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 회장 "이젠 분쟁 끝낼 시점, 제약강자 입지 되찾자"송영숙 회장 사퇴 후 인터뷰, "오너화합 최우선, 대승적으로 형제 결단도 기대"
김형석 기자공개 2024-07-09 07:55:2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8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경영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8일 오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사진)은 더벨에 이를 "3자간 합의"였다고 설명했다. 오너일가 분쟁에서 비롯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위기를 사실상 신 회장 아니면 해결하기 어렵다는데 3자가 뜻을 모았던 셈이다.신 회장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 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척점에 있는듯 보이지만 뜻이 맞다면 함께 일할 계획이라는 표현으로 '화합' 의지를 드러냈다. 전문경영인 후보, 추가 지분매입 가능성 등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녀연대 3자 합의에 따라 경영은 '신동국' "이젠 내가 중재한다"
더벨은 송 회장의 퇴진이 발표된 8일 오전 신 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신 회장은 송 회장의 퇴임에 대해 이미 "예정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달 3일 신 회장과 송 회장 그리고 장녀 임주현 부회장 3자간 맺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송 회장의 퇴진이 3자간 합의에 의한 것이냐는 더벨의 질문에 신 회장은 "그렇다"며 "그간 송영숙 회장이 힘든 상황을 오롯이 홀로 견뎌왔는데 이제는 내가 중재를 하고 수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제네릭을 비롯해 신약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국내 최고의 제약사인데 오너 이슈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신사업이나 교통정리 할 부분들이 많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젠 적극적으로 나서 정리할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이 직접 나선 건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자발적 화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오너일가와 가깝게 지낸 인물이자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이다.
따라서 여러모로 오너일가를 중재할 적임자로 평가됐다. 그는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양도받으면서 18%를 쥔 압도적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그는 표면상 대척점에 있는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 미사이언스 대표와도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나선 첫번째 배경은 어디까지나 '중재'라는 의미다.
신 회장은 "두 형제와도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통점을 서로가 찾아낼 것"이라며 "나의 최종 목표는 임씨 가문이 잘 남아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형제들도 잘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 CEO 체제 준비, 후보군 물색 중…추가 지분 매입은 '글쎄'
사실 신 회장이 전면에 나선 건 예견된 수순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제약업 전문성을 갖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40여년 무차입으로 건실한 한양정밀을 창업하고 키워온 그의 노련함을 감안할 때 전면에 설 가능성은 사실 시간문제라는 분석이었다.
임종윤 사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석달간 상속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신사업은 물론 경영 자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한 데 따라 핵심 주주로서 더이상 손놓고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더벨과의 인터뷰 내내 거듭 '중재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점을 적극 피력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신 회장이 그리는 한미약품그룹 경영 시스템은 결국 '전문경영인' 체제다. 다만 누구를 전문경영인으로 세울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도록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여러 인물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고려할 게 많기 때문에 확정된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오전 송 회장의 퇴진 입장문과도 일맥상통한다. 송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형제와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히 오너가의 화합을 위해선 임종훈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임종윤 사장의 경우엔 소통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다른 의견이 있다"면서도 "임종훈 대표는 다른 방식의 대화를 하고 있고 아직 결정을 듣진 못했지만 함께 뜻을 펼쳐나간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종윤·종훈 형제와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 만큼 오너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서로간의 차선책이라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임주현 부회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을 잡은 후 임주현 부회장은 경영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거의 미국에서 장기 체류하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신 회장은 "임주현 부회장이 무슨 역할을 할 지는 아직 결정한 건 없지만 중요한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며 "조율하는 단계가 필요하고 그 시간은 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추가매입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그 단계를 고민할 건 아니다"고 말했다. 오너일가간 분쟁의 중재 그리고 화합을 시도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현존하는 이사의 해임 등 까다롭고 번거로운 절차 등에 대한 계획도 "절차대로 합법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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