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조선부터 전력까지…호황 올라탄 HD현대그룹⑦지주사 주가에도 활기…HD현대마린솔루션은 20%↓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16 07:29:55
[편집자주]
올 상반기 그룹별 시가총액 순위는 산업 변화에 따라 요동쳤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삼성그룹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차전지 캐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확장 등 대내외 요인으로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의 등락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기업가치 상승에 함께 노력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다. 더벨이 그룹별 계열사의 상반기 기업가치 변화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의 성장 배경은 '호황'이다. 재개된 조선업의 선박 발주 사이클과 각국의 경쟁적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회사에 대박을 터뜨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국내 증시도 즉각 반응했다. 투자자들은 탄탄한 성과를 내는 HD현대그룹 주식 투자를 늘리고 상장에 도전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시장 최대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상반기 내내 호응이 이어지면서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은 어느새 54조원까지 늘었다.
◇그룹 시총 58%↑…관심의 핵 'HD현대일렉트릭'
올해 상반기 말(6월28일) 조사된 HD현대그룹의 시총 규모는 54조4723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말(12월28일) 시총이 34조3149억원이었으니 불과 6개월 만에 58%나 올랐다.
올해 5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공개(IPO)로 상장 계열사는 8곳에서 9곳으로 확대됐다. 시총 10조원이 넘는 계열사는 작년 말 1곳에서 올해 상반기 말에는 3곳으로 늘었고 전체 상장사 중 단 2곳을 제외하고는 시총 외형이 커졌을 만큼 성과가 고르게 나타났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진격'이 가장 눈에 띈다. 2017년 HD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신설된 HD현대일렉트릭은 변압기와 회전기 등 전력 공급 전 단계에 필요한 제품들을 생산한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등으로 시장이 호황을 맞이한 상황에서 기회를 확실히 잡았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는데 투자자들의 관심도 같이 뜨거워지며 지난 6개월간 시총은 277%나 상승했다. 시장은 이 회사가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어 주가 상승의 동력이 탄탄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이 선방하면서 조선 부문 계열사들의 시총도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말 시총은 11조2387억원으로, 작년 말(8조5564억원)에 비해 31% 증가했다.
산하에 있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도 지난 6개월 사이 시총이 각각 20%, 9%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들 모두 글로벌 선박 발주 흐름에 올라탄 상황이라 이번 2분기에도 각각 영업이익 1713억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기간 HD현대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도 시총이 17% 상승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자회사들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지주사 주가에도 활기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HD현대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7936억원이다.
◇같은 업종이라도 희미 갈려…HD현대마린솔루션 시총은 20%↓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의 주력 사업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기도 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HD현대일렉트릭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및 전력인프라 부문에 속해 있지만 주력 제품은 중국산 모듈의 공급 과잉으로 시장가격이 급락한 태양광 모듈이다.
이로 인해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한 17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아예 적자(-142억원)로 전환됐는데 시장의 지속적인 우려로 인해 이 회사의 시총은 지난 6개월 동안 5%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산업용 기계 및 엔진 제조를 담당하는 HD현대인프라코어도 마찬가지다. 최근 6개월 새 시총이 1000억원 정도 빠졌다. 같은 건설기계 부문에서 활동하는 HD현대건설기계의 시총이 2% 가까이 상승했다는 점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긴축 기조에 타격을 입고 있다. 다만 HD현대건설기계는 북미 리쇼어링 기조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반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중국에서의 부진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들며 감소폭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난 5월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반기 말 시총은 5조7785억원으로 나타났다. 상장일 시총이 7조2854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약 20% 정도 감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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