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세아 마케팅' 그레그 애보트, 큰 그림 '텍사스 거래소' 이정훈 세아창원특수강 대표 동행, 투자 계획 발표…금융경쟁력 강조 '눈길'
김경태 기자공개 2024-07-11 07:37:2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레그 애보트(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가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과 소통에 적극 나섰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경영진과 만난 데 이어 세아그룹의 텍사스 신규 투자 건을 발표했다.애보트 지사는 텍사스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다른 대기업들과도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다. 동시에 텍사스에서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증권 거래소도 소개하는 등 알뜰하게 마케팅을 펼쳤다.
◇'휠체어 투혼' 애보트, 세아그룹 경영진 동행…'텍사스 거래소' 마케팅
애보트 주지사는 이달 9일 오후 4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휠체어를 타고 행사장에 등장했다. 1984년 나무에 깔리는 사고를 겪은 뒤 하반신이 마비됐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행사장에 등장했지만 열정적으로 텍사스에 대한 마케팅에 나섰다. 약 30분간 텍사스의 기업 유치 노력, 한국기업에 대한 감사 인사 등을 말했다. 텍사스에 대한 한국의 교역량은 320억 달러(한화 약 44조4000억원) 이상이다. 한국은 텍사스에 네 번째로 교역 규모가 큰 국가다.
애보트 주지사는 "한국과 텍사스는 국민에게 경제적 자유와 기회를 제공하며 혁신적인 미래를 함께 도모한다"며 "한국은 텍사스 내 외국인직접투자(FDI) 투자액 1위 국가로서 삼성과 같은 한국 기업들이 텍사스 주 전역에 핵심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협력을 통해 한국-텍사스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나아가 미래의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발견하고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세아그룹의 텍사스 신규 투자가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행사장에는 이정훈 세아창원특수강 대표, 마이클 킹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 대표가 참석했다. 이 대표는 애보트 주지사의 바로 옆에 자리했다.
세아그룹은 텍사스 템플(Temple)시에 철강 제조 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약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원)다. 이번 투자를 통해 1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고품질 슈퍼알로이 특수합금 제조시설을 텍사스 템플 지역에 구축하기 위해 1억1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슈퍼알로이는 합금의 일종으로 고온, 고부식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는 템플 산업공단에 위치할 예정이며 프로젝트 초반에 활용할 총 부지 규모는 45에이커, 약 5만5000평 정도가 될 것"이라며 "최초 상업용 생산은 2026년 상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준공 이후 총 100개의 직접 고용효과가 2028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텍사스의 경쟁력을 설명하면서 에너지뿐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항공우주, 의료 등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가 석유, 가스로 유명하지만 풍력과 태양광 발전도 미국에서 1위"라며 "지난 5년간 모든 산업군의 제조 설비를 텍사스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1위"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융분야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텍사스는 미국 내 어느 지역보다 금융 근로자 수가 많다"며 "(텍사스가) 자본의 중심으로 부상을 했는데 캐피탈마켓(자본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텍사스 거래소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마 어느 날 세아가 텍사스 거래소에 상장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애보트, '친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SK하이닉스·미국 대선 언급
애보트 주지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 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시설을 둘러봤다. 재계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보트 주지사는 평택 캠퍼스 내 P1라인을 둘러봤으며, 캠퍼스 내에 추가로 건설될 두 개의 공장에 대한 브리핑을 보고 받았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Austin)에 2곳을 포함해 현재 추가로 테일러(Taylor)시에 제조시설(팹)을 건설하고 있다. 애보트 주지사는 텍사스에서 삼성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도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지난 4월 텍사스 오스틴의 주지사 관저에서 삼성전자 경계현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만나 삼성전자의 텍사스 역대 최대 규모인 400억 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등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축하한 바 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감상을 묻는 질문에 "삼성전자 임원진과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접촉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제는 어떤 사업 파트너가 아니라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며 "텍사스에 현재 건설되고 있는 공장의 경우 AI용 칩을 만드는 웨이퍼를 생산하는 전용 기지로 이용될 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도 텍사스 지역에서 각종 사업을 하면서 AI를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삼성의 웨이퍼 생산기지가 텍사스에 둥지를 틀게 된다면 텍사스의 AI 리더 위치가 좀 더 공고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반도체산업의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와는 별도의 일정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항상 문을 활짝 열어두는 면도 있고 SK하이닉스 분들도 저희가 어떤 인센티브를 주는지 본다면 나중에 결국은 텍사스에 끌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에 관한 언급도 내놨다. 애보트 주지사는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제가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텍사스가 여전히 사업하기 좋은 넘버원 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뿐만 아니라 텍사스에서 각종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텍사스와 같이 발전하는 환경을 저희가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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