 관측입니다.


세진중공업의 최근 주가에 더 힘을 보탰던 요인은 고객사 다변화입니다. 그동안 세진중공업의 납품 물량은 대부분이 HD현대그룹향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른 고객사로도 납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삼성중공업에 대한 LPG 탱크 초도 물량을 납품했죠. 지난달엔 한화오션으로부터 190억 규모 선실 제작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HD현대그룹을 비롯한 국내 조선 3사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세진중공업의 납품 물량도 이에 연동돼 늘어날 것이란 게 시장 관측입니다.

◇Market View

조선업이 최근 ‘핫’ 섹터인 만큼 세진중공업을 다루는 주요 증권사 보고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주가 급등기였던 지난달에 사업 현황을 재조명하는 보고서가 쏟아졌죠.

다올투자증권은 세진중공업의 조업량이 2026년부터 2년간 50% 정도 추가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기존 본사 옆에 블록 선행공정 투자로 캐파가 확대되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나증권은 “글로벌 1위 LPG 탱크 제조 기업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존 고객사 HD현대그룹과의 안정적 관계에 더해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의 추가 고객군이 더해지는 효과를 근거로 제시했죠. 커지는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시장에서도 세진중공업이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됐습니다.

올해 세진중공업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44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진중공업이 거둔 실적은 매출 3848억원, 영업이익 336억원 수준입니다.

◇Keyman & Comments

세진중공업 재무부문의 키맨은 성하혁 기획조정부문장(상무)을 들 수 있습니다. 1985년생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미등기임원 명단에 등장한 인물이죠. 출생년도 외에 학력이나 기타 경력 등의 정보는 기재돼 있지 않습니다. 세진중공업은 공시된 사업보고서 임원 현황 명단의 주석으로 "미등기임원으로서 5년이상 회사에 계속 재직하여 생략한다"고 기타 정보를 기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연 설명했습니다.

임원 명단에 올라 있는 다른 임원들의 평균 나이대를 고려하면 성 상무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CFO직을 맡은 셈입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임원들의 나이는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1960년대생 이상이기 때문이죠. 1980년대생 임원은 성 상무를 제외하면 오너일가인 윤지원 부사장(1985년생)과 윤지현 부사장(1981년생) 뿐입니다.

그의 임원 승진 전후 사업보고서를 종합해보면 기획조정부문이란 조직은 성 상무가 임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진 없었던 조직입니다. 성 상무의 임원 승진과 함께 만들어진 직책으로 보입니다. 일련의 정황들을 고려하면 젊은 나이에 다소 파격적 승진을 한 모양새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더벨은 세진중공업의 IR 담당자를 통해 성 상무와의 전화 연결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이날까지 성 상무 측의 회신을 받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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