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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투자 포트폴리오]엑시트 아닌 '성장 지원', 후속 투자로 힘 싣는다②'소규모·다기업' 지분 투자, 미스터아빠 '농식품 팁스' 선정 성과

홍다원 기자공개 2024-07-18 07:26:46

[편집자주]

법인형 엔젤투자자. 100년 주류 기업 하이트진로가 가진 또 하나의 타이틀이다. 하이트진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여러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해 왔다.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동반자로서 기업 성장성에 집중해 추후 인수합병(M&A)과 협업 등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일상 전반에 걸친 폭넓은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성과,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의 스타트업 투자 스타일은 기업 성장 지원이다. 투자금 회수가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기업에 소규모로 지분 투자를 이어왔다. 따라서 투자했던 30개의 기업 중 엑시트 사례도 한 번밖에 없다.

물론 투자한 기업이 파업하는 등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수익을 올리는 것보단 스타트업이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는데 무게를 둬 왔다. 기존 투자 이후 후속 투자를 결정한 기업은 총 3곳이다.

후속 투자에 나선 기업 중 돋보이는 기업은 온·오프라인 식자재 유통 기업 '미스터아빠'다. 미스터아빠는 '2024 민간투자기반 스케일업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가 팁스 운영사인 만큼 미스터아빠를 추천해 꾸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스타트업들이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후속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트업 투자 성적표, '엑시트 1회·손상 4곳'

하이트진로가 그간 투자한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30개 중 엑시트한 기업은 총 1곳이다. 엑시트가 이뤄진 기업은 2021년 3월 1억원을 투자한 스페이스리버다. 스페이스리버는 하이트진로가 7번째로 투자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이다. 당시 클라우드 기반의 창고관리시스템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다우기술이 스페이스리버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2022년 9월 하이트진로가 보유한 스페이스리버 지분 전량을 다우기술에 매각하면서 엑시트가 이뤄졌다.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투자한 것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89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스페이스리버를 제외하고는 엑시트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의 스타트업 투자 성격 자체가 기업 지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소규모로 다양한 기업에 투자해 기회를 발굴하려는 목적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측면도 있다. 소비자에 대한 책임감을 담아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이 규모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물론 투자 과정에서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2018년 9억5000만원을 투자한 더벤처스 장부금액은 2024년 1분기 말 기준 7억2000만원으로 하락했다. 2020년에 투자한 아빠컴퍼니는 파산하고 이디연은 폐업하면서 투자한 금액 만큼 손상 처리했다. 푸디슨 역시 1억2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장부가액은 0원이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더벤처스, 아빠컴퍼니, 이디연, 푸디슨은 손상처리 한다"고 설명했다.

◇산지 직송 스타트업 '미스터아빠' 후속 투자 진행

성장성이 돋보이는 기업에는 후속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속 투자를 결정한 기업은 총 3곳이다. 퍼밋(스마트팜 솔루션), 엔티(나물 가공·유통 플랫폼), 미스터아빠(원산지 조달 온·오프라인 식자재 유통) 등이다. 특히 농수산업 분야 원물의 생산 및 유통 등에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엔티는 나물 가공 및 유통 플랫폼 '나물투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나물투데이는 제주도, 울릉도 등 전국 농가와 계약을 맺고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된 나물을 가공한 후 소비자 식탁까지 배송한다.

하이트진로는 나물투데이의 제철 나물 제공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정기 배송 서비스 등에 집중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이커머스 등 여러 판매채널을 보유한 점도 높게 평가했다.


엔티가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돋보여 후속 투자를 결정했다. 2021년 8월 1억원을 투자한 이후 2023년 7월 1억8900만원을 추가 투자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엔티에 최초로 투자했을 때보다 2년 새 온라인 자사몰 회원 수와 방문자 수가 각각 약 56%, 40%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후속 투자를 결정한 기업은 미스터아빠다. 2023년 5월 5억원, 올해 3월 5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미스터아빠는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농산물을 구매하고 판매하고 있다. 유통 밸류체인 간소화로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이로운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하이트진로가 눈여겨 본 건 미스터아빠의 소분 물류 프로세스다. 소분 센터에서는 중간 과정 없이 농산품 산지에서 바로 소분해 판매가 이뤄진다.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산지 직송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미스터아빠는 생산지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2022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선구안을 토대로 미스터아빠의 추가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2024 민간투자기반 스케일업 지원 사업'에 미스터아빠를 추천했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사업은 팁스 운영사가 먼저 스타트업에 투자한 후 사업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대 5억원을 지원하고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촉진한다.

이처럼 하이트진로는 신규 투자는 물론 기존 투자 기업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초기 스타트업 발굴을 진행하다 현재는 몸집이 커지고 있는 기업들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에 대한 효과적인 학습과 경험을 위해 여러 기업에 소수로 지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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