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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딥체인지, AI]달라진 'AI 인재 확보' 온도차④타그룹 대비 소극적 평가...1년 새 AI 관련 임직원 수 급격히 증가

정명섭 기자공개 2024-07-12 13:25:47

[편집자주]

'회장님의 어떤 것'은 특별하다. 최고 경영자가 주목한 기술이나 제품이 곧 기업의 미래이자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오너의 역할은 아니겠지만 의사결정권자의 무게감은 더없이 막중하다. 더벨이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이 낙점한 기술·제품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이 주요 산업 부문의 혁신을 불러올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으면서 국내외 기업 간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다. 지난해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이와 관련한 산업의 성장과 서비스 변화 속도가 빨라져 AI 분야 인력난은 더 심화하는 추세다.

SK그룹은 AI가 그룹 차원의 신사업이 아니다 보니 그동안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다. 이전에 영입했던 석학들의 이탈도 경험했다. 올들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중심의 AI 부문 성장 모멘텀이 가시화하면서 공격적으로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석학들은 놓쳤지만…AI 인력 자체는 증가 추세

최 회장이 직접 AI 사업 확장을 외친 건 비교적 최근이라 이전까지 SK그룹의 거물급 AI 인재 영입과 관련한 움직임은 재계 다른 그룹 대비 적은 편이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I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 사태'가 발발한 이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들이 세계적인 석학 영입을 직접 챙긴 것과 대조적이다.

LG그룹의 경우 2018년에 취임한 구 회장이 신사업으로 AI를 내건 이후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교수, 이문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 등 AI 석학을 영입하고 독립적인 AI 연구 조직 'LG AI 연구원'을 출범했다. 박사급 인력에 최소 연봉 1억원 이상을 지급하며 인력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2021년 걸쳐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토마소 포지오 교수와 다니엘라 러스 교수, 조경현 뉴욕대 교수 등을 자문위원으로 영입해 AI 기술 경쟁력 확보와 미래차의 AI 적용 등에 조언을 받았다. 글로벌 수준의 AI 석학 영입은 또 다른 인재를 불러오는 선순환을 일으킨다. 해당 기업의 AI 투자 의지와 기술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인 셈이다.

SK그룹은 AI 확장 주체였던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인재를 영입해왔다. 2018년에 애플 AI 비서 '시리'와 AI 스피커 '홈팟' 개발 책임자 출신의 김윤 박사와 글로벌 모바일 광고 플랫폼 탭조이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총괄한 진요한 박사 영입이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그러나 김윤 박사는 AI 리서치센터장,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차례로 역임하다 2022년에 회사를 떠났다. 진요한 박사는 지난해 LG CNS AI 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름값 높은 석학들이 회사를 떠났지만 AI 사업과 관련한 직원 수가 늘었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SK텔레콤의 AI 인력은 2023년 1월 1545명에서 지난 4월 2118명으로 약 500명가량 늘었다.

올들어 최 회장이 AI와 반도체에 힘을 실어주면서 그룹 전반의 AI 관련 임원 수도 늘었다. 지난해 12명이던 SK그룹의 AI 전문 임원 수는 올해 53명을 기록했다. 이는 재계에서 LG그룹(55명)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올 초 SK하이닉스에 AI 인프라 부서가 신설돼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등 24명의 임원이 배치되면서 AI 임원 수가 크게 늘었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 최 회장이 AI 리더십을 강조한 만큼 AI 인재 영입과 관련해 연내 의미있는 의사결정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AI 인재 직접 키우는 '내재화' 전략 병행…유망 기업 투자로 네트워크 확대

SK그룹은 장기적으로 AI 인력이 부족할 것에 대비해 인재를 양성하는 내재화 전략도 펴고 있다. 인력 확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다 보니 필요 인력을 직접 키워야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SK텔레콤은 AI 분야 미래 인재를 발굴하는 육성 프로그램 'AI 펠로우십' 제도를 운용 중이다. AI 등을 수학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무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현직 개발자와 동일한 연구를 수행하는 기회를 주는 게 골자다. 성과가 우수한 과제의 경우 상용화도 추진된다.

그룹 차원에선 국내 주요 공과대학 8곳과 손잡고 사내 교육 플랫폼 '써니'를 통해 생산, 제조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사례 등의 강의를 제공한다. 지난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실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등의 실습이 진행됐다.


또 다른 AI 인재 확보 전략은 AI 스타트업 투자다. 유망 기업 투자는 핵심 기술 확보 외에도 협력 과정에서 인력 교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이 최근 미국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기업 퍼플렉시티에 138억원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외 SK텔레콤이 지분을 투자한 AI 스타트업은 코난 테크놀로지, 페르소나AI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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