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L은 지금]'보수적 투자 기조'가 만든 본업 경쟁력 저하②대규모 투자 아닌 '현금 비축', 영종도 복합리조트 무산 이후 사라진 '신사업'
홍다원 기자공개 2024-11-18 07:49:12
[편집자주]
세븐럭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변곡점을 맞이했다. 카지노 호황을 맞았지만 외형이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도심 속 카지노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 본업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다. 외화 획득과 국내 관광업 강화 역할을 다하기 위해 GKL에게 주어진 과제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기업인 GKL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카지노 외에는 별도 신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카지노 영업활동과 마케팅 비용 등으로만 지출이 이뤄진다. 비축한 현금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견뎌냈고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문제는 카지노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복합리조트 사업을 강화하고 막대한 투자를 투입하고 있는 반면 GKL은 호텔, 공연장, 쇼핑몰 등 연계 인프라가 부족한 단일 카지노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대주주 한국관광공사, 안정적 '현금곳간' 운영
GKL의 건전한 재무구조 밑바탕에는 준시장형 공기업이라는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GKL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는 한국관광공사로 지분율 51%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8.31%)이다.
나머지 지분은 기타(소액) 주주 32.45%와 외국인주주 지분율 8.24%로 구성돼 있다. 공기업인 만큼 적극적인 배당으로 최대주주이자 출자기관인 정부로 지원금을 반환하는 형태다.
상대적으로 사기업보다는 보수적인 의사 결정 구조 하에서 현금을 쌓고 있다. 카지노 외 별도 신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카지노 영업활동 또는 마케팅 비용으로만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
GKL은 카지노업계 중에서도 재무건전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대규모 투자가 없었고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영업부채 외에는 부채가 없어 부채비율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5.3%를 기록했다. 리스부채 665억원을 제외하면 차입부채가 따로 없다. 파라다이스(101.7%)와 롯데관광개발(454.6%)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경쟁사들의 부채비율과 대조적이다.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도 223%에 달한다. GKL은 보유 실탄을 활용해 코로나19 등 위기를 넘겼다. 2020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전환시켰다.
그간 금융투자를 이어갔지만 카지노 영업이 어려워지자 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유입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예금 등 보유한 기타금융자산을 현금화해 투자활동으로 2020년 3472억원, 2021년 2125억원, 2022년 1371억원 규모 현금을 쌓았다.
카지노업 특성상 현금을 비축해 둘 필요도 있다. 카지노는 고객이 칩을 현금으로 대량으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넉넉히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및 금융자산은 3157억원에 달한다.
◇카지노 외에 없는 '별도 신사업' 계획
튼튼한 재무 구조를 보유했지만 미래 성장 동력 측면에서 보면 미흡하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곳간을 유지해 오고 있다는 건 새로운 투자 등 현금 활용에 그만큼 보수적이라는 의미라서다.
특히 GKL이 2015년 인천 영종도에서 추진한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 진출을 포기한 이후 뚜렷하게 나타난 신사업 방향성이 없는 상황이다. 당시 GKL은 시장과 경영상황을 감안해 카지노 리조트 사업은 더 이상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9년이 흐른 지금 인천 영종도는 복합리조트의 격전지가 됐다. 기존 터줏대감인 파라다이스시티부터 지난 3월 인스파이어가 그랜드 오픈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카지노업계가 복합리조트를 주목하는 이유는 VIP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호텔, 카지노, 쇼핑몰, 공연장, 클럽 등 다양한 부대시설과 함께 자연스러운 고객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GKL이 복합리조트 사업 진출을 포기한 만큼 자체 카지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 외에는 신성장 동력을 잃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항과 인접한 영종도는 외국인 고객 유치에 유리한 지역이다.
최근 카지노 매출이 점차 복합리조트쪽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외국인 고객 입장에선 GKL이 보유한 단일 카지노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GKL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공항철도와 직접 연결된 용산으로 카지노를 옮겨 대응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이 문을 닫아 강북힐튼점 영업을 종료하고 2023년 1월 용산 드래곤시티로 이전했다.
다만 드래곤시티점의 드롭액 성장세가 높은 상황은 아니다. 중국 경기 둔화로 VIP 고객 유입이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서울드래곤시티점 드롭액은 75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GKL 관계자는 "향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정한 현금성 자산을 쌓는 보수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특별히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기존 카지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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