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강스템바이오텍의 아토피 3상 재도전, '플라시보'에 고배1차 지표 12주 시점 데이터 실패, 16차 이후 장기 효과 불구 높은 위약군이 장벽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08 14:01:34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이 중등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두 번째 임상 3상에서도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첫 번째 실패 당시 두 번의 좌절은 없다는 강스템바이오텍의 호언장담을 가로막은 건 '위약군'이었다.기존 약물과의 비교 임상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여군과 격차가 의미있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이 데이터로는 품목허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위약군과 별 차이 없다' 코아스템AD 3상 1차 변수 미충족
강스템바이오텍이 공개한 퓨어스템AD 국내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는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임상 중 이탈한 피험자를 포함한 통계처리결과(ITT)에선 베이스라인 대비 12주 시점의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시험군 32.95%를 보였고 위약군은 29.29%를 나타냈다.
연구 프로토콜을 엄격히 지킨 코호트만을 포함해 분석한 결과(MPPS) 역시 대동소이했다. 투여군에서 34.18%의 반응률을 보였고 위약대조군은 29.79% 나타내면서 역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톱라인에서의 1차 평가지표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임상을 통한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찾았다는 입장이다. 이어 올해 4분기 중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부적인 개발 및 대응 방안을 다시 공개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이와 함께 강스템바이오텍이 점찍은 부분은 투약 기간이 긴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견했단 점이다. 세부적으로 12주 이후부턴 앞서 EASI 지표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대상자 수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배요한 강스템바이오텍 임상개발본부장은 "12주차 1차 평가지표에선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16주차에서 24주차까지 EASI50 달성률이 다시 목표치에 도달했고 70% 이상의 감소한 비율도 상승하며 의미있는 결과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2019년 실패 이은 두 번째 아토피피부염 3상서도 고배
그러나 강스템바이오텍이 이번 톱라인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먼저 1차 지표로 잡은 반응률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 외에도 높은 위약대조군의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임상이 이미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진행했단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앞서 2019년에도 아토피피부염과 관련 임상 3상을 진행했다. 당시도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당시 강스템바이오텍은 원인을 동결보관과 해동으로 인한 세포 활성도 저하로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접목해 임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두 번째 도전에서도 사실상 고배를 마시며 상황은 밝지 않다. 당초 통계 및 임상 분석을 통해 이번 3상에선 12주 시점부터 대조군 대비 EASI 50 달성률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게 무위로 돌아갔다.
업계 시선은 자연스럽게 임상 설계가 치밀하지 못했던 점으로 꼽힌다. 아토피피부염은 중등도 이상이라 할지라도 임상을 꾸리고 진행할 때 특별한 난관이 없으며 난도가 높지 않은 적응증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결과가 아쉬운 점은 회사 측에서 임상 설계 과정에서 유효성 입증에만 초점을 맞추다 플라시보의 중요성을 일부 놓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이번 임상은 기존 출시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와의 비교 임상을 설정하지 않은만큼 플라시보에 좌우될 영향이 커 보였다"며 "투여 후 시간이 지날수록 지표가 높아진다 하더라도 이를 다시 1차 변수로 끌어올리려면 재설계를 통한 재임상이 필요하면 이대로는 품목허가 문턱을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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