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그룹 시총 리뷰]캐즘 후폭풍 불구 LG그룹 전장사업 기대감③전장 3총사, 두자릿수대 상승률…업황 악화 지속, 화학·엔솔 부진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15 08:19:48
[편집자주]
올 상반기 그룹별 시가총액 순위는 산업 변화에 따라 요동쳤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삼성그룹은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이차전지 캐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확장 등 대내외 요인으로 SK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했다. 그룹을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의 등락이 이러한 변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룹 기업가치 상승에 함께 노력한 여러 계열사의 역할을 무시할 순 없다. 더벨이 그룹별 계열사의 상반기 기업가치 변화를 살펴보고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올초 그룹사 시가총액 총합 순위 3위로 밀려났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단번에 시총 100조원 이상의 상장 계열사를 품었고 LG그룹 시총 순위도 SK그룹을 제치고 2위 자리로 올라갔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 영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 시총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그룹사 순위도 3위로 떨어졌다.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그룹 상장사 전반적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유독 전자 계열사 3사만이 두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는 그룹의 미래로 여겨지는 전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사 중 하반기 흑자전환 전망이 나오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실적 뒷받침하는 전장 3총사
LG그룹 11개 상장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작년 말(12월28일) 186조3586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6월28일) 154조859억원으로 17% 떨어졌다. 그룹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24%)을 비롯해 LG화학(-31%), LG헬로비전(-12%) 등 7개 계열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계열사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상승곡선을 유지한 곳은 전자 계열 3사(LG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와 HS애드다. 이중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전자 3사의 상승률이 두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며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기업가치로 입증했다.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낸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년(2022~2023년) 연속 적자를 내며 주가도 많이 빠진 상태였다. 2022년 1월 9조원선을 오가던 LG디스플레이 시가총액은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말에는 4조5000억원대까지 내려왔다.
올 1월, 지난해 4분기 흑자 소식이 들려오며 주가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분기 기준 7개 분기만의 흑자전환으로,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며 올 3월 시총 5조원선을 넘어섰다. 과거 9조원대 시총과 비교하면 갈길이 아직 멀지만 시장에서는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흑자를 전망하며 주가 상승을 예상한다. LG전자, LG이노텍 등도 올 상반기 기업가치가 각각 9%, 14% 상승했다.
이들 3사는 미래 사업으로 준비한 전장 사업이 실적에 힘을 보태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부(인포테인먼트·부품·편의장치)는 분기별로 2조5000억원대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으며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도 분기 5000억원의 매출고를 기록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담당한다.
◇업황 파고 넘는 대장주 화학·엔솔
전장 3사가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그룹을 이끄는 사이 그룹 시총의 70%를 차지하는 화학 계열사(LG화학·생활건강·에너지솔루션)는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LG화학과 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두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하며 하락률 상위 2개사에 자리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35조2556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24조3897억원으로 시총이 10조원 이상 떨어졌고, 그룹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총 100조원선이 깨졌다. 이들 두 회사는 업황 악화로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LG전자와 함께 그룹 시총을 떠받치던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첨단소재(양극재, 분리막 등), 생명과학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첨단소재와 생명과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긴 하지만 매출(LG에너지솔루션·팜한농 제외)의 70%를 석유화학에서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업황 자체가 침체기에 빠지며 석유화학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가도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하락했다.
LG화학에서 분할·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도 처지는 비슷하다. 이차전지의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기에 접어들며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LG그룹을 넘어 이차전지 업종의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주가 하락을 경험 중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이 반영되는데, 이를 포함한 상반기 영업이익은 3527억원이었다. 그러나 AMPC를 제외할 경우 그 수치가 2841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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