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료기술 오가노이드 점검]강스템바이오텍, '치료제 상용화' 숙원 풀 신기술 낙점③조기 수익성 확보 가능한 모델 덧대며 잃어버린 모멘텀 회복 노림수
최은수 기자공개 2023-07-06 13:27:20
[편집자주]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정책에 오가노이드를 포함했다. 이름도 낯선 인체장기 유사체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글로벌에서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지금껏 어려웠던 각종 재생치료에 접목할 최첨단 의료기술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미성숙 영역이지만 투자와 지원 적기라는 판단이 힘을 받는다. 이제 첫걸음을 뗀 오가노이드에 대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전략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잇단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좌초로 잃어버린 모멘텀을 '오가노이드'에서 되찾고자 한다. 한때 1조원이 넘던 몸값은 10분의 1토막이 났고 대규모 임상 진행을 위한 유동성 숙제도 풀어야 하지만 여전히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제대혈 기반 줄기세포 치료제로 아직 넘지 못한 신약 상용화의 길은 오가노이드를 더해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인체 피부, 췌도 같은 기능과 구조를 모사해 비임상 시장을 노리는 플랫폼 사업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20년부터 길목기술 확보 시작, 초기 시장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
강스템바이오텍은 사업 경쟁력을 줄기세포를 앞세워 쌓아왔다. 미증유의 시장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를 핵심 파이프라인 퓨어스템AD로 타깃했지만 잇달아 유의성 입증에 난항을 겪었고 주가 침체가 시작됐다. 2019년 퓨어스템AD의 통계적 유의성 데이터를 공개하기 전 1조원을 넘었던 몸값은 현재 1000억원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이 상황에서 강스템바이오텍은 갑자기 오가노이드를 꺼내들었다. 시장에서 기존 주력 파이프라인인 줄기세포치료제의 상용화가 지연되는 걸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해석해 왔던 이유다. 그러나 작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80여 년 만에 동물실험 의무 규정을 삭제하는 법령이 통과되는 등 전 세계적 관심이 급증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강스템바이오텍은 2020년 이후 총 개의 특허를 따내며 오가노이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근간을 만들었다. 오가노이드를 향한 사업전략이 확산되는 만큼 특허를 통한 길목기술 확보는 필수였다. 2010년 설립 후 획득한 170여개의 특허에 비하면 미미하다. 다만 차세대 먹거리인 오가노이드 분야가 이제 개화를 앞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도입하면서 오가노이드 사업화를 위한 최소 요건은 충족한 상태다. 작년 9월엔 피부 오가노이드 기술 관련 연구를 보건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아이사이언스)에 발표하면서 경쟁력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시험 진행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먹거리인 오가노이드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사업화를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당뇨 치료제 플랫폼 투트랙… 신사업 뒷받침할 체력 확중 과제로
강스템바이오텍의 오가노이드 사업 줄기는 크게 두 갈래의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뉜다. 앞서 줄기세포 기술로 넘지 못했던 아토피피부염, 그리고 췌장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는 당뇨병이다. 이는 오가노이드와 인체조직을 구현해 약물 예측도를 확인하는 형태로 요약된다.
아토피피부염 모델은 만능성 줄기세포(iSPC) 유래 피부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비임상(전임상) 단계에서 치료제 예측도를 확인하는 형태다. 올해 2월 국내 1위 피부 인체 적용시험기관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와 업무협약으로 플랫폼 사업모델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양사는 아토피 피부염과 함께 정상·홍조·홍반·노화 피부 모델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췌도 오가노이드 기술 구현은 작년 11월 이지씨테라퓨틱스와 손잡고 시작했다. 오가노이드를 캡슐화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세포 표면에 고분자 나노 코팅층을 형성해 오가노이드를 캡슐화하면 췌도에 이식한 환자의 면역반응을 회피해 인슐린을 분비한다는 개념이다. 현재 당뇨병 동물모델에서 췌도 오가노이드의 체내 생착을 연구 중이다.
관건은 강스템바이오텍이 지향하는 신기술 연구와 임상을 유지할 체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2021년 본격적으로 오가노이드 신사업에 진입한 결과 약 1년 반 만에 500억원이 넘은 현금 잔고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아직은 매출이 유의미한 현금 창출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어 사업 지속을 위한 세부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세부적으로 작년 말 360억원이던 강스템바이오텍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70억원이 줄어든 290억원이다.
오가노이드가 직접 타깃하는 비임상 부문의 매출이 줄곧 증가세인 점은 위안거리다. 가스템바이오텍은 설립 후 처음으로 작년 비임상시험 사업 매출액(연결) 100억원을 넘겼다. 줄기세포사업을 주력으로 출발했지만 비임상 영역이 먼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다. 여기에 오가노이드가 조기에 안착하면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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