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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티로보틱스의 '마이웨이'

조영갑 벤처중기2부 차장공개 2024-07-18 10:30:1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과 로보틱스의 짝짓기 계절이 다시 도래한 듯 하네요."

최근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준비하는 한 투자 하우스 대표와 로보틱스(산업용 로봇 제조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온 이야기다. 지난해 합종연횡 이후 2차전지 캐즘, 반도체 전방 불황의 파고를 뚫고 다시 로보틱스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는 얘기였다.

예견이라도 한듯 대화 이후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발생했다. 그 중심에는 두산로보틱스가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사업,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에 방점이 찍혔다.

그는 EV, 반도체, 식품이 됐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 결국은 제조원가 싸움으로 갈 것이며 이 중심에 '로보틱스' 혹은 '오토메이션'이 있다고도 했다. 두산의 소식에 관련주들은 일제히 요동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손잡은 레인보우로보틱스, SK온과 손잡은 유일로보틱스, LG전자와 손잡은 로보스타 등이 출렁였다.

이 와중에 다른 로봇 제조사인 '티로보틱스'의 행보는 타사와 달라 보였다. 두산의 반사 효과로 주가가 튄 피어그룹과 달리 주가도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장기간 밸류가 빠졌다. 지난해 9월 장중 4만원 근접했던 주가는 10개월이 지난 현재 1만2000원 수준이다. 3분의 1 이하로 빠졌다. 우선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말, 올해 초 예견됐던 L그룹발 대형 PO(구매주문)가 캐즘의 탓으로 다소 밀리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겹친 탓이 크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로봇사들과 달리 추측한 무성할 뿐 대기업과의 뚜렷한 연결 소식이 잡히지 않으면서 시장에 불안감이 퍼진 탓으로 보인다. 피어그룹이 일제히 대기업과 손을 잡는 것과 달리 독야청청,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처량해 보이기까지 한다. 기술력에 문제라도 있는 걸까?

기술력의 문제라고 단정하기엔 오히려 티로보틱스는 공격적으로 거래처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물량을 대비해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하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투자자와 시장 일각의 우려감을 인지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부침과 회사 자체의 내재가치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외부의 '러브콜' 역시 좋은 조건의 제안이 온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티로보틱스 역시 숱한 러브콜을 받은 걸로 보고 있다. 그러나 티로보틱스는 미래를 열어두고, 사업의 성장을 통해 더 좋은 기회를 엿보는 모양새다.

대기업의 지분투자를 받으면 SI로서 안정적 매출을 시현할 수 있지만 역으로 종속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결단의 배경이다. 기업가치가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연유도 있다. 기술력은 오히려 호평 일색이다.

티로보틱스는 L그룹사의 파트너사 지위를 다지면서 L그룹사의 종합 기술기업 법인에 로봇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을 통로로 그룹사 전체의 자동화 물량을 끌어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차세대 패널인 8.6G OLED 증착 진공로봇 시장에도 진출했다.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는 말레이시아연방 독립 초기 말레이시아를 비롯 미국, 중국 등과 전략적 거리와 화친을 반복하며 자유무역 강소국가를 만들어 냈다. 철저히 존립에 기반한 현실외교다. 티로보틱스의 1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 독립 강소기업일까 연방의 일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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