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파수, 7년만에 역성장 '신사업 묘수' 통할까③과도한 지출에 실적·현금흐름 약화…AI 이어 OT보안 돌파구? '아직'
이상원 기자공개 2024-07-17 13:28:14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7:2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수는 7년 만에 역성장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그동안 신사업 추진을 위해 연구개발(R&D) 지출을 늘린 데다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증가한 탓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EBITDA 등 지표를 볼 때 현금창출력 자체가 약화된 모양새다.수익성 개선을 위한 타개책으로 꺼내 든 카드는 신사업이다. 그동안 인공지능 메모장, 정보보안 컨설팅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올해는 7년 만에 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운영체제(OT) 보안 시장에 진출해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보안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변모해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생각이다.
◇2년간 R&D 비용 증가세, 현금배당 재개에 실적부담 가중
파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8억원으로 26.6%, 24.1%의 감소세를 보였다. 파수는 2013년 코스닥 상장 후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지만 외형 성장만큼은 이어왔다. 하지만 작년에는 7년 만에 수익뿐 아니라 매출까지 역성장했다.
수익성 하락은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국내 보안기업들은 전체 지출에서 판관비 등 마케팅 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꾸준히 업데이트된 제품을 선보이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등 판관비 지출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파수의 작년 판관비는 54억원이다. 2020~2022년 40억원대 수준이었던 판관비가 작년 처음으로 50억원을 넘어섰다.
정보보안 특성상 개발자 등 IT 전문 인력 채용에 따른 높은 인건비도 무시할 수 없다. 파수는 R&D 비용 항목에 판관비를 비롯해 인건비도 포함시키고 있다. 최근 4년간 평균 인건비는 14억원 수준이다. 이로써 작년 R&D 명목으로 68억원을 썼다. 매출액 대비 15.9% 수준이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12.78%에서 2년간 3.12% 늘렸다.
지출이 증가하는 데 반해 EBITDA는 감소하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작년 파수의 EBITDA는 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IT 제품 수요가 늘자 EBITDA는 2021년부터 증가해 이듬해 100억원에 육박했지만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현금배당으로 인한 실적 압박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수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4억원의 현금을 배당한 후 5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2022년 재개해 2023년까지 2년 연속 배당을 지급했다. 각각 11억원 수준으로 작년 배당성향은 26.1%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불가피하다.
파수 관계자는 "작년 마케팅 비용과 함께 투자를 많이 했다. 올해 기업용 LLM '엘름'을 출시하는 등 AI 개발에 속도를 내다 보니 그동안 R&D 지출을 늘려왔다"며 "매년 지속적으로 신입 공채 등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 또한 늘어나고 추세라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OT 보안 시장 초기단계, M&A로 단숨에 선점 계획
수익성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이어오면서 파수도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이미 기업용 대영언어모델(LLM)을 출시하며 AI 사업에 뛰어들었다. 데이터 보안에 대한 노하우를 접목시켜 해당 분야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올 5월에는 파로스네트웍스를 인수하며 OT 보안으로도 눈을 돌렸다. 2017년 정보보호 컨설팅 기업 에스피에스를 인수한 지 6년 만에 M&A를 단행했다. 최근 보안기업들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파수도 M&A 대열에 합류했다. 그중 일부는 이종 산업에 진출을 모색하는 반면 파수는 보안 영역 자체를 확대하고 있다.
OT 보안은 과거부터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OT는 산업용 장비를 제어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제조업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에 사용된다. 데이터 시스템을 다루는 IT와는 대비되지만 IT 기술이 OT에 접목되면서 정보보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파수는 해당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파로스네트웍스 인수와 함께 OT 보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서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렇다 할 기업이 없다"며 "OT가 점차 IT 기술이 접목된 IOT의 모습을 띄는 추세다. OT 보안으로 확장에 보안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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