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미루는 포스코그룹, 퓨처엠은 왜 예외였나 리튬 등 대규모 투자에 차입 불가피 판단…'장인화호' 보수적 자원배분 기조 '유지'
손현지 기자공개 2024-07-18 07:24: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5: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연초부터 공모채 발행을 추진해왔다. 연내 26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설비투자(CAPEX)로 약 2조8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인 만큼 선제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다만 지주사와의 협의가 늦춰지면서 공모채 계획을 잠시 미뤄야 했다. 그룹 재무전략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포스코홀딩스 측에선 금리 인하 전 서둘러서 자금조달을 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겼던 것이다.
최근에서야 원활한 협의를 이뤄낸 배경에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현금성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감안됐다. 물론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4조원의 여력이 있다. 하지만 그룹 내부적으로 자원배분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황이라 유상증자 여부 실행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약 3조원에 가까운 설비투자(CAPEX) 계획까지 수행하려면 회사채 등 외부조달이 불가피했다는 판단이다.
◇회사채는 승인, 유상증자는 '아직' 검토 중
포스코퓨처엠이 하반기 그룹 첫 공모채 이슈어로 나선다. 다만 조달 니즈는 일찍부터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15일 포스코그룹 한 관계자는 "사실 연초 조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작년 연말 금리가 빠지면서 연초가 적시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주사의 의견은 달랐다. '하반기 금리가 더 떨어질건데 굳이 서둘러 조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시각이 강했던 것. 포스코홀딩스 재무팀의 보수적 기류는 완강했다. 철강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도 같은 이유로 공모채 조달 계획을 보류했다.
차환 시기도 임박했다. 연내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400억원, 12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든든한 모회사 뒷배를 기대할 수도 있었다. 포스코홀딩스는 현금 여력은 4조원 남짓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룹 지원 가능 여부는 '미정'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이제 100일이 넘은 상황인 만큼 그룹 자원배분 방향성이 명확히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 한 관계자는 "장 회장이 2차전지 쪽으로 계속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긴 했지만 그외 다른 부분에 대해선 명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그룹 전체적 차원의 차입금 관리의 효율성에 방점을 두고 계열사별 자본조달 방안을 심사숙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지주사는 포스코퓨처엠의 부채성자본조달은 승인해줬지만, 그룹의 지원이 필요한 유상증자 등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수의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장 회장은 최대한 계열사 지원을 자제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채권 금리 하락 시작, 적절 시기 '모니터링'
지주 측에서 심사숙고 끝에 포스코퓨처엠의 공모채 발행을 승인해 준 건 최근 금리 변동 추이도 영향을 줬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국내외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10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공모채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이슈어다. 2019년 첫 발행에 나선 뒤 2022년까지 매해 2000~3000억원 가량 채권을 찍었다. 2023년엔 9500억원으로 1조원 가까운 금액을 조달하기도 했다. 미래소재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대규모 투자금 마련에 나섰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을 시작으로 다른 계열사들의 조달 가능성도 점쳐진다. 포스코그룹의 올해 연결 투자규모는 10조8000억에 달한다.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도 2조원에 육박한다.
다만 그룹 차입금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포스코는 연내 발행을 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보유 시재가 충분해 상대적으로 연결 차입금 관리 측면에서 여력이 있어 자제해달라는 지주 측의 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16일 3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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